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동혁 국민의힘 대표가 지난 12일 국회 본관 계단 앞에서 열린 ‘대장동 일당 7400억 국고 환수 촉구 및 검찰 항소포기 외압 규탄대회’에서 연설하고 있다. 윤운식 선임기자
[email protected] 검찰이 대장동 개발 비리 사건 항소를 포기한 것은 11월 7일 금요일 밤이었습니다. 정진우 서울중앙지검장은 다음날 사의를 표명했습니다. 주말에 검사들의 반발이 터져 나왔습니다. 언론도 항소 포기와 검사들의 반발을 집중적으로 보도했습니다.
11월10일 월요일이 되자 노만석 직무대행 사퇴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쏟아졌습니다. 노만석 대
야마토게임장 행은 12일 저녁 사퇴 의사를 밝혔습니다. 14일 대검 차장 퇴임식을 했습니다. 이재명 대통령은 곧바로 구자현 서울고검장을 대검 차장에 임명해 사태 수습에 나섰습니다. 대장동 재판 항소 포기 여파가 1주일 내내 이어진 셈입니다.
민심은 이번 사건을 어떻게 받아들였을까요? 한국갤
골드몽게임 럽은 11일부터 13일까지 사흘간 여론조사를 해서 14일 발표했습니다. 이재명 대통령 직무 긍정 평가는 1주일 전 63%에서 59%로 내려갔습니다.
한국갤럽은 대장동 재판, 재판중지법 논란, 검찰 항소 포기가 영향을 준 것으로 분석했습니다. 검찰의 항소 포기가 “적절하다”는 응답은 29%, “적절하지 않다”는 응답은 48%였습니다. (이하
우주전함야마토게임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 누리집 참고)
다른 조사 결과를 더 봐야겠지만 항소 포기 사건의 영향은 제한적인 것 같습니다. 왜 그럴까요?
첫째, 항소 포기 논란은 이재명 대통령 사법 리스크의 연장입니다. 우리 국민은 이재명 대통령의 사법 리스크를 잘 알면서도 그를 대한민국 대통령으로 뽑았습니다. 다른 선택지가 없었기 때문입니다
한국릴게임 . 일 솜씨를 기대했기 때문입니다.
이재명 대통령은 그런 국민의 기대에 정확히 부응하고 있습니다. 이재명 대통령이 일을 잘한다는 평가를 받는 한 사법 리스크는 큰 타격을 줄 수 없습니다.
둘째, 야당 덕분입니다. 윤석열 전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 재판 및 수사에서 몰염치와 비리가 계속 쏟아지고 있습니다. 그런데도 장동혁 국
바다이야기게임기 민의힘 대표는 윤석열 전 대통령을 면회했습니다. 심지어 비상계엄을 지지했던 황교안 전 대표를 “우리가 황교안이다”라고 감쌌습니다. ‘이재명 대통령이 아무리 문제가 많아도 윤석열이나 국민의힘보다는 낫다’는 논리에 국민의힘 지지자들도 입을 다물 수밖에 없는 상황입니다. 장동혁 대표가 목소리를 높일수록 여권이 반사이익을 보는 구조입니다.
한국갤럽 조사에서 정당 지지도는 민주당 42%, 국민의힘 24%였습니다. 국민의힘 지지도는 대선 득표율 41.15%를 훨씬 밑돕니다. 무당층(27%)보다도 낮습니다. 윤석열 전 대통령의 비상계엄에 찬성했던 극우 성향 유권자들만 국민의힘을 지지하는 것 같습니다.
윤석열·김건희·황교안은 본래 그런 사람들이니 “그런가 보다”라고 치부할 수 있습니다. 이해할 수 없는 인물은 장동혁 대표입니다.
장동혁 대표는 대선 패배 뒤 전당대회에서 김문수 후보를 꺾는 대이변을 일으켰습니다. 세대교체와 변화를 갈망하는 당원과 지지자들의 선택이었습니다. 8월26일 대표 선출 직후 기자간담회에서 내년 지방선거 전략에 대해 이런 말을 했습니다.
