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과학기술원(KAIST·총장 이광형) 연구진이 원격지 사람들을 마치 한 공간에 있는 것처럼 연결하고, 표정·감각까지 공유할 수 있는 차세대 가상 소통 기술 가능성을 제시했다.
KAIST는 우운택 메타버스대학원 교수팀이 KI AR연구센터, 김강수 캐나다 캘거리대 교수팀, 조나단 그래츠 미국 서던캘리포니아대 교수팀과 공동 연구로 현실·가상 경계를 허물고 사람 간 소통 방식을 감성적으로 확장하는 확장현실(XR) 기술 연구 성과를 잇따라 발표했다고 7일 밝혔다.
연구팀은 '시공간을 넘어 서로의 경험을 확장하고 공유하는' 현실-가상 융합의 미래를 구체적으로 보여줬다.
제안 기술들이 기반이 돼 XR 기기·컴퓨팅 기술이 더욱 발전한다면, 대전의 사용자가 뉴욕 메트로폴리탄 미술관을 실제처럼 정합하고 실제 사람을 닮은 아바타를 통해 표정 변화를 전달하며 현지 관람객과 전시를 함께 즐기는 미래를 상상해볼 수 있다.
나아가 햅틱 장갑과 시각·청각 피드백 기술이 결합되 면, 실제로는 만질 수 없는 가상 유물의 질감을 보다 실감있게 체험할 수 있을 것이다.
XR 안경을 착용하지 않은 사람들조차 대형 디스플레이를 통해 3D 전시 공간을 함께 체험할 수 있게 함으로써, 단순한 정보 전달을 넘어 감각·공간이 연결되는 새로운 형태의 원격 협업 및 소통 환경을 여는 기반 기술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서로 다른 공간 정합 기술(a), 실제 사람-아바타 얼굴 표정 표현(b), 시각-촉각 융합 피드백(c), 대형화면 3D 공간 경험 연구(d).


네 가지 혁신적 성과 중 첫째 '다중 원격 공간 정합 기술(연구책임자 김두영 KAIST AR연구센터 박사)'은 멀리 떨어진 다수 공간을 하나의 협업 공간으로 정합하는 알고리즘을 개발, 공간 수가 많아져도 안정적으로 공동 작업이 가능한 환경을 구현했다.
둘째, 사람-아바타 변형 시 '맥락 인지형 표현 시스템(강서영 KAIST 박사과정)'은 실제 사람을 아바타로 변형하는 과정에서 상황·맥락에 따라 표정·정체성을 자연스럽게 조정 할 수 있는 시스템 설계 방향을 제안했다.
셋째, 시각-촉각 융합 피드백을 통해 가상객체의 감정적 촉감 경험을 구현한 연구(백민주 박사과정)는 손 시각 피드백과 촉각 자극을 결합해 표면 질감과 감정적 반응을 재현함으로써, 단순한 진동 자극을 넘어 감정이 느껴지는 '촉각 몰입감'을 구현했다.
넷째, 대형 화면 기반 3D 공간 경험 기술(김두영 박사)은 별도 장비 없이 대형 디스플레이에서 깊이감을 느낄 수 있는 기술을 개발, 박물관·전시관 등 공공 공간에서 여러 관람객이 특수 안경 없이도 3D를 함께 경험할 수 있는 기반 기술을 제안했다.
우운택 교수는 “이번 연구들은 시공간을 넘어 서로의 경험을 확장하고 공유하는 방법을 제시한 XR 연구”라며, “이는 대전에서도 전 세계의 재미를 경험하고, K-문화를 세계로 확산하는 '뉴잼(New Jam) 대전 연구' 핵심 기반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KAIST 연구팀은 네 가지 혁신 XR 연구들을 통해 국제전기전자공학회(IEEE) 혼합현실학술대회(ISMAR) 2024·2025 및 IEEE 가상현실학회(VR) 2025에서 총 네 편 최우수 논문상을 수상했다.
이 상은 매년 상위 1% 논문에만 수여되는 영예로운 성과로, ISMAR 2024에서는 627편 중 6편, VR 2025에서는 785편 중 7편, ISMAR 2025에서는 763편 중 7편만이 선정됐다.
특히 ISMAR 2025 학회는 대전에서 개최됐으며, 우운택 교수와 한양대 박종일 교수가 공동 조직위원장으로 참여했다. 35개국 830명 이상의 연구자가 참여해 역대 최대 규모를 기록, 한국의 가상융합 기술 위상을 한층 높였다.
김영준 기자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