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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손의연 기자] 50대 자영업자 김정보(가명)씨는 시내 중심가에서 고깃집을 운영하고 있다. 김씨의 가게는 단체석이 있고, 룸도 여럿 있어 인근에서 공무원과 직장인들의 회식 장소로 손꼽히는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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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챗GPT)


단체손님 놓칠라…대리 구매 수락해
김씨가 운영하는 식당은 일반 식사 손님보다는 회식 손님으로 돌아간다. 특히 인근 시청 공무원들은 김씨의 가장 중요한 손님이다. 때문에 회식을 문의하는 전화를 받는 것도 사장인 김씨의 중 한국장학재단 생활비대출 기등록 요한 업무다.
어느 날 김씨에게 한 통의 전화가 걸려 왔다.
“안녕하세요, 다음주 24일 금요일 저녁 회식 문의하려고 하는데…전체 대관이요.”
“네, 몇 분이시죠?”
전체 대관이 드문 건 아니지만, 간만에 단체 회식 문의를 받은 김씨는 신이 났다.
“저 여기 시청 △ 1금융권직장인신용대출 △과입니다. 사장님, 저희가 그날 주종을 와인으로 하고 싶어서 문의드리는데요. 혹시 식당에 와인으로 세팅할 수 있나요? 와인은 업체에 별도로 주문하려고 합니다.”
가끔 가져온 술을 마시는 손님들이 있기에 김씨는 대수롭지 않게 여겼다. 또 보통 단체 손님들은 가져온 술을 초반에 마시고, 가게에서 파는 술로 식사를 이어나가기 때문에 매출에 별 내생애최초주택자금대출 영향도 없으리라 생각했다. 김씨는 단체 손님을 놓칠 새라 서둘러 알겠다고 했다.
“사장님, 저희가 미리 알아본 업체가 있어서 거기 주문을 해주셨으면 하는데요.”
“저희가요?”
“네, 저희가 알려드리는 와인으로 30병 세팅을 미리 해주셨으면 좋겠습니다. 결제는 저희가 나중에 음식이랑 해서 한 번에 해드릴 신용조회 게요.”
전화 속 공무원은 자신이 손현수(가명) 주무관이라며 김씨에게 명함을 찍어 보냈다. 손 주무관은 김씨에게 와인 업체를 알려줬고 김씨는 바로 주류 업체에 전화를 걸었다.
“저, 시청 회식에 세팅할 와인을 주문하려고 하는데요. 30병 정도요.”
“네, 다음주 금요일이요. 그날 오후에 준비해서 보내드리겠습니다. 결제는 선입금해주시겠어요?”
“입금으로 하나요?”
“네네, 저희 계좌로 보내주시면 되는데…사장님 좀 걱정되시면 저희 사업자등록증이랑 명함을 먼저 보내드릴게요.”
이윽고 김씨에게 주류 업체의 사업자등록증과 명함이 문자로 도착했다. 이를 본 김씨는 ‘뭐 그렇게까지…’라고 생각하면서 주류 업체에 영수증을 잘 챙겨달라고 신신당부했다.



(사진=챗GPT)



올해 노쇼 사기 피해액 414억원…“출처 불분명한 주문, 기관에 직접 확인해야”

시간이 흘러 24일이 됐다. 김씨는 모든 테이블에 고기와 반찬, 음료를 세팅하며 와인을 기다렸다.
하지만 아무리 기다려도 와인이 도착하지 않았고 걱정된 김씨는 업체에 전화를 걸었다.
‘좀 늦나’라고 생각하며 김씨는 손 주무관의 전화번호를 눌렀다. 그러나 손 주무관에게도 전화가 닿지 않았다.
예약 시간인 오후 6시30분이 다가오는데, 김씨의 식당엔 아무도 오지 않았다. 그렇게 시간이 흘렀고, 김씨는 시청에 전화를 걸어 손현수 주무관이라는 사람이 없다는 것을 확인했다.
김씨가 당한 것처럼 이같은 사기는 ‘노쇼 사기’라고 불리는 신종 범죄다.
범죄 조직은 관공서와 정당, 유명 기업, 군 등을 사칭하고 위조한 명함이나 공문서를 제시해 신뢰를 형성한다. 또 해당 업체에 없는 물품을 언급하며 외부 업체에 대리 구매를 해달라고 요청한다. 당연히 외부 업체는 범죄 조직이 만든 것으로, 피해자가 이 업체에 결제하면 그 돈은 고스란히 범죄 조직이 가져간다. 김씨는 와인값과 음식값 등 수백만원의 피해를 입었는데, 전국적으로 노쇼 사기의 피해액만 414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파악된다.
더불어민주당 박정현 국회의원이 경찰청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올해 1~7월 총 2892건의 노쇼 사기가 발생했다.
하지만 노쇼 사기는 발생 건수 대비 검거율이 상당히 낮고 피해 회복도 어렵다. 총 2892 건의 발생 건수 중 검거된 건수는 22건으로 전체 0.7% 에 불과하다.
경찰은 “공공기관은 대리 구매나 개인 계좌 송금을 요청하지 않는다”며 “출처가 불분명한 주문, 결제 요청이 있을 시 반드시 기관에 직접 확인해달라”고 당부했다.
손의연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