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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 표정을 또 버렸다. 자신을시낭송회 후 참석자들이 기념사진을 찍었다. 앞줄 오른쪽에서 두 번째가 김송배 시인, 맨 뒷줄 오른쪽에서 두 번째가 필자. 언제 어디서인지는 기억나지 않는다.


지난 5월 초, 나는 연세대 장례식장 테이블에 앉아 맞은편에 계신 고 김송배 선생님께 소주 한 잔 올리게 되었다. 너무 늦었다는 자책 속에서 반세기의 시간을 회억하며 선생님의 영면을 애도하는 혼술은 쓸쓸하기도 하고 처량 맞았다. 향년 82세로 마침을 하신 선생님과의 첫 만남은 고교를 졸업하고 문학 공부를 시작하면서이다. 반세기를 훌쩍 넘겨 버렸으니 난잡하게 흩어진 시간을 정갈하게 추스를 수 있는 기억의 유통기한은 끝나 버렸다.
사랑문학회 동인의 상임고문으로 선생님을 모시면서 시 자영업자 고용보험 작된 인연. 1993년 3월 선생님의 권유로 한국예술문화단체총연합회(예총)에서 발간하는 ‘월간 예술세계’ 편집장으로 이직을 하게 된다. 대학로 예총회관으로의 첫 출근은 내 삶의 변곡점 중 무엇보다 큰 방점으로 찍히게 된다. 모든 장르를 아우르는 예총은 문학인, 미술가, 사진작가, 무용가, 음악가 등과의 만남으로 나를 비옥하게 만드는 질료가 되었다. 그것은 원피스 예상 급여의 열악함을 상쇄했다. 선생님과의 인연은 지금의 나를 있게 하는 밀알이 되었음을 뒤늦게 알게 된다.
20대 초 선생님으로 만난 후 상사로 24년을 예총에서 함께했으니 얼마나 많은 질곡이 있었을까. 기억조차 가물가물해진 시간 첩을 들척이니 그중 가장 명료한 영상은 함께 술잔을 기울이던 시간인 것 같다. 애주가인 선생님과 나의 결은 엇비슷 농협은행 대출 해 술은 갈등을 해소시키거나 문학에 대한 견해를 나누는 튼실한 연결고리가 되었다. 선생님과 함께한 술이 1루베는 족히 되지 않을까 싶다.
술은 ‘근심을 쓰는 빗자루요, 시를 낚는 낚시’라고 했던가. 선생님과 나는 소주잔을 도구로 근심을 쓸고, 시를 낚는 작업을 성실하게 한 것 같다. 미식가인 선생님과 나는 점심에는 반주로, 퇴근 후에는 대 영세기업 학로에서 혹은 원정을 다니며 꾸준히 함께했다. 죽란시사처럼 이런저런 사유를 작위적으로 만들어내기도 하였다.
천성적으로 게으른 나는 선생님의 ‘예술세계’ 등단 권유를 내공이 부족하다는 이유로 번번이 뿌리쳤다. 편집장으로 있으면서 그 잡지로 등단하는 것은 스스로 받아들이기 어렵기도 했다. 경상도 사나이 선생님은 무뚝뚝함 속 곳곳에 다정함을 담 제2금융적금금리비교 아내었기에 나의 완곡한 거절을 해용(海容)하여 주셨다. 그러다 나호열 시인의 추천으로 2006년 ‘미네르바’ 가을호로 문단에 발을 내밀게 되었다. 원인 없는 결과는 없으니, 선생님의 등 떠밂과 나 시인 덕분이라는 생각을 떨치지 못하게 된다.
‘바람과의 동행’ 등 13권의 시집을 펴낸 선생님은 그 세상에서 14집을 준비하고 있을 것이다. 그 보폭에 맞춰 나도 3번째 시집을 준비하며 선생님과의 애증을 간추리게 된다. 훗날 어느 자리가 되었든 선생님과 또 다른 죽란시사를 도모하게 되기를 내다본다.
박주순(시인·도서출판 글담화 발행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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