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이팝 데몬 헌터스(케데헌)' 인기에 힘입어 서울 인사동 전통 소품점들이 붐비고 있다. 작품 속 한국 전통 요소를 반영한 굿즈가 인기를 끌며 상권 매출도 몰라보게 늘었다. 그러나 '겨울연가' '기생충' 사례처럼 단기 열풍에 그칠 우려도 있다. 케데헌 효과를 명실상부한 관광자원으로 키우기 위해 무엇을 해야 할까.
인사동 거리가 관광객들로 활기를 띠고 있다.[사진|더스쿠프 포토]
■ 관점① 케데헌 효과 = "호랑이 문양으로 한개 더 없나요? 케이팝 데몬 헌터스(케데헌)에서 본 것 같아서 꼭 사고 싶어요!" 지난 15일, 서울 종로구 인사동의 전통 소품 거리. 튀르키예에
중고자동차 할부 조건 서 한국을 찾은 소녀 세라(14)양이 호랑이 문양 와펜(Wappenㆍ옷이나 소품에 붙이는 장식용 패치)을 만지작거리고 있다. "이 호랑이, 케데헌에 나온 '더피(호랑이 캐릭터)'를 닮았어요. 여러개 사서 친구들한테도 선물하고 싶어요."
또다른 전통 소품점 앞에서는 노리개를 손에 쥔 프랑스 관광객이 활짝 웃고 있었다. 파리에서 왔다는 카미유
아프로캐피탈 (19)양은 "케데헌에서 루미가 바지에 노리개를 달고 있는 것을 보고 인상 깊었다"며 "루미처럼 노리개를 액세서리로 지니고 싶다"고 말했다.
서울 인사동이 그 어느 때보다 뜨겁다. 넷플릭스 애니메이션 영화 '케이팝 데몬 헌터스'의 인기로 관광객들이 몰려들고 있어서다. 케데헌은 K-팝 걸그룹 헌트릭스가 악령을 사냥하는 데몬 헌터스(demon
업체입니다 hunters)로 활약하며 벌어지는 일을 그린 작품이다. 지난 6월 20일 공개 후 세계적인 인기를 누리고 있다. 누적 시청 2억6600만으로, 영화와 쇼 부문을 합쳐 넷플릭스에서 가장 많이 본 콘텐츠 1위에 올랐다(9월 15일 기준).
작품 전반에는 호랑이ㆍ까치ㆍ도깨비 등 한국적인 요소들이 녹아있다. 이 때문인지 작품 속 소품을 연상시
스파크s 리콜 키는 노리개ㆍ전통부채ㆍ와펜 등을 구매하려는 관광객들로 인사동 거리는 연일 활기를 띠고 있다.
실제로 서울시 실시간 도시데이터에 따르면 지난 8월 인사동 상권 매출은 37억1700만원, 결제 건수는 16만7701건으로 집계됐다. 지난 1월(매출 34억3100만원ㆍ결제 건수 14만1595건) 대비 각각 8.3%, 18.4% 늘어났다. 전통소
보금자리주택 청약예금 품을 판매하는 상인들은 '케데헌 효과'를 체감하고 있다고 입을 모았다.
이같은 분위기는 서울 곳곳에서도 나타난다. 7월 한달 국립중앙박물관을 찾은 외국인 관람객은 2만6730명으로, 전년 동기(2만1580명) 대비 23.9% 증가했다. 6월(2만647명)과 비교해도 큰 폭으로 늘어났다.
이처럼 외국인 관광객의 관심이 커지자 서울시는 지난 8월 29일부터 N서울타워와 북촌한옥마을, 낙산공원 등 주요 명소를 잇는 '케데헌 스탬프 투어'를 개시하며 관광 수요 확대에 나섰다. 전세계를 강타한 케데헌 열풍이, 정책적 밑거름이 된 셈이다.
