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수고용직, 프리랜서, 플랫폼 노동자는 근로기준법상 노동자가 아니라는 이유로 사회보장제도 사각지대에 놓여 있습니다. 이들의 생생한 현장 이야기와 외침을 여러분에게 전합니다. <기자말>
[민주노총]
"예전엔 일하다 성희롱을 당해도, 개에게 물려도, 그냥 참고 끝까지 일을 해야 했어요. 이제는 중단하고 나올 수 있습니다. 그 한마디를 단체협약에 넣기까지 2년이 걸렸어요."
노조 사무실에서 만난 금속노조 김정원 LG케어솔루션 지회장은 이렇게 말했다. 그는 2018년부터 LG전자 렌탈가전을 관리하며 수천 가정을 방문해온 노동자이자, 2020년 금속노조 LG케어솔루션지회를 세운 주체 중 한 명이다.
전업주부에서 노동조합 지회장으로, 그의 이야기는
아파트회계감사 곧 특수고용 여성노동자의 생존기이자 노동안전 투쟁의 역사다.
편하다고 소개받은 일, 위험이 일상이 됐다
"아이들이 크고 남편도 퇴직을 앞두고 있어서 일을 찾아보다가, 친구가 'LG케어솔루션 일은 편하다'고 권했어요. 그런데 막상 시작해보니 위험한 상황이 너무 많았죠."
김정원 지회장은 원래 전업주부였다
최신게임 . 그의 일은 LG가 생산한 정수기·공기청정기·냉장고 등의 렌탈제품을 주기적으로 점검·관리하는 방문 서비스다. 고객의 집을 찾아가 필터를 교체하고, 제품을 청소하고, 상태를 기록한다. 한 달에 평균 160~180개의 '계정'을 관리하며, 건당 수수료를 받는다. 근로계약이 아닌 '업무위탁계약', 즉 특수고용형태다.
"평
바다이야기모바일 균 하루 9시에 나가서 7~8시까지 일해요. 고객마다 원하는 시간이 다르니까 점검이 끝나고 다음 집 갈 때까지 차 안에서 한두 시간씩 대기하기도 해요. 그렇다고 빨리 끝난다고 쉬는 것도 아니에요. 수수료는 정해져 있으니까요."
수익률게임 ▲ LG케어솔루션 매니저는 LG가 생산한 정수기·공기청정기·냉장고 등의 렌탈제품을 주기적으로 점검·관리하는 방문 노동자다
ⓒ LG케어솔루션지회
백경릴게임 공기청정기처럼 손이 많이 가는 제품은 매뉴얼상 15분이라 돼 있어도 실제로는 한 시간 넘게 걸린다.
"그런데 정해진 점검 시간을 채우지 못하면 수수료가 지급 안 됩니다. 그래서 무릎 꿇고, 허리 굽히고, 손목 비틀며 닦다 보니 모두들 근골격계 질환에 시달리고 있구요."
실제로 2021년 금속노조와 한국노동안전보건연구소의 실태조사에 따르면, LG케어솔루션 매니저의 94.8%가 근골격계 질환, 35.8%가 비뇨기계 질환을 앓고 있었다. (응답자의 99%는 여성, 평균 연령은 47.8세였음)
성희롱을 당해도, 고객 만족도가 더 무서웠다
그보다 더 힘든 건 감정노동이었다.
"'고객님, 저희는 원래 일요일에 근무하지 않습니다'는 한마디를 했다가 폭행, 무단침입으로 신고까지 당한 조합원도 있었습니다."
"혼자 사는 남자 고객이 '보고 싶다', '언제 만날까' 문자를 보내도 그냥 참았어요. 거절했다가 고객이 불만 점수를 주면 바로 불이익이 돌아오니까요."
LG케어솔루션 매니저의 고객만족도 평가는 노동자의 '등급'과 계정 유지에 직결됐다. 실제로 김정원 지회장은 "소장에게 미운털이 박히면 계정을 빼버리거나 먼 지역으로 보내버리는 갑질도 있었다"고 말했다. 회사의 대응은 냉담했다.
"성희롱 당했을 때 회사 담당자가 '그럼 사진 찍어서 증거를 남겨라'고 했어요. 그 말을 듣고 정말 기가 막혔죠. 그래서 그때부터 싸우기 시작했습니다."
▲ 2021년 금속노조와 한국노동안전보건연구소의 결과 보고 중 매니저들이 가지고 다니는 공구 현황
ⓒ 금속노조
멈출 수 있는 권리를 만들다, '작업중지권'의 첫 사례
노조가 만들어지고 2년 가까운 법정 공방 끝에, 2022년 1월 5일 첫 교섭이 열렸다. 그 자리에서 김 지회장은 '성희롱·폭언 등 인권침해 발생 시 즉시 작업을 중단하고 나올 수 있다'는 조항, 즉 '작업중지권'을 단체협약에 넣었다. 이 조항은 LG 계열 특수고용직 중에서도 처음이었다.
"회사는 끝까지 '그건 근로자성을 인정하는 것'이라며 거부했어요. 그래도 계속 요구했죠. 여성이 현장에서 폭언, 폭행을 당해도 멈출 수 없다면 그건 노동이 아니라 인권침해라고요."
이제 조합원들은 폭언이나 성추행이 있을 때 즉시 철수할 수 있고, 그 건의 수수료도 보장받는다.
"작업중지권은 우리에겐 '위험을 거부할 수 있는 권리'예요. 예전엔 그게 없어서 다들 울면서 참고 일했어요."
특수고용직이라 외면받지 않도록
▲ 2022.4.14. 서울행정법원이 ‘LG전자 케어솔루션 매니저의 노조법상 노동자성을 인정한다’라는 판결을 내렸다. 노동조합이 단체교섭 요구 2년만이다.
ⓒ 금속노조
그러나 여전히 그는 말한다.
"우린 여전히 법의 바깥에 있다."
매니저들은 '개인사업자'로 분류돼 산업안전보건법의 특수건강진단, 산재보험, 휴게권 보장을 받지 못한다
"유류비와 차량 유지비는 대부분 사비로 충당해요. 한 달에 기름값만 20만 원은 들어요. 2023년 처음으로 한 달 유류비를 평균 16,000원으로 만들어 냈고, 2025년 교섭에서 2만원 인상된 36,000원으로 인상 합의했어요. 작년까지 유류비 지원이 0원이었는데, 교섭으로 겨우 3만6천 원까지 올렸어요."
그는 말한다.
"특수고용직이라 외면받지 않도록, 우리 스스로 법을 만들어야 해요. '노동자도 인간답게 일할 권리'그 단순한 말을 현실로 만드는 게 노동조합의 일입니다."
LG케어솔루션 노동자들은 여전히 1인 근무, 불규칙한 시간, 고객 폭력에 노출돼 있다. 노조는 안전교육 강화, 폭언 고객 차단 제도 도입을 요구하고 있다. 김정원 지회장은 인터뷰의 끝에서 이렇게 말했다.
"우리가 안전해야, 고객도 안전합니다. 사람의 집에 들어가 일하는 노동이 '서비스'가 아니라 '노동'이라는 걸, 이젠 사회가 알아야 할 때입니다."
덧붙이는 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