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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생성 이미지.


다년간의 실업자 생활 끝에 내가 발령받은 학교는 서울의 **여고였다. 그때까지 내가 봉직했던 학교는 남자중학교밖에 없었기 때문에 나는 여고에 근무한다는 것이 매우 당혹스러웠다. 그냥 길에서 여고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 자소서 생들을 만나도 그들 세계가 나에게는 미지의 영역, 그 속에 내가 모를 희한한 스토리들로 가득한 기이한 곳일 것이라는 막연한 생각만이 떠오를 때였던 것이다. 나는 아직 감수성이 여리고 풋풋한 젊은 남성이었으니, 새로운 경험 세계에 대한 갖가지 호기심이 동하는 것이 솔직한 심정이었고, 여고생들을 대면하는 것 자체가 온갖 낯선 상념을 일으키는 가슴 벅찬 일이었다 프라임모기지 . 그러나, 나에게는 학교 선택의 여지가 없었으니, 나는 이 절호의 기회를 놓칠 수가 없었고 즉시 출근할 준비를 서둘렀다.
바로 다음 날 출근하여 보니 내가 맡을 학생들은 1학년 네 개 학급과 3학년 한 개 학급이었다. 이 학교는 인문계 고등학교이지만 진학을 포기한 졸업반 학생들을 위해 3학년 한 개 학급은 취업반이라고 해서 진학생들과는 mp3제공 다른 수준의 수업을 한다고 하였다. 나는 영어 담당이었기 때문에 이 학급에 대해서는 진학 준비와는 상관없는 재미 위주의 영어 수업을 해도 된다고 해서 특별히 이 학급을 맡긴다는 것이었다. 취업반 3학년 학생들에게는 부담감 없는 영어 수업이겠지만, 선생으로서는 이 학급이 더 걱정스러웠다. 고교 1학년 영어 수업이 별로 걱정이 안 된 것은 나는 중3 영어를 많 보증인대출서류 이 맡아봤기 때문이었다. 
나는 취업반 한 개 학급의 영어 수업을 어떻게 운영하느냐를 놓고 고심하기 시작했다. 진학반 3학년 영어교과서를 보니 영어 문장 번역만 해도 한참 들여다봐야 할 정도로 높은 수준이었다. 나는 이같이 어려운 영어 교과서는 일단 무시하기로 하고, 일반인들도 관심을 가질만한 생활영어 내용의 부교재를 새로 만들어 배부해 채권형펀드 주기로 했다. 그러나 1주일 간을 이렇게 생활영어 교재를 이용해 봤으나, 그런 수업은 별로 재미가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학생들 영어 실력이 형편없었으며 영어 수업 자체와 담을 쌓은 학생들이 대다수였다. 나는 특단의 조치를 취하기로 하고, 다시 며칠간을 고심했다. 그 결과로 나온 것이 영어 팝송을 가르치자는 것이었다. 1주일 영어 수업 네 시간을 반반으로 나누어서 생활 영어와 더불어서 영어 노래를 공부하기로 하였다. 이상하게도 학생들은 영어 노래 아는 것은 꽤 많았고 영어 노래를 수업시간에 배우자고 했더니 대찬성이었다. 그러나 곤란한 것은 나 자신의 노래실력이 변변치 않았던 것이다. 노래란 모름지기 즐겁고 신나게 불러야만 배우고 싶은 마음이 생길 것이 아닌가. 나는 내가 잘 아는 대중적인 영어 노래를 몇 개 선정해서 연습해 봤는데, 아무래도 내 실력으로는 재미있는 시간이 될 것 같지 않았다. 'You are my sunshine.' 'Edelweiss.' 'Starlight.'처럼 잘 알려진 곡을 선정한 다음에 학생들과 의논한 결과 노래 선생은 노래 잘 하는 학생들 중에서 뽑기로 했다. 천만다행이었다. 물론 나로서는 영어 선생으로서의 위신을 생각하여 사전에 이들 영어 노래 가사를 문법 실력과 어휘 실력을 발휘하여 잘 설명해 주기로 하였다. 학생들의 흥미를 더해주기 위해서 나는 선정된 노래를 부른 가수나 이에 관련된 주변 인물들의 사생활 에피소드 등 흥미 있는 화제를 준비하기도 했다. 가능한 한 로맨틱한 방향으로 과장된 내용을, 나의 상상력이 시키는 대로 지어내기도 하였다. 
