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29년 11월12일 제2차 광주학생독립운동의 산실인 광주공립고등보통학교 교정(현 광주제일고). / 임문철 기자


장석천 전남청년연맹 상무집행위원장과 11월3일 학생 시위를 지도했던 장재성은 4일 긴급 회동했다. 연맹 간부인 국채진, 강석원, 박오봉도 배석했다. 국채진은 전남청년연맹 집행위원으로, 1929년 4월 장석천과 함께조선청년총동맹 집행위원에 선임됐다.
강해석의 동생인 강석원은 조선소년총연맹 집행위원 후보이면서 동시에 전남청년연맹 집행위원, 광주소년동맹 위원장을 맡고 있었다. 박오봉은 조선소년총연맹 중앙집행위원, 광주소년 릴게임하는법 동맹 집행위원이었다.
이들은 장석천의 최측근 세력으로 박오봉의 집에 모였다. 잠시 침묵이 흘렀다. 장재성이 말문을 열었다. "어제 시위로 수많은 학생들이 검거됐는데, 이들의 석방을 위해 다시 시위를 벌여야 한다" 모두 고개를 끄덕이며 찬성했다.
왜 11월3일 시위 사후 대책을 청년단체가 주도했을까.

바다이야기비밀코드 '1929년 광주학생독립운동' 저자인 김성민 박사는 "학생 시위 이후 광주지역 중등학교가 임시 휴업에 들어가면서 독서회 중앙부를 통해 학생층과 연계됐던 장재성과 그 이전부터 학생조직을 지도했던 장석천을 중심으로 대규모 학생검거 대책이 논의됐다" 면서 "이들은 7일과 9일에도 조선만의 집에서 모임을 갖고 시위 운동 방안을 협의했다"고 설명했 바다이야기예시야마토게임 다. 조선만은 강석원의 매형으로 광주청년회, 광주소년동맹 간부로 활동했다.




광주학생독립운동 35주년인 1964년 11월3일 학생독립운동기념탑에 모인 그날의 주역들. 광주학생독립운동기념관 제공


#전 야마토게임장 국 언론 보도와 서울단체 지원
광주학생들의 3일 대규모 거리시위는 전국적인 반향을 불러일으켰다. 동아일보는 11월6일 '이 사건은 십년 전 기미운동이 있은 이후 처음보는 큰 사건"이라고 대서특필했다.
7일에는 서울 조선학생과학연구회와 중앙청년동맹에서 권유근과 부건 등 간부를 광주로 급파했다. 이들은 장석천, 강영석과 면담 릴게임가입머니 한 후 비밀리에 전국적 시위 확대에 합의했다.
9일에는 신간회에서 파견된 허헌, 황상규, 김병로를 만나 신간회의 자금 지원과 함께 전국적 확산을 결정했다. 중앙청년동맹 부건은 광주에 남아 광주고보, 광주농업학교, 전남사범학교 기숙사를 방문해 시위 참가를 독려했다. 광주 시위를 전국으로 확대하는 조직 고리는 장석천과 청년동맹이었다.

중앙 인사들과 광주 청년들 간 사적 인연도 작용했다. 권유근과 강석원은 경신학교 동문이며, 부건과 강영석은 친구 사이였다. 부건과 장석천은 모두 조선청년동맹원이자 중앙청년동맹원으로 동지적 관계였다.




광주학생독립운동 1,2차 시위 후 검거돼 재판에 넘겨진 성진회 및 소년회 등 독서회 회원들.


#급박했던 거사 하루전 11일 낮과 밤
장석천이 학생 시위의 전국화를 도모하는 사이 장재성은 은밀하게 광주시위를 준비해 나갔다. 11월10일 밤 장재성은 박석기의 집으로 광주고보의 오쾌일, 이영범, 사범학교의 이신형, 황상남, 농업학교의 조길룡, 김남철, 정욱 등 각 학교 독서회 핵심 인물을 소집했다. 농업학교 조길룡은 지난 6월 결성했다가 해산한 독서회중앙부 출판부 위원이기도 했다.
장재성은 구속학생 석방을 위한 대규모 시위를 제안했다. 행동의 중심축은 각 학교 독서회가 맡기로 했다. 이들은 임시휴업이 끝나는 11일, 수업이 시작하면 3개 학교가 일제히 유인물을 살포하면서 시위를 감행키로 했다. 유인물은 오쾌일이 인쇄하여 조길룡, 이신형을 통해 학생들에게 전달하기로 했다. (1930년 7월17일 광주지법 예심 참조)
장석천은 별도 라인을 통해 광주시위를 추진해 나갔다. 그는 10일 밤 고향 후배인 고보 5학년 김향남을 통해 고보생 6명을 규합, 시위를 논의했다. 당시 장재성과 장석천이 별도로 움직였는지, 아니면 체포에 대비한 2선 조직을 구축했는지는 확인하기 어렵다.
다만, 광주 시위의 실무적 책임은 장재성이 맡은 것으로 보인다. 그가 당초 11일에서 12일로 시위날짜를 변경하고, 장석천 라인에게도 11일이 아닌 12일로 통보한 점으로 미뤄 짐작할 수 있다.
거사 하루전인 11일 오전 장석천, 장재성, 박오봉, 강석원, 나승규(전남청년연맹 집행위원)가 최종 회의에 모였다. 이 자리에서 장재성은 '조선민중이여, 궐기하자'란 제목의 전단을 보여주었다. 12일 각급학교 수업 개시 시간에 거사하기로 최종 결정했다.
이날 밤 장재성, 장석천, 강석원, 박오봉, 국채진이 조선만의 집에서 다시 회동했다. 내일 벌어질 광주시위를 어떻게 전국적으로 확산시킬 것인지 최종 협의했다.
참석자에게 임무가 부여됐다. ▲장석천 =광주민 전 조선학생의 선동 ▲장재성= 광주조선학생의 선동 ▲국채진=전남 도내 지방학생의 선동 ▲박오봉=직공 및 노동단체의 선동 ▲임종근=도내 공립보통학교 교사와의 연락 ▲강석원=외래 동지와의 연락 ▲나승규=운동자금의 조달을 결정했다.
다만, 이들이 각자 맡은 바 임무를 모두 수행했는지 여부는 알 수 없다. 장석천, 장석원의 움직임은 확인된다.
이날 밤은 길었다. 장석천은 어둠을 타고 농업학교 조길룡과 고보생 김향남을 접촉했다. 그는 "12일 수업 개시와 동시에 시위운동을 감행할 것, 학생 전원이 체포 구속될 때까지 시위 운동을 감행할 것, 형무소 앞까지 행진하여 함성을 질러 수감된 학생들에게 용기를 줄것"을 지시했다. (대구복심법원 판결문 1931년 6월13일 참고)

