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벅스 코리아가 13일 출시한 ‘별빛 블렌드’ 제품. 스타벅스 코리아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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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글이 한국어를 표기하는 문자라는 사전적 정의를 벗어나, 세계 시장에서 기업 브랜드를 드러내는 새로운 마케팅 언어로 자리 잡고 있다. 최근 식품·패션업계는 한글 서체와 한글이 지닌 조형미를 활용해 ‘한국적 감성’을 덧입히는 전략을 취하고 있다.
스타벅스 코리아는 원두 이름을 한글로 표기한 ‘별빛 블렌드’를 국내에서 단독 출시한다고 13일 밝혔다. 통상적으로 스타벅스가 판매하는 원두 겉포장지에는 재배 국가나 농장 이름이 영어로 적혀있다. 별빛 블렌드 포장지에는 경
고수익 복궁과 한옥, 스타벅스 이대 1호점 등 한국의 모습을 담았다. 스타벅스 코리아가 개점 26년을 맞아 글로벌 스타벅스 커피 개발자와 함께 1년6개월 간 개발한 제품이다.
국내 식품업계 중심으로 제품 겉포장지에 한글 디자인을 적용한 한글 마케팅이 눈길을 끌고 있다. 오리온이 국립한글박물관과 협업해 조선왕실기록물 속 옛 서체를 활용해 과자 ‘고
릴게임천국 래밥’과 ‘초코송이’의 한글날 한정판을 지난달 11일 출시한 게 대표적이다. 최근엔 세계 시장에 진출한 제품에도 한글을 그대로 사용하기도 한다. 롯데웰푸드는 지난달 24일 카자흐스탄에서 무설탕 디저트 브랜드인 ‘제로’를 출시하면서, 제로 젤리·초코칩쿠키·쿠앤크샌드 등 제품 포장에 한글 ‘제로’를 그대로 담았다. 한국의 무설탕 디저트 브랜드라는 이미지를 현지
꽁머니 에서 강조하려는 전략이다.
지난해 베트남에서 출시된 여름 한정판 초코파이 수박 제품. 오리온 제공
오리온도 지난해 베트남에서 선보인 초코파이 여름 한정판 초코파이 수박 제품 겉면에 ‘수박’이라는 한글을 그대로 표기했
코리아나 주식 다. 현지 언어로 번역하지 않고 한글을 그대로 쓴 것이다. 같은 해 베트남에서 출시한 ‘꼬북칩’은 현지 제품명으로 한국어 ‘맛있다’를 영어로 비슷하게 표기한 ‘마시타’(Masita)라는 이름으로 판매되고 있다. 단순히 한글이라는 글자를 넘어, 아예 한국어를 마케팅 요소로 삼은 것이다. 오리온 관계자는 “(현지 시장에서) 한국 제품이 인기가 있고 한글에 워낙
동성제약 주식 관심이 많다 보니 한글을 활용한 제품이 느는 추세”라고 말했다.
패션업계에서도 이런 흐름이 감지된다. 글로벌 엠제트(MZ) 세대에게 인기를 얻고 있는 한국 패션 브랜드인 ‘마뗑킴’은 지난 8월 한글이 적힌 티셔츠인 ‘한글 라인’을 출시하며 한글의 매력을 디자인에 녹였다. 마뗑킴은 홍콩·대만 등 세계 시장을 겨냥해 현지 매장에서도 ‘한글 라인’을 판매한다.
한글의 아름다움에 대한 관심은 글로벌 패션 아이콘인 그룹 블랙핑크 제니의 행보로도 이어졌다. 제니는 지난 9일 한글날을 기념해 소속사 오에이(OA)엔터테인먼트와 함께 서양의 전통서체 블랙레터와 한글을 결합한 ‘젠 세리프’ 글꼴을 공개한 바 있다.
서혜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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