“우리가 중원에서 민주당과 제대로 싸우지 못하면 우리의 강세 지역에서도 어려워질 수밖에 없다. 중원에서 이길 수 있는 싸움을 하겠다.”
중원은 지역만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중도층까지 포괄하는 개념일 것입니다. 장동혁 대표는 전당대회 뒤 “고정 지지층을 먼저 굳히고 그 뒤에는 과감하게 중도 확장에 나설 것”이라고 여러 사람에게 말했습니다.
하지만 ‘윤 어게인’과 ‘탄핵 반대’의 늪에서 헤어 나오지 못하고 있습니다. 오히려 시간이 갈수록 점점 더 오른쪽으로 끌려 들어가는 모양새입니다.
10월27일 국회의원회관 대회의실에서 열린 ‘국민의힘 전국 광역의원 및 강원도 기초의원 연수’에서 장동혁 대표는 내년 지방선거를 “체제 전쟁”으로 규정했습니다. “지금 우리가 해야 하는 것은 대한민국 헌법을 지키고 자유민주주의를 지키고 시장경제를 지키고 법치주의를 지켜야 하는 제2의 건국전쟁”이라고 했습니다.
11월11일 대검찰청 앞 규탄대회에서는 이렇게 말했습니다.
“지금 엉망으로 망가지는 대한민국을 구하는 방법은 딱 하나다. 이재명을 대통령의 자리에서 내려오게 하는 것뿐이다. 국정조사와 특검을 통해서 이재명을 탄핵해야 한다. 그리고 지금 즉시 법원은 이재명에 대한 재판을 재개해야 한다. 그것이 대한민국을 구하는 유일한 길이다.”
11월12일 국회 본관 앞 ‘대장동 일당 7400억 국고 환수 촉구 및 검찰 항소 포기 외압 규탄대회’에서는 훨씬 더 나갔습니다.
“이재명은 그 존재 자체로 대한민국의 재앙이다. 재명이 아니라 재앙이다.”
“이재명은 독재자다. 민주주의의 역사는 독재와 싸워 온 역사다. 지금 대한민국의 민주주의가, 대한민국의 역사가 뒤로 가고 있다.”
“여러분, 이 무도한 정권이 대장동 항소 포기를 돕기 위해서 오늘 황교안 전 총리를 긴급 체포하고, 지금 압수수색을 하고 있다. 여러분, 전쟁이다. 우리가 황교안이다. 뭉쳐서 싸웁시다.”
이 정도면 정치인의 연설이 아니라 주술사의 저주에 가깝습니다. 그런데 참 희한한 일입니다. 장동혁 대표의 강경 발언은 이재명 대통령 직무 평가나 민주당 지지도에 영향을 거의 미치지 못하고 있습니다. 오히려 환멸감을 느낀 중도층이 국민의힘을 외면하는 부정적 효과만 일으키는 것 같습니다.
결과적으로 장동혁 대표가 비상식적인 강경 발언으로 이재명 대통령과 민주당을 돕는 모양새입니다. 거대한 역설이라고 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특히 “우리가 황교안이다”라는 장동혁 대표의 발언은 지금까지 그가 한 말 중에서 가장 파장이 큰 것 같습니다. 황교안 전 대표는 한마디로 국민의힘 전신인 미래통합당을 ‘들어먹은’ 사람이기 때문입니다.
황교안 전 대표는 2020년 21대 총선을 앞두고 코로나가 발생하자 문재인 정부를 색깔론으로 공격했습니다. 코로나를 ‘우한 폐렴’이라고 불렀습니다. 그 역풍으로 미래통합당과 미래한국당은 103석으로 주저앉았습니다. 황교안 전 대표는 대표직에서 물러난 뒤 부정선거 음모론에 빠졌고 정치적으로 재기하지 못했습니다.
장동혁 대표는 이 말을 왜 한 것일까요? 장동혁 대표의 의중을 잘 아는 측근은 이렇게 설명했습니다.