나는 이같이 변칙적인 영어 수업을 진행하면서 상당히 조심스럽고 두려운 마음까지 들었다. 혹시나 교장, 교감 선생이 교실 옆을 지나다가 이런 탈선 수업이 진행됨을 알면 어떻게 될지 모르는 일이었다. 다행히 우리 특별 반 교실은 3층 복도 끝 외진 곳이어서 조금은 안심이 되었다. 그러나 혹시나 싶어서 나는 교실 창문을 꼭꼭 잘 닫도록 주의를 주었고, 교장선생님이 알면 큰일 날 터이니, 조심하자고 까놓고 얘기하였다. 우리는 범행 공모자들이라는 말까지 하였는데 학생들도 눈치껏 잘 따라주었다. 내가 취한 특단의 조치가 이렇게 성공리에 잘 진행되어 나는 하나님과 부처님에게 감사하는 심정이었다. 전체 학생들이 나의 심정을 잘 알아준다는 것이 고마웠고, 특히 영어 노래를 가르치는 학생의 노래 실력이 비범하다는 것이 천만다행이었다. 
지금 생각해도 나의 결정이 잘못되었다고 생각되지는 않고 오히려 나의 아둔한 머리 치고는 탁월한 선택이었다는 생각이다. 학과목 교재라는 것은 우선 학생들의 학력과 적성과 취향에 맞는 것이 최고의 학습효과가 있을 것이고 이런 판단을 제일 잘 하는 사람은 담당 교사일 것이 아닌가. 다만 너무 지나친 기대나 섣부른 시도를 하는 것은 피해야 하겠지만, 나의 영어 수업의 결과를 보면 학생들의 수준과 기대에 잘 부응했다고 생각된다. 적어도 이 학생들은 내가 가르친 영어 노래의 가사만큼은 평생 동안 기억할 것이 아닌가. 나는 학생들의 인기를 끈 편인데, 내가 학생들의 인기에 영합했다는 말을 부인할 수는 없을 것 같다. 
이에 관련하여 지금도 잊히지 않는 사건 하나가 있다. 어느 날은 영어 수업 시간에 교실에 들어갔더니, 칠판에 나의 대답을 요하는 나의 신상 관련 질문들이 쓰여있었다. 나의 나이로부터 출신 지역, 결혼 여부 등등을 묻고 있어서, 나는 이런 질문에 대한 대답을 해야 되나 말아야 되나 망설였다. 열 개 가까운 질문에 대해 나는 거의 모두 답을 했던 것으로 기억된다. 다른 것들은 기억에 없지만, 두어 개는 기억이 된다. 결혼 여부에 대한 질문에는 '나는 내 아들과 장기를 둘 정도로 가정을 가진 사람'이라고 답을 했고, 연애 시절 첫 번째 데이트를 어디로 갔냐는 질문에는, '데이트 장소는 기억나지 않고, 약속된 데이트 장소에 나갔다가 바람맞은 기억만 남아있다'고 했다. 이것은 학생들의 웃음을 자아낼 거라는 속셈이었는데 이 속셈은 적중하였다. 나는 이 희한한 사건에 대해 어느 선배 교사에게 말했더니, 아이들의 이런 버릇없는 요구를 들어주기 시작하면 한이 없고 과감하게 거절해야 한다는 충고를 들었다. 이 선배의 말대로 다음에도 한 번 이런 당돌한 질문들이 칠판에 쓰여있었는데, 나는 충고 들은 대로 한번 따끔하게 꾸짖어 주었다. 
그런 가운데 내가 학생들의 구미에 잘 맞춰 주었는지, 나는 그럭저럭 학생들에게서 괜찮은 인기 교사 축에 들은 셈이다. 어느 날 나의 담당 학급 반장이 나에게 오더니 기분 좋은 소식이라면서 입을 열었다. 
--선생님, 좋아하실 뉴스가 있어요. 어제 저희 반 학생들에게 인기 있는 수업 여론조사를 했는데, 선생님의 영어 수업이 1등으로 나왔어요. 제가 투표한 것도 한 표를 더했고요. 축하합니다. 
--그랬나. 너희들이 협조를 잘해준 덕분이지 뭐. 
