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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일 열린 ‘근로자휴가지원사업 참여기업 워크샵’에서 우수 참여기업에 대한 시상식도 함께 열렸다. (사진=한국관광공사)



그가 이번 휴가를 값지게 보낼 수 있었던 것은 회사의 지원 외에 여성직장인옷 도 ‘근로자휴가지원사업’ 덕을 톡톡히 봤기 때문이다.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관광공사가 2018년부터 운영해 온 이 사업은 근로자와 기업, 정부가 함께 비용을 분담해 적립한 1인당 40만 원의 휴가비로 전용 온라인몰 ‘휴가샵’에서 원하는 여행상품으로 구매할 수 있다. 제도의 취지는 명확하다. 단순한 복지 차원을 넘어 휴가문화를 정착시키고 지역관광을 활성화하겠다 전세보증금지원 는 정책적 실험이다.




근로자휴가지원사업 참여기업인 센텀밝은빛안과 임직원들(사진=한국관광공사)



참여 근로자 평균 휴가일 수 4.1일에서 6.2일로 늘어

국민주택금융공사 사업은 시작부터 주목받았다. 2018년 첫해 2만 명 수준이던 참여 근로자는 2023년 14만 명을 넘어섰다. 올해는 15만 명을 목표로 하고 있다. 참여 기업은 대부분이 중소기업이지만 최근엔 소상공인(중소기업 확인서 또는 4대보험 사업장가입자명부), 복지관 등으로 다양해지고 있다.
성과는 통계로도 확인된다. 참여 근로자의 한국장학재단 성적 평균 휴가 일수는 6.2일로 일반 근로자(4.1일)보다 1.5배 길었다. 만족도도 높아 응답자의 90% 이상은 “휴가가 삶의 만족도를 높였다”고 평가했다. 기업 측에서는 조직 충성도 제고, 생산성 향상, 채용 경쟁력 확보라는 효과를 보고 있다.
지역경제 파급효과도 적지 않다. 참여자들은 수도권을 벗어나 강원·전남·경북 등 지방으로 여행을 주5일제 떠났고 이 과정에서 숙박·음식·교통 소비가 늘며 지역 소상공인 매출로 이어졌다. 근로자휴가지원사업의 효과가 근로자의 휴가권 보장 등 개인적 경험을 넘어 지역 균형 발전으로 이어지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 배경이다.
근로자휴가지원사업의 효과는 현장에서 더 뚜렷하다. 소프트웨어 기업인 지란지교소프트는 2022년부터 4년 연속 참여한 기업으로, 근로자휴가지원사업의 대표적인 성공사례로 꼽힌다. 이 회사는 휴가문화 확산에 앞장선 공로로 지난 3일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열린 ‘근로자휴가지원사업 참여기업 워크숍’에서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상을 수상했다. 박승애 대표는 “잘 쉬는 것도 능력”이라는 경영 철학을 공유하며 연차 올(ALL) 사용 인센티브, 리더 리프레시 휴가, 워케이션 지원 등 제도를 소개했다. 그는 “근로자휴가지원사업은 직원에게 ‘쉬어도 괜찮다’는 공식적 신호”라며 중요성을 강조했다.
직원 10명 미만의 소규모 기업인 ‘디밀리언’의 사례도 눈길을 끈다. 자체 복지 제도를 마련하기 어려운 스타트업이었지만, 근로자휴가지원사업 덕분에 직원들에게 실질적 혜택을 제공할 수 있었다. 이 회사의 대표는 “작지만 확실한 보상이 직원 사기를 높이고 조직문화에 활력을 불어넣었다”고 평가했다.



근로자휴가지원사업 참여기업인 울산시각장애인복직관의 직원들(사진=한국관광공사)



기업 참여 확대 위한 인센티브와 세제 지원 등 필요

전문가들은 “관광이 사치가 아닌 생활 필수재”라는 점을 강조하면서 근로자휴가지원사업이 휴가권을 사회적 권리로 제도화한 사례라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노동 분야 역시 휴식권 보장이 장시간 노동 관행의 개선과 조직문화 혁신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에서 제도의 사회적 의의를 강조한다.
정책 당국도 제도의 지속가능성을 높이기 위해 움직이고 있다. 문화체육관광부는 근로자휴가지원사업을 단발성 지원에 그치지 않고 중장기적으로 제도화할 수 있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기업 참여를 확대할 수 있는 인센티브와 인증제도, 세제 지원 등의 정책적 장치 마련도 함께 논의되고 있다. 한국관광공사 역시 이 사업을 복지 차원이 아닌 산업 정책의 일부로 보고 있다. 휴가문화 정착이 근로자의 삶의 질을 높이는 동시에 지역관광과 국내 관광산업 전반의 성장 동력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에서 파급력을 강조한다.
성과가 뚜렷한 만큼 한계도 분명하다. 매년 예산이 조기 소진되면서 참여하지 못하는 근로자가 적지 않고, 제도의 안정적 운영을 위한 재정 확충이 시급하다. 참여 기업의 대부분이 중소기업에 집중된 점도 과제로 꼽힌다. 보다 폭넓은 확산을 위해 홍보와 참여 지원 체계 강화가 필요하며, 특히 인사·복지 시스템이 취약한 소규모 사업장에는 별도의 안내와 컨설팅이 요구된다.
전문가들이 꼽는 개선 방안은 ‘기업 분담금의 세제 공제 확대’ ‘중소기업 맞춤형 지원 강화’ ‘체험·문화·웰니스 등 다양한 여행상품 확대’ ‘정부와 민간 매칭을 통한 재원 안정화’ 등이다. 근로자휴가지원사업이 안정적인 제도로 정착되고 이를 통해 더 많은 근로자가 당연한 쉼을 누릴 수 있으려면 이러한 과제들을 선제적으로 풀어가야 한다는 조언이다.
이훈 한양대 관광학과 교수는 “근로자휴가지원은 단순한 복지 차원을 넘어 관광과 노동 정책이 만나는 접점에 있는 사업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며 “제도의 안정적 정착 여부는 일과 삶의 균형을 중시하는 사회 인식과 문화를 확산하는 중요한 시험대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 교수는 “참여 기회를 넓히고 재정을 안정화해 더 많은 근로자가 ‘당연한 쉼’을 누릴 수 있도록 해야 한다”며 “그것이 곧 개인의 행복을 넘어 산업의 지속가능성을 담보하는 길”이라고 강조했다.
강경록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