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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를 두고 고령인 안씨를 인도주의적 차원에서 보내주자는 시각이 있는가 하면 '이적행위자의 소원을 왜 들어주나', '안씨와 같은 이들이 북한으로 가면 북한 정권의 선전·선동에 이용될 것'이라는 비판 또는 비난 여론도 있다.
비전향장기수의 마지막 북송이 2000년이었던 만큼 이번 일을 계기로 이들의 존재를 알게 됐다는 이들도 있었다.
이에 비전향장기수가 어떤 사람들인지, 이들의 북송 요구에는 어떤 배경이 있는지 살펴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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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 안학섭 8월 20일 오전 경기도 파주시 임진강역에서 열린 전쟁포로 안학섭 노병 송환 결의대회에서 비전향장기수 안학섭 씨가 통일대교로 이동을 앞두고 생각에 잠겨 있다. [연합뉴스 자료사진]


1970년대 사상전향 전담반 운영…재소자가 고문하기도
비전향장기수는 말 그대로 사상전향경동가스 주식
을 거부한 채 장기간 복역한 사람을 가리킨다.
사상전향 정책의 역사는 일제 식민지 시기로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한국전쟁 이후 비전향장기수 사상전향체제 분석' 박사학위 논문(2024·정찬대)에 따르면 일제는 1936년 '조선사상범 보호관찰령'을 제정해 일제에 반대하는 공산주의자, 민족주의자 등을 대상으로 전향 정책을 추오뚜기 주식
진했다.
전향 정책은 이들을 사상범으로 규정하고 "당국이 바르다고 생각하는 방향으로" 이들의 사상을 바꾸는 것이다.
사상전향 정책은 해방 이후에는 사라졌다가 한국전쟁을 거치며 부활했다.
정부는 1956년 법무부령인 '가석방심사규정'을 마련하고서 국가보안법 위반자 등 특정 수형자에 대해 전향 심사를 의무손오공릴게임
화했다.
사상전향 정책은 1970년대 들어 법무부 예규인 '좌익수형수 전향공작전담반 운영지침'(1973)을 계기로 폭력을 동반한 강제 전향으로 변모했다.
이 지침에 따라 공식적으로는 중앙정보부 요원, 군 정보부대 출신, 경찰관 등이 전담반 요원으로 채용돼 전향공작업무를 진행했다.
교도소 내 살인·강목돈투자
도·상해 등 강력범죄 재소자들도 비전향 장기수들을 고문하는 데 동원됐다.
의문사진상규명위원회의 1·2차보고서(2003·2004), 진실·화해를 위한 과거사정리위원회의 '2009년 하반기 조사보고서'(2010) 등에는 재소자들이 비전향 장기수들을 어떻게 '전향'시켰는지 구체적으로 서술돼 있다.
몽둥이로 구타는 기본이고, 얼굴에 수건을 덮고 그 위에 물을 붓는 방식으로 물고문하거나 바늘로 온몸을 찌르기도 했다.
정부는 전향공작 성적이 좋은 전담반원에게 전향 장기수 1인당 10만원씩 성과금을 지급해 독려하기까지 했다.
이런 강제전향 정책의 효과로 1973년 하반기 전국적으로 400여명에 달하던 비전향 장기수가 1975년에 200여명으로 줄어들었다. 1970년대에는 통틀어 비전향 장기수의 3분의 2가 전향했다.
비전향 장기수는 장기간 독방에 수감되고 교도작업이 금지돼 온종일 감방에만 있어야 했다. 배식도 적게 제공됐고, 운동시간이나 면회, 서신, 치료 등에서도 제한이 있었다.



비전향장기수 전원송환촉구 기자회견 [연합뉴스 자료사진]


사회안전법 폐지 전후 비전향장기수 120여명 출소
1975년에는 출소한 비전향장기수에게 보안감호, 주거 제한, 보호관찰이라는 보안 처분을 내릴 수 있게 규정한 사회안전법이 제정됐다.
이 중 보안감호는 특정 범죄를 저지를 위험성이 현저할 경우 교도소와 유사한 보호감호 시설에 수용하는 처분으로, 사실상 재수감이다.
또 보안감호는 2년마다 갱신되며 횟수 제한이 없고, 행정처분인만큼 법원의 견제를 받지 않는다.
이를 통해 전향하지 않는 사상범들을 무기한 가둬둘 수 있게 되면서 교도소 내에서 무리하게 전향 정책을 추진할 필요가 없게 됐다.
이렇게 보안감호 처분을 받았던 비전향장기수들은 1989년 사회안전법의 대체법안으로 보안관찰법이 제정되면서 석방됐다. 이때 출소하거나 이후 대통령 특별사면으로 석방된 비전향장기수는 120여명에 달했다.
시민사회단체인 양심수후원회가 이 중 94명의 복역 기간을 합산하니 2천854년에 달했다. 1명당 평균 30년 남짓 복역한 셈이다.
이중 인민군 출신 고(故) 김선명 씨는 1951년부터 1995년까지 43년10개월간 옥살이를 해 당시 '세계 최장기 복역수'로 알려지기도 했다.



