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독자들 화상으로 만난 데버라 스미스 데버라 스미스가 20일 오후 서울 용산구 현대카드 스토리지에서 개최된 '2025 현대카드 다빈치모텔' 행사에서 '한국 문학을 세계로 이끈 번역의 힘'을 주제로 화상 강연하는 모습. [현대카드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연합뉴스) 황재하 기자 = "제가 일을 시작할 때 저를 이끌었던 원동력은 알려지지 않을지 모르는 것들을 알리고자 하는 바람이었습니다. (중략) 이젠 한국어를 영어로 옮길 번역가들이 많아졌습니다."
한강의 소설 '채식주의자'를 번역해 2016년 맨부커상(현 부커상) 인터내셔널 부문을 수상했던 영국 번역가 데버라 스미스(38)가 해외에서 달라진 한국 문학의 위상에 관해
효성 주식 이야기했다.
스미스는 20일 서울 용산구 한남동 현대카드 스토리지에서 '2025 현대카드 다빈치모텔' 행사의 일환으로 열린 화상 강연 '한국 문학을 세계로 이끈 번역의 힘'에서 한국 독자들을 만났다.
'채식주의자'는 물론 '소년이 온다',' 흰', '희랍어 시간' 등 한강의 소설들과 배수아, 안도현의 작품들을 번역했던 스
엠벤처투자 주식 미스는 최근 소설을 번역하지 않고 동화와 시를 번역하고 있다고 근황을 알렸다.
사회자가 그 배경을 묻자 스미스는 "몇 가지 이유가 있다"며 "제가 번역가로 일하던 시절, 소설을 번역하던 시절에 영국의 문화적 상상력과 더 넓은 서구 세계의 문화적 상상력에서 한국의 위상이 완전히 바뀌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자
주식매도시점 신이 사는 곳 근처에 한국 식료품을 파는 마트가 새로 문을 열었고 런던에 한국 화장품 매장이 들어섰다고 소개하면서 "특히 제게 중요한 것은 한국어를 영어로 옮길 훌륭한 번역가가 정말 많아졌다는 점"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알려지지 않은 것들을 알리고자 하는 마음으로 일했지만, 이젠 제가 번역을 하거나 하지 않거나 별 차이가 없어졌다"고
주식티커 했다.
스미스는 또 "10년 전과 달리 지금은 아이가 생겨 쓸 수 있는 시간과 에너지가 훨씬 줄었고, 그래서 최근에는 동화, 어린이책, 시를 번역하고 있다"고 말했다. 스미스에게는 두 살짜리 딸이 있다.
'2025 다빈치모텔' 데버라 스미스 화상 강연 데버
최신 릴게임 라 스미스가 20일 오후 서울 용산구 현대카드 스토리지에서 개최된 '2025 현대카드 다빈치모텔' 행사에서 '한국 문학을 세계로 이끈 번역의 힘'을 주제로 화상 강연하는 모습. [현대카드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스미스는 한국에서 지내다가 2020년 떠난 이후로 방한하지 않았다. 한강의 노벨문학상 수상 이후 한국 대중과 직접 소통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었다.
현재 인도에서 사는 스미스는 당초 이번 행사를 위해 한국에 방문할 예정이었으나 몇 주 전 영국에 거주하던 그의 아버지가 유명을 달리해 이번 강연은 화상 생중계로 대체했다.
스미스는 이날 한국문학을 공부하고 번역가의 길로 들어선 배경과 한강의 '채식주의자'를 번역하게 된 계기, 한강 문학의 특징 등에 관해 이야기했다.
그는 "어린 시절 영어로 번역된 외국책은 다른 문화를 배우고 해외의 나라들과 소통하는 방법이었다"며 "외국어 공부에 매료됐고, 세계적으로 소수가 사용하는 언어인 한국어가 특히 흥미로웠다"고 돌아봤다.
'채식주의자'는 아직 이름을 알리지 못했던 스미스에게 맨부커상을 안긴 책이다.
그런 그에게 왜 수많은 작품 중에 이 소설을 골랐는지 묻자, 스미스는 "이 질문을 하는 분들은 제가 수백권의 책을 읽은 뒤 한 권을 골랐을 거라 짐작하지만, 사실 제가 잡은 두 번째 한국 책이었다"고 답했다.
그는 이어 "하지만 제가 수백권의 책을 읽은 끝에 발견했더라도 제 선택은 '채식주의자'였을 것"이라며 "그 작품과 (한강의) 글쓰기에 친밀감을 느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스미스는 한강에 대해 "그의 글은 매우 시각적이고 감각적"이라며 "많은 독자와 평론가가 주목하는 또 하나의 특징은 작품의 분위기(tone)인데, 매우 폭력적이고 극단적인 행동과 감정을 다루면서도 선정적으로 흐르지 않는다"고 평했다.
데버라 스미스 화상 강연 데버라 스미스가 20일 오후 '2025 현대카드 다빈치모텔' 행사에서 '한국 문학을 세계로 이끈 번역의 힘'을 주제로 화상 강연하는 모습. [현대카드 유튜브채널 캡처. 재판매 및 DB 금지]
스미스는 영국 출판 시장에 대한 아쉬운 마음도 털어놨다. 그와 마찬가지로 한국 문학 번역가인 안톤 허(본명 허정범)의 발언을 사회자가 언급하자 스미스는 공감을 표하며 자기 생각을 설명했다.
앞서 안톤 허는 "아시아 문화에 보수적이고 폐쇄적인 서양 문화에서 인정받기 위한 첫걸음이 데버라 스미스였다"고 말한 바 있다.
스미스는 "(영국의) 출판 업계와 번역 업계에는 식민지 시대의 잔재와 인종차별이 있다"며 "과거 한국어를 영어로 번역할 사람이 매우 적었던 이유는 능력이 있는 사람이 없어서가 아니라 장벽이 높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그래서 백인이고 이른바 영어 원어민이며 영국에 거주하는 사람인 제가 번역하는 것이 훨씬 수월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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