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재단 조사 결과 서울 제외 지역 주민 42% '지역 언론 지원 확대해야'..."읽히지 않기 때문에 더 지원한다" 인식 전환 촉구
[미디어오늘 노지민 기자]
▲ 지역신문. 미디어오늘 자료사진
서울을 제외한 지역 주민 10명 중 4명 이상이 지역 언론에 대한 재정 지원 확대에 동의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조사를 진행한 한국언론진흥재단 측은 “지역신문은 민주주의 필수재”라며 “'읽히지 않기 때문에 더 지원한다'는 인식 전환
이 필요한 시점”이라 촉구했다.
언론재단은 11일 발간한 'KPF 미디어브리프'(김해영 언론재단 선임연구위원)에서 지역 주민에 대한 지역신문 인식 조사 결과를 공개했다. 지난 9월 서울을 제외한 전국의 만 19세 이상 성인 1000명을 대상으로 조사했으며 응답자의 지역별 비중은 수도권 32.6%, 광역시 25.2%, 중
소도시 27.6%, 군 지역 14.6% 등이다.
지역 언론에 대한 재정 지원 확대에는 응답자의 42.3%가 동의해, 동의하지 않는다(19.7%)는 응답률의 두 배 이상으로 나타났다.
▲지역 언론 재정 지원 찬반. 사진=한국언론진흥재단 KPF 미디어 브리프
2025년 11월호
지역 언론을 지원해야 하는 이유로는 응답자 60.4%가 '지방정부에 대한 감시와 조정'을 1순위로 꼽았다. 이어진 지원 이유별 응답률은 '지역 균형 발전' 59.9%, '지역경제 활성화' 58.7%, '일자리 창출' 57.5%, '지역 여론 다양성 확보' 5
5.2%, '지역문화 보존' 54.5%, '지역 고령층의 정보 이용' 53.3%, '지역 정보 격차 해소' 51.4% 순이다.
지역 언론의 가장 중요한 기능으로 '특화된 지역 정보 전달'(35.0%)과 함께 '지방자치 감시'(21.2%)가 우선순위로 꼽힌 점도 주목할 만하다. 전국 단위 언론과 차별화된 정보가 필요하다는
의미에 더해, 지역주민이 권력 감시를 지역언론의 핵심 역할로 보고 있음을 의미한다는 설명이다.
▲지역 언론의 가낭 중요한 기능. 사진=한국언론진흥재단 KPF 미디어 브리프 2025년 11월호
지난 일주일간 종이로 발행되는 지역신문으로 지역 뉴스를 이용한 응답자는 32.7%로 지난해 언론 수용자 조사의 종이신문 열독률(9.6%)보다 3배 넘게 높았다. 지역 발전을 위해 지역신문이 필요하다'는 문항에는 39.2%가 동의했다. 지역별로 중소도시(45.3%)와 군 지역(39%)에서 지역 종이신문이 필요하다는 응답이 수도권(33.4%)보다 높다. 종이신문을 중요 매체로 꼽은 비율도 군 지역 11.6%로 전체 평균(7.3%)의 1.6배 수준이다.
연구진은 “서울 제외 지역에 한정한 온라인 패널조사 특성상 이용률이 높게 측정되었을 가능성이 있다”고 부연하는 한편 “디지털 접근성이 낮거나 고령층이 많은 지역에서 종이신문이 여전히 중요한 정보원으로 기능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고 풀이했다.
지역 언론의 지역 뉴스가 전국 단위 언론보다 신뢰할 만한지에 관한 질문에는 27.3%가 긍정, 14.2%가 부정 평가했다. 신뢰도는 광역시(35.7%)와 중소도시(29.3%)에서 높고, 중소도시(29.3%)나 군 지역(24.0%)에선 상대적으로 낮다. 이는 지역 언론 필요성은 인정하나 콘텐츠 질이나 객관성 등 개선 여지가 있다는 의미로도 해석됐다.
최근 해외 연구에선 지역신문이 사라진 지역에서의 심각한 부작용들이 확인되고 있다. 연구진은 “MIS Quarterly(2024) 연구에 따르면 지역신문 폐간 지역에서 연방 정부 부패 기소 건수가 7.32%, 피고인 수 6.04%, 혐의 수 6.80% 증가했다”며 “Review of Accounting Studies(2023) 연구는 보도량 감소 지역에서 주식 비정상 거래 비율과 감사 보수가 각각 7.8%, 4.3% 높았다고 보고했다”고 전했다.
국내 지역신문발전기금은 올해 기준 약 80억 원 규모, 전체 10% 이하 신문사에 해당하는 국내 우선지원대상사에 대해선 1억 원 남짓이 지원된다. 반면 스웨덴의 경우 언론보조금이 2021년 기준 약 1626억 원이고 이 가운데 75%가 신문 보조금이다. 캐나다는 언론사당 최대 15억 원 이상을 지원한다.
관련해 연구진은 “지역신문 지원 정책은 효율성이나 시장성과가 아닌, 주민 필요와 공적 가치 중심으로 접근해야 한다. 지역신문 이용률이 낮아질수록 더 적극적 지원이 필요하다”라며 “지역신문은 시장 경쟁 논리만으로는 존속하기 어렵다”고 강조했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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