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을 하루 앞둔 12일 광주 광덕고등학교에서 수험생들이 고사장을 확인하고 있다./이연상 기자
“수험표를 보고 떨렸던 마음이 선생님과 후배들 응원에 조금은 진정됐어요. 좋은 기운에 힘입어 시험 잘 치르고 오려구요.”
2026학년도 대학 수학능력시험을 하루 앞둔 12일 오전 8시께 광주 설월여자고등학교 3학년5반 교실. 책장을 넘기거나 펜을 끄적이는 소리만 간간이 들릴 뿐 고요했다.
수험생들은 하나라도 더 기억하겠다는 듯 그간의 시간과 노력
이 담긴 요약본과 오답노트 등을 보며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하는 모습이었다.
30분 후 교실로 담임교사가 무언갈 들고 들어오자 학생들은 “올 게 왔구나”라며 긴장한 표정을 지었다.
차례대로 수험표를 받은 수험생들은 각자의 시험장을 확인했다.
배부가 끝난 후 굳어있던 표정의 제자들을 향해 박영덕 담임교사는
“결과보다 노력했던 과정이 중요하다”며 “지금까지 달려오느라 수고 많았고 꿈꿔왔던 일들을 꼭 해내길 기도한다”고 말했다.
박 교사 외에도 설월여고 교사들은 ‘깜짝 영상’을 통해 제자들을 응원하며 용기를 북돋웠다.
1-2학년 후배들도 선배들을 위한 특별 이벤트를 선보였다. 운동장에 모여 하트 모양으로 대열을 펼친 이들은 흰
색과 분홍색 풍선을 들고 응원곡 ‘Butterfly’를 열창했다.
선생님과 후배들의 응원을 받고 교문으로 향한 수험생들은 설월여고만의 전통인 레드카펫을 걸으며 꽃으로 장식된 아치 가운데에서 ‘수능 대박 종’을 울렸다.
3학년5반 반장 김지은양은 “수험표도 받고 후배들의 응원을 들으니 진짜 실감난다”며 “열심히 준비한 만큼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이날 광주 대동고등학교에서도 고3 수험생을 위로하고 응원하는 행사가 펼쳐졌다.
오후 12시30분께 운동장에서부터 교문까지 도열해 있던 1-2학년 학생들은 선배들이 나오자 응원 문구가 새겨진 포스트잇 등을 흔들며 한목소리로 “화이팅”을 외쳤다.
고3 수능 응원을 위해 1년
가까이 준비해 온 대동고 밴드부는 운동장 한편에서 ‘한 페이지가 될 수 있게’, ‘나에게로 떠나는 여행’, ‘붉은 노을’ 등을 연주하며 축제 같은 분위기를 연출했다.
흥겨운 음악을 듣던 수험생들은 그동안 동고동락(?)해 온 친구들과 서로를 격려하며 훈훈함을 자아내기도 했다.
3학년 조서후군은 “후배들이 진심으로 응원해준 것 같아 고맙다”며 “후회 없이 마무리 하고 싶다”고 각오를 표했다.
오후 1시30분께 광주 광덕고등학교에선 내일 시험 볼 장소를 미리 확인하러 온 수험생들이 눈에 띄었다. 보안상의 이유로 닫혀 있던 출입문 바깥에 붙은 배치도를 보며 수험생들은 각자의 시험실 위치를 꼼꼼히 확인했다.
서석고 3학년 김사무엘군은 “수험표를 받을 땐 괜찮았는데, 막상 시험장을 와보니 떨린다”며 “목표로 하는 대학에 가기 위해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수험생 자녀와 함께 온 부모도 다수였다. 김은정(49)씨는 “열심히 준비한 만큼 좋은 결과가 있길 기대한다”며 “떨지 않고, 본 실력을 내길 바란다”고 아들에게 격려의 말을 전했다.
/서형우·윤찬웅·이연상 기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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