1993년 3월19일 판문점에서 리인모씨가 송환되는 모습.[연합뉴스 자료사진]


2000년 송환 이후 추가 송환 요구 이어져
비전향장기수의 북송은 몇 차례 있었다.
최초 사례는 인민군 종군기자로 알려진 고 리인모 씨였다. 리씨가 1989년 한 월간지에 가족을 그리워한 심정을 담은 글을 기고한 것을 계기로 그의 사연이 대중에 알려졌다.
1992년 남북 고위급 회담에서 북한이 리씨의 송환을 강력히 요구했고, 당시 문민정부는 '인도주의적 차원'에서 리씨의 북송을 전격 결정했다.
단, 리씨가 대한민국 국민이라는 점을 감안해 '장기방북'의 형식으로 1993년 3월 북측으로 돌려보냈다.
2000년에는 6·15 남북 정상회담 합의에 따라 9월 비전향 장기수 63명이 북한으로 건너갔다.
이들 대부분은 남파공작원이나 빨치산, 인민군 출신이었고 82.5%가 70세 이상이었다.
곧이어 추가 송환 요구가 이어졌다. 이른바 1차 송환은 '비전향' 장기수를 대상으로 했는데, 당시에 원하지 않았거나 정부와 연락이 닿지 않았던 비전향장기수들과 강제 전향한 장기수들이 자신도 보내달라고 나선 것이다.
비전향장기수 송환추진위원회는 2001년 2월 기자회견을 열어 추가 송환 대상자 33명의 명단을 발표하며 송환을 촉구했다.
하지만 정부는 남측엔 '전향' 장기수만 생존해 더 이상의 북송 조치는 없다는 입장이었다.
2004년 2기 의문사진상규명위가 비전향장기수들이 강제 전향 과정에서 옥사한 것을 두고 민주화운동 관련성을 인정하면서 강제 전향 장기수들의 북송을 권고하는 취지의 '참고의견'을 제시하자 2차 송환이 탄력을 받게 됐다.



2020년 9월 8일 비전향장기수 송환 20주년 기념사업준비회 회원들이 정부서울청사 앞에서 '비전향장기수 송환 20년, 추석 전 2차 송환 촉구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자료사진]


정동영 현 통일부 장관이 처음 통일부를 맡았던 때인 2005년 장기수들의 북송을 검토할 의사가 있다고 밝히면서 이들의 송환이 급물살을 타는 듯했다.
하지만 국군포로·납북자 문제 등과 얽히면서 논의는 진척되지 못했다.
이후 이명박 정부 때 금강산 관광객 피격 사망을 계기로 남북관계가 경색되면서 2차 송환 요구는 사그라들었다.
문재인 정부 시절인 2017년 시민사회수석실에서 2차 송환명단 관련 자료를 요청해와 양심수후원회를 중심으로 송환 운동이 재개됐다.
현재까지 정부 차원에서 2차 송환 움직임은 없다. 다만 이번 안학섭씨의 북송 요청에 통일부가 "이 문제(북송)를 검토해 나갈 것"이라고 답한 상황이다.
양심수후원회가 파악한 2차 송환 희망 비전향장기수는 2020년 10월 기준 13명이다. 희망자 수가 과거에 비해 줄어든 것은 상당수가 세상을 떠났기 때문이다.
현재 통일부에 북송을 요청한 장기수는 안씨를 비롯해 양원진(96), 박수분(94), 양희철(91), 김영식(91), 이광근(80) 씨 등 6명이다.



발언하는 비전향장기수 안학섭씨 8월 8일 서울 용산구 대통령집무실 앞에서 열린 비전향장기수 안학섭씨 송환 촉구 기자회견에서 안학섭 씨가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자료사진]


안씨는 6·25 전쟁 때 북한군에 들어가 활동하다가 1953년 체포된 후 43년간 옥살이를 하다가 1995년 광복절 특사로 출소했다.
안씨는 2000년 송환 때 "미군이 나갈 때까지 투쟁하겠다"며 잔류한 후 2차 송환 운동에도 참여하지 않았다가 올해 처음 송환 의사를 밝혔다.
나머지 5명은 2차 송환을 희망했던 이들이다. 가장 나이가 많은 양원진 씨는 1959년 남파됐다가 체포돼 30년간 옥살이를 했다.
박수분 씨는 최후의 생존 여성 빨치산으로, 11년간 복역한 후 1965년 출소했다.
김영식 씨는 1962년 남파간첩선 선원으로 남쪽에 온 뒤 체포돼 27년을 복역하고 1988년 석방됐다. 김씨는 2001년 기자회견에서 1973년의 전향을 철회하는 양심선언을 하기도 했다.
양희철 씨는 1961년 큰형을 따라 월북했다가 다시 남파돼 서울의 대학가에서 활동하던 중 1962년 이른바 '고려대 지하당 사건'으로 체포됐다.
그는 학생들이나 군인 앞에서 전향 연설을 하면 바로 풀어주겠다는 회유에 넘어가지 않고 '신념'을 지켰다가 37년간 옥살이 후 1999년 출소했다.
평양 출신인 이광근 씨는 1967년 남파됐다가 체포된 뒤 22년간 수감됐다가 1988년에 가석방됐다.
비전향장기수는 대다수가 남파공작원과 빨치산 출신이지만 모두 이북 출신은 아니다.
현재 북송을 요청한 6명 중 이북 태생은 김영식·이광근 씨 등 2명이다. 나머지는 이남에서 태어났으나 일제강점기 때 혹은 해방 후 좌익 활동을 하거나 인민군 편에 섰다가 붙잡힌 경우다.



2020년 8월 18일 오전 서울 종로구 기독교회관에서 열린 '비전향장기수 송환 20주년 기념행사 준비 및 2차 송환 촉구'기자회견에서 송환버스 패널을 든 비전향장기수들이 꽃다발을 전달받고 있다. 왼쪽 두 번째부터 박희성 양희철 김영식. [연합뉴스 자료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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