내 수업이 인기 최고라니, 아마도 나의 교사 경력에서 전무후무한 일일 것이다. 어려움을 피하는 거 위주의 변칙 수업이고, 거시적인 안목보다는 학생들에게 당장 인기를 얻으려는 아첨형 수업이었으니, 이런 식의 수업을 다시는 시도하지 못한 셈이다. 이번에는 교장, 교감 선생님들의 눈에 발각되지 않은 것만도 천만다행이라고 생각되는 것이었다. 
나의 변칙 수업의 파장은 뜻하지 않은 곳에서 일어났다. 어느 날 나는 나의 교무실 책상 서랍에서 난데없는 물건들을 보게 되었다. 맛있게 보이는 잘 익은 사과가 하나 있었고 흰색 봉투가 있었는데, 그 속에는 새끼손가락만큼의 크기에 하얀 종이로 만든 기러기가 들어있었다. 이런 선물의 제공자가 누구인지 알려주는 아무런 표지도 없었다. 나는 이 난데없는 선물을 놓고 하루 종일 고심하였다. 우선 이런 물건을 갖다 놓은 사람이 누구인지 아무리 생각해 보아도 누구 하나 그럴싸한 인물이 떠오르지 않았다. 그다음에 고심스러운 일은 이 물건들을 어떻게 처치하느냐 하는 것이었다. 종이 기러기는 어디로 가져갈 것이 아니라, 서랍에 그대로 두기로 했다. 그것을 내가 어디로 가져간다면, 내가 이런 선물을 잘 받아 챙겼다는 말이 될 것이 아닌가. 그다음에는 잘 익은 사과를 어떻게 하느냐였는데, 그걸 어디로 가져간다면 그것은 종이 기러기처럼 선물을 주고받는 우리의 관계가 사전에 약속된 어떤 의미가 있는 것처럼 되어버릴 것이 아닌가. 그렇다고 이걸 쓰레기통에 버린다면, 이건 사과를 넣어준 사람의 성의를 정면으로 무시한 것이 되어 버린다. 그렇다고 내가 그냥 그대로 서랍년간의 실업자 생활 끝에 내가 발령받은 학교는 서울의 **여고였다. 그때까지 내가 봉직했던 학교는 남자중학교밖에 없었기 때문에 나는 여고에 근무한다는 것이 매우 당혹스러웠다. 그냥 길에서 여고생들을 만나도 그들 세계가 나에게는 미지의 영역, 그 속에 내가 모를 희한한 스토리들로 가득한 기이한 곳일 것이라는 막연한 생각만이 떠오를 때였던 것이다. 나는 아직 감수성이 여리고 풋풋한 젊은 남성이었으니, 새로운 경험 세계에 대한 갖가지 호기심이 동하는 것이 솔직한 심정이었고, 여고생들을 대면하는 것 자체가 온갖 낯선 상념을 일으키는 가슴 벅찬 일이었다. 그러나, 나에게는 학교 선택의 여지가 없었으니, 나는 이 절호의 기회를 놓칠 수가 없었고 즉시 출근할 준비를 서둘렀다.
바로 다음 날 출근하여 보니 내가 맡을 학생들은 1학년 네 개 학급과 3학년 한 개 학급이었다. 이 학교는 인문계 고등학교이지만 진학을 포기한 졸업반 학생들을 위해 3학년 한 개 학급은 취업반이라고 해서 진학생들과는 다른 수준의 수업을 한다고 하였다. 나는 영어 담당이었기 때문에 이 학급에 대해서는 진학 준비와는 상관없는 재미 위주의 영어 수업을 해도 된다고 해서 특별히 이 학급을 맡긴다는 것이었다. 취업반 3학년 학생들에게는 부담감 없는 영어 수업이겠지만, 선생으로서는 이 학급이 더 걱정스러웠다. 고교 1학년 영어 수업이 별로 걱정이 안 된 것은 나는 중3 영어를 많이 맡아봤기 때문이었다. 