[사진|더스쿠프 포토]
■ 관점② 바람 언제까지 = 하지만 '케이팝 데몬 헌터스 효과'가 장기적인 관광자산으로 이어질지는 의문이란 지적도 많다. 과거에도 한류 콘텐츠가 단기적으로 관광붐을 일으킨 적은 적지 않았지만, 그 열기가 오래가지 않은 경우가 많았기 때문이다.
대표적인 예가 2000년대 초반 일본에서 커다란 인기를 끈 드라마 '겨울연가'다. 이 작품은 한류 열풍의 상징으로 자리 잡으며 강원도 춘천을 '한류 성지'로 떠오르게 했다. 춘천시에 따르면, 2003년 13만9000명이었던 외국인 관광객은 2005년 39만명까지 급증했다.
특히 드라마 속 '준상이네 집'을 보기 위해 하루 500명 안팎의 인파가 몰려들었다. 춘천시 역시 '준상이네 집'을 관광 명소로 조성하려 했다. 그러나 예산 부족과 운영 계획 미비, 집주인과의 협의 실패 등으로 사업을 제대로 추진하지 못했다. 그 때문인지 2007년 춘천을 찾은 외국인 관광객은 23만명으로, 2년 만에 40% 가까이 줄었다.
비교적 최근 작품에서도 비슷한 사례를 찾아볼 수 있다. 국내 최초로 아카데미 작품상을 수상하며 전 세계적 주목을 받았던 영화 '기생충'이다. 주요 촬영지였던 서울 마포구 아현동의 '돼지쌀슈퍼'는 최근 문을 닫고 철거를 진행했다.
서울시와 마포구는 한때 이곳을 포함해 '기생충 관광 코스'를 조성하겠다는 계획을 내놨지만, 사업은 이렇다 할 진전 없이 사실상 무산됐다. '돼지쌀슈퍼'는 기생충을 대표하는 배경으로 각광받았지만, 이를 장기적 '관광 자원'으로 만드는 덴 실패했다는 거다.
■ 관점③ 냉정한 설계 = 그렇다면 가을연가와 기생충의 전철前轍을 피하기 위해 우린 케데헌 효과를 어떻게 관광자원화해야 할까. 정란수 한양대(관광학) 겸임교수의 말을 들어보자.
"케데헌 효과가 단기 열풍에 그치지 않고 지속 가능한 관광자원으로 자리 잡기 위해서는 다양한 사람들이 여러 형태로 즐길 수 있는 '스토리텔링'이 필요하다. 케데헌의 인기 요인 중 하나는 한국에서 제작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케데헌은 우리나라의 고유한 전통에 외국인의 시각을 입히고 현대적인 관점으로 해석했기 때문에 성공할 수 있었다."
정 교수는 말을 이었다. "인사동과 같은 지역에서도 현재에 만족해서는 안 된다. 전통 수공예업자들과 창의적 주체들이 협력해 전통ㆍ현대를 융합한 다양한 콘텐츠를 개발해야 한다. 관광객들이 지속적으로 체험하고 기억할 수 있는 다채로운 프로그램과 굿즈, 협업 콘텐츠를 꾸준히 만들어내야만 케데헌의 열풍을 넘어 진정한 문화 관광 자원으로 자리잡을 수 있다."
김성수 대중문화평론가 역시 스토리텔링을 강조했다. "지금은 단순히 굿즈만 소비하는 것이 아니라, '왜 케데헌 속 호랑이가 저렇게 생겼는지' '왜 저 아이돌은 노리개를 달았는지'를 알고 싶어 하는 이들이 늘고 있다. 단순한 관광이 아닌, 이야기 속에 들어가고 싶어 하는 시대라는 얘기다. 왜 저 호랑이가 귀엽게 그려졌는지, 한국인에게 호랑이는 어떤 존재였는지 등 맥락까지 연결해줄 수 있는 콘텐츠가 필요하다. 한국문화를 처음 접한 외국인들이 케데헌을 통해 한국문화에 입문한 뒤, 계속해서 더 알고 싶어질 수 있도록 '디깅 콘텐츠(Digging contentㆍ파고들기)'를 체계적으로 만들어야 한다."
김하나 더스쿠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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