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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세기 문학사 최악의 사건은 1989년 밸런타인데이에 벌어졌다. 1988년 9월 살만 루슈디 장편소설 ‘악마의 시’가 출간됐는데, 이 책이 이슬람을 모독했다고 알려져 무슬림 사회가 격랑에 휩싸인 뒤였다.

이듬해 2월 14일, 이란 종교지도자 호메이니는 루슈디에게 사형선고(파트와)를 내린다. “어디서든 그자들을 발견하는 즉시 처단하기를 모든 무슬림에게 촉구한다.”
파트와 선언 직후 호메이니가 칙령을 거두지 못한 채 사망하면서 만 42세였던 루슈디는 쫓기는 몸이 됐다. 하지만 탄압의 강도가 높아질수록 명망은 더 높아져, 그는 오늘날 황금성게임방법
노벨 문학상 후보로 거론된다.
그의 책 ‘조지프 앤턴’은 파트와 이후 20년의 기록을 담은 회고록이다. 루슈디가 사용한 가명을 제목 삼은 800쪽짜리 벽돌책인데, 숨이 턱 막힐 정도로 압도적인 명문장과 비극적 기억으로 가득하다.
BBC 기자에게서 파트와 소식을 들은 루슈디의 절망감에서 책은 열린다. 겉으론 “기쁘진 않소”STX조선해양분석
라며 담담히 말했지만, 속내는 그렇지 않았다. ‘평범한 삶’이 앞으론 불허될 것이란 불온한 예감, 며칠이나 더 살아 있을 수 있을까 하는 두려움까지 엄습했다. 이후 루슈디는 망명했고, 지금까지 30년 넘는 세월을 숨어 지내고 있다.
영국과 이란의 국교 단절 사태를 불러왔던 소설 ‘악마의 시’ 논쟁을 두고 루슈디는 이 책에서 항변한다. 소설릴게임설치
에 관한 문학적 논의 대신, 정치적·종교적 논쟁의 불협화음만 남겨졌다는 이유였다.



살만 루슈디 ‘조지프 앤턴’



‘악마의 시’란 제목의 실재하는 책 대신, 무슬림을 모독했을 뿐인 ‘가상의 책’이 이루온 주식
진짜 책의 빈자리를 차지해버렸다고 그는 역설한다.

“이슬람의 분노는 가상의 소설을 표적으로 삼았다. 진짜 책을 거론하는 사람은 별로 없었다.”
‘악마의 시’는 난해한 내용 때문에 진입장벽이 높다. 하지만 막상 펼쳐보면 전복적인 환상성과 마법사에 가까운 입담 때문에 독자는 굴복당하고야 만다. 특히 그의 황금성검증
소설엔 금기란 없다. 루슈디 역시 무슬림 가정 출신인데, 무신론자임에도 이슬람교에 심취했던 부친의 영향을 받았다.
그래서인지 루슈디는 ‘예술의 금기’에 관해 이렇게 쓴다.
“예술가의 사명은 우리의 눈을 가린 이 장막을 걷어내고 놀라움을 느끼는 능력을 되살려주는 일이다. 사람들은 마치 보통이나 정상 따위가 실재한다는 듯이 행동하지만 그것은 집단적 환상에 불과하다.”
이 책은 루슈디가 실제로 테러를 당하기 전인 2012년 집필됐다. ‘조지프 앤턴’ 출간 후 10년 뒤인 2022년, 그는 한 강연장에서 무슬림 극단주의자의 칼에 15군데 넘게 찔려 한쪽 눈을 잃고 목 혈관이 찢어지는 중상을 입은 끝에 결국 살아남았다.
한 권의 책 앞에서 루슈디는 이렇게 소회한다. “책을 쓰는 일은 파우스트의 계약과는 정반대다. 불멸을 얻으려면, 하다못해 유산이라도 남기려면, 일상생활은 아예 포기하거나 지리멸렬을 각오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