나는 취업반 한 개 학급의 영어 수업을 어떻게 운영하느냐를 놓고 고심하기 시작했다. 진학반 3학년 영어교과서를 보니 영어 문장 번역만 해도 한참 들여다봐야 할 정도로 높은 수준이었다. 나는 이같이 어려운 영어 교과서는 일단 무시하기로 하고, 일반인들도 관심을 가질만한 생활영어 내용의 부교재를 새로 만들어 배부해 주기로 했다. 그러나 1주일 간을 이렇게 생활영어 교재를 이용해 봤으나, 그런 수업은 별로 재미가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학생들 영어 실력이 형편없었으며 영어 수업 자체와 담을 쌓은 학생들이 대다수였다. 나는 특단의 조치를 취하기로 하고, 다시 며칠간을 고심했다. 그 결과로 나온 것이 영어 팝송을 가르치자는 것이었다. 1주일 영어 수업 네 시간을 반반으로 나누어서 생활 영어와 더불어서 영어 노래를 공부하기로 하였다. 이상하게도 학생들은 영어 노래 아는 것은 꽤 많았고 영어 노래를 수업시간에 배우자고 했더니 대찬성이었다. 그러나 곤란한 것은 나 자신의 노래실력이 변변치 않았던 것이다. 노래란 모름지기 즐겁고 신나게 불러야만 배우고 싶은 마음이 생길 것이 아닌가. 나는 내가 잘 아는 대중적인 영어 노래를 몇 개 선정해서 연습해 봤는데, 아무래도 내 실력으로는 재미있는 시간이 될 것 같지 않았다. 'You are my sunshine.' 'Edelweiss.' 'Starlight.'처럼 잘 알려진 곡을 선정한 다음에 학생들과 의논한 결과 노래 선생은 노래 잘 하는 학생들 중에서 뽑기로 했다. 천만다행이었다. 물론 나로서는 영어 선생으로서의 위신을 생각하여 사전에 이들 영어 노래 가사를 문법 실력과 어휘 실력을 발휘하여 잘 설명해 주기로 하였다. 학생들의 흥미를 더해주기 위해서 나는 선정된 노래를 부른 가수나 이에 관련된 주변 인물들의 사생활 에피소드 등 흥미 있는 화제를 준비하기도 했다. 가능한 한 로맨틱한 방향으로 과장된 내용을, 나의 상상력이 시키는 대로 지어내기도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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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가운데 내가 학생들의 구미에 잘 맞춰 주었는지, 나는 그럭저럭 학생들에게서 괜찮은 인기 교사 축에 들은 셈이다. 어느 날 나의 담당 학급 반장이 나에게 오더니 기분 좋은 소식이라면서 입을 열었다. 
--선생님, 좋아하실 뉴스가 있어요. 어제 저희 반 학생들에게 인기 있는 수업 여론조사를 했는데, 선생님의 영어 수업이 1등으로 나왔어요. 제가 투표한 것도 한 표를 더했고요. 축하합니다. 
--그랬나. 너희들이 협조를 잘해준 덕분이지 뭐. 
내 수업이 인기 최고라니, 아마도 나의 교사 경력에서 전무후무한 일일 것이다. 어려움을 피하는 거 위주의 변칙 수업이고, 거시적인 안목보다는 학생들에게 당장 인기를 얻으려는 아첨형 수업이었으니, 이런 식의 수업을 다시는 시도하지 못한 셈이다. 이번에는 교장, 교감 선생님들의 눈에 발각되지 않은 것만도 천만다행이라고 생각되는 것이었다. 
나의 변칙 수업의 파장은 뜻하지 않은 곳에서 일어났다. 어느 날 나는 나의 교무실 책상 서랍에서 난데없는 물건들을 보게 되었다. 맛있게 보이는 잘 익은 사과가 하나 있었고 흰색 봉투가 있었는데, 그 속에는 새끼손가락만큼의 크기에 하얀 종이로 만든 기러기가 들어있었다. 이런 선물의 제공자가 누구인지 알려주는 아무런 표지도 없었다. 나는 이 난데없는 선물을 놓고 하루 종일 고심하였다. 우선 이런 물건을 갖다 놓은 사람이 누구인지 아무리 생각해 보아도 누구 하나 그럴싸한 인물이 떠오르지 않았다. 그다음에 고심스러운 일은 이 물건들을 어떻게 처치하느냐 하는 것이었다. 종이 기러기는 어디로 가져갈 것이 아니라, 서랍에 그대로 두기로 했다. 그것을 내가 어디로 가져간다면, 내가 이런 선물을 잘 받아 챙겼다는 말이 될 것이 아닌가. 그다음에는 잘 익은 사과를 어떻게 하느냐였는데, 그걸 어디로 가져간다면 그것은 종이 기러기처럼 선물을 주고받는 우리의 관계가 사전에 약속된 어떤 의미가 있는 것처럼 되어버릴 것이 아닌가. 그렇다고 이걸 쓰레기통에 버린다면, 이건 사과를 넣어준 사람의 성의를 정면으로 무시한 것이 되어 버린다. 그렇다고 내가 그냥 그대로 서랍 속에 놓아둔다면 이 물건은 얼마 없어서 썩어 문드러질 것이었다. 나는 도리 없이 사과를 먹어버리는 것이 최고라는 생각에 이르렀다. 다만, 다른 선생들이 눈을 피하여 혼자 있는 시간에 그렇게 하였다. 