“대표 나름대로 정교하게 준비해서 메시지를 낸 거다. 화제성과 역풍을 고려해 전략적 판단을 한 거다. 그 말 한마디로 그동안 당에 서운했던 사람들의 마음을 풀 수 있다. 어려울 때 함께 했기 때문에 앞으로 부정선거 이슈가 나오면 더 단호하게 선을 그을 수 있는 명분도 된다. 윤석열 대통령 면회를 간 것과 똑같은 것이다.”
장동혁 대표는 13일 의원총회에서 자신의 발언에 대한 비판을 자제해 달라고 당부하며 이런 말을 했다고 합니다.
“즉흥적인 게 아니라 계획된 발언이었다. 시차를 두고 (긍정적인) 효과가 나올 것이다. 윤석열 대통령을 면회하고 온 것도 여론이 좋다. 우리 지지층은 70%가, 중도층은 40%가 잘했다고 한다.”
그런가요? 무슨 말인지 이해가 가십니까? 저는 이해가 가지 않습니다. 계획된 발언이라고요? 그것도 거짓말인 것 같습니다. 장동혁 대표의 과격한 발언은 대부분 그냥 현장 분위기에 휩쓸려서 나온 것이라고 봐야 합니다. 강경 발언을 할 때 장동혁 대표의 얼굴에는 일종의 광기 같은 것이 서려 있습니다.
11월12일 국회 본관 앞 규탄대회에는 이례적으로 많은 사람이 몰려왔습니다. 이날 벌어진 황교안 전 대표 체포와 압수수색 때문입니다. 국민의힘은 1만5천명으로 추산했습니다. 국회 사무처는 3천명으로 추산했습니다.
발언 당시 영상을 몇 차례 봤습니다. “우리가 황교안이다”라는 발언은 장동혁 대표가 흥분 상태에서 한 말이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장동혁 대표는 정치인으로서 심지가 그리 단단한 사람이 아닙니다. 심지가 약하면 분위기에 휩쓸리기 쉽습니다.
인터넷신문 뉴데일리가 11월 4일 치 조선일보 35면에 ‘달라지고 있다…장동혁 나경원 김민수 신동욱 등 잘한다’라는 제목의 광고를 실었습니다. 권순활 전 동아일보 논설위원이 장동혁 대표의 10월27일 ‘체제 전쟁’ 발언을 칭찬하는 내용으로 쓴 칼럼입니다. 장동혁 대표는 앞으로 계속 이런 주장에 휘둘릴 가능성이 크다고 봅니다.
문제는 장동혁 대표가 오른쪽으로 가면 갈수록 국민의힘이 내년 지방선거에서 참패할 가능성이 크다는 것입니다.
보수 정당이 선거에서 이기려면 개혁적 보수로 진화해야 합니다. 중도로 확장해야 합니다. 그게 공식입니다.
1990년 민주정의당, 통일민주당, 신민주공화당이 합당해서 1992년 대선을 이겼습니다. 2007년에는 실용주의 후보를 내세워 압승했습니다. 2011년 한나라당이 위기에 처하자 박근혜 대표는 김종인·이상돈·이준석 등 중도 인사들을 대거 끌어들여 새누리당을 창당했습니다. 2012년 총선과 대선을 이겼습니다. 국민의힘은 ‘문재인 정부의 검찰총장’을 2022년 대선에 후보로 내세워 이겼습니다.
보수 정당이 중도 확장을 포기하면 선거에서 집니다. 그게 공식입니다. 2018년 지방선거에서 홍준표 전 대표의 자유한국당이 그랬습니다. 2020년 총선에서 황교안 전 대표의 미래통합당이 그랬습니다.
장동혁 대표의 “우리가 황교안이다” 발언이 심상치 않은 것은 ‘자기실현적 예언’처럼 들리기 때문입니다. 자칫하면 장동혁 대표도 황교안 전 대표의 길을 갈 수 있습니다. 어쩌면 지방선거 전에 대표직에서 쫓겨날 수도 있습니다. 국민의힘 지지도가 올라가지 않으면 승산이 전혀 없기 때문입니다. 장동혁 대표의 운명은 어떻게 될까요? 여러분은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정치부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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