장재성도 고보 오쾌일에게 격문 원고를 넘겼고, 고보 독서회원인 김홍남과 강민섭의 도움을 받아 4종의 전단 4천부를 인쇄했다. 인쇄물은 다시 농업학교 독서회원 조길룡을 비롯해 고보생 김안진, 강민섭을 거쳐 양교 학생들에게 배포됐다.




광주학생독립운동기념관 내 11월12일 광주학생독립운동 2차 시위 설명문.


#12일 1교시 시작 전 격문 뿌리며 .
운명의 날, 12일 아침이 밝았다. 농업학교 김남철, 박종주가 교실을 돌아다니며 유인물을 뿌렸다. 조길룡에게 받은 것이었다. 학생들이 교실 밖으로 뛰쳐 나왔다. 광주고보에서는 김향남이 5학년 을조 교실에서 학생들의 시위를 독려하며 선동에 나섰다. 고보생들도 교문을 박찼다.
농교생들은 3학년이 먼저 뛰어나가고 나머지가 뒤를 따랐다. 5학년들은 교사의 제지를 받아 동참하지 못했다. 고보는 반대로 5학년들이 선두에 서서 후배들을 이끌었다. 장재성이 작성한 격문이 고보 교정과 광주여고보 인근 도로에 뿌려지기도 했다.
고보생들은 교문을 나와 수기옥정 우편소와 궁정의 형무소를 거쳐 사범학교 앞까지 시위를 전개했다. 이 때 사범학교 앞에서 190여 명이 경찰에 체포됐다. 농업학교 학생들은 광주형무소로 진출하기 위해 광주고보쪽으로 행진, 사범학교 앞에서 고보생과 합류, 함성을 지르며 경찰을 압박했다. 이 과정에서 다시 60여명이 붙잡혔다.
아쉽게도 광주여고보와 사범학교는 학교측의 강력한 제지로 시위에 돌입하지 못했다. 학교측이 가로막자 고보와 농고생 30여명이 학교 안으로 뛰어들어갔다. 2학년 교실에 들어가 "나가자"고 외쳤다. 경찰이 늑달같이 달려들어 30여명을 붙잡았다. 고보와 농업학교 측은 시위가 발생하자 즉각 휴교 조치했다.
학생들은 시내를 돌아다니며 힘차게 구호와 함성을 내질렀다. "우리 투쟁 희생자를 우리들의 힘으로 탈환하자" "검거자를 즉각 석방하라" "식민지 노예교육제도를 철폐하라" "언론, 집회, 출판, 결사의 자류를 획득하자"
학생시위는 전남청년연맹 소속 광주지역 청년활동가들의 비밀 계획하에 추진됐었다. 독서회를 지도했던 장재성을 매개로 장석천 등 흥학관에 입주해 있던 진보적 청년단체가 결합했다.
각 중등학교에 결성됐던 독서회중앙부 소속 학생들도 11월 3일에 이어 12일에도 전위대 역할을 수행했다. 시위 기획단계에서 '각 중등학교 독서회-독서회중앙부 지도 멤버-전남청년연맹 등 광주청년단체'가 유기적으로 움직였다.
특히 독서회 회원들은 각 학교별로 일반 학생들을 시위 현장으로 이끌어 내고, 격문 인쇄 배포 등 전방위적인 임무를 맡았다. 지난 3일 시위가 우발적인 충돌에 기초한 시위였다면, 12일 2차 시위는 철저하게 기획된 시위였다. 장석천, 장재성, 전남청년연맹, 독서회, 독서회중앙부가 그 주역들이다.
그날, 격문은 피가 끓어 넘쳤다. "용감히 싸워라! 학생대중이여! 우리들의 슬로건 아래 궐기하라!, 우리들 승리는 오직 우리들의 단결과 희생적 투쟁에 있다."
/이건상 기자 [email protected]
위치 : 광주시 북구 독립로 237번길 33 (옛 광주고보) 기자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