나는 기러기와 사과를 두고 간 학생이 누구인지 아무리 생각을 짜내어 보아도 결론에 이르지는 못하였다. 3학년 취업반 학생일 것은 확실하다고 생각되었다. 그럴만한 학생이 생각난 것은 아니었지만 1학년생은 아니라는 심증이 갔다. 고등학교에 진학한 지 얼마 안 되는 순진한 아이들이 감히 이런 탈선을 하리라고는 도저히 수긍할 수가 없었다. 선물로 두고 간 물건 어디에 이름이 있을지 모르지만, 나는 일부러 그런 걸 찾아보려고 하지 않았다. 교실에 들어가서도 학생들의 얼굴을 개별적으로 바라보려는 기색을 보이지 않으려고 주의했다. 이런 식으로 한 학기를 다 보내는 동안에 나는 결국 나에게 비밀의 선물을 보낸 학생의 정체를 모르고 지낸 셈이다. 그렇다고 이 엉뚱 맞은 행동의 주인공을 머릿속에서 깨끗이 내쫓을 수는 없었다. 그런 은밀한 선물을 서랍 속에 갖다 두기를 한 번에 끝내지 않고 세 번이나 반복했던 것이다. 나는 처음에서처럼 얼떨떨한 심정으로 사과는 모두 혼자서 먹어버렸고, 종이 기러기들은 더 큰 종이봉투에 담아두었다. 이것들을 언제까지 보존할 것인지는 나도 알 수가 없었다. 당사자로서는 정성과 솜씨를 다 기울여 종이 기러기를 만들면서 어떤 생각을 하였을지가 궁금하였다. 기러기는 보통 사람의 일상생활 속에서는 좀처럼 볼 수 없는 새이다. 가다오다 특별한 시간에나 보게 되는 새이고, 까마득히 하늘 높은 곳에서나 보게 되는데, 홀로가 아니고 반드시 동료 새들과 함께 나란히 날아간다. 이 학생은 나라는 사람을 기러기처럼 함께 시간을 보내고 싶은 사람으로 생각했다는 것일까. 하늘 높이 멀리 날아가는 모험도 누구와 함께할 수 있어야 더 큰 축복이 된다는 것이 기러기 새들의 세계인데, 그렇다면 이 학생은 나와 함께 그런 축복받은 시간을 갖고 싶다는 것이 아닌가. 나는 당치도 않은 생각을 이 학생에게 심어준 것에 대하여 은근히 부담을 느끼게 되었다. 나하고 함께 단 한 시간을 보낸다 하면, 아마도 이 학생의 꿈같은 생각이 구름처럼 사라지고 말 텐데 나는 공연히 그런 불가능한 일을 그 학생의 마음속에 넣어준 것이 아닌가. 나는 영어 수업 시간에 어떤 쓸데없는 말을 늘어놓음으로써 학생들에게 부질없는 상상 공상 망상의 씨앗을 심어주었던 것이 아닌가. 
나는 그 이후로는 영어 수업 중에 나의 말 하나하나를 조심하였다. 너무 상상 공상에 젖는 것 같은 말로 흐르는 것을 자제하였다. 노래 가사를 너무 자세히 정서적으로 부풀린 해석도 자제하였다. 재미가 없고 좀 지루한 영어 수업이 되었으나, 지루한 수업 시간을 견뎌내는 것도 학교육의 일부일 것임을 명심하기로 했다. 그럭저럭 무사히 한 학기를 마칠 수 있음을 다행으로 여기는 심정이었다. 문제의 그 엉뚱한 학생은 장성하여 어떤 사람이 되었는지, 3학년 영어 수업에 대한 기억을 지금은 어떤 방향으로 간직하고 있을지 나로서는 알 길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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