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명훈 & 원코리아오케스트라 공연…혼란에서 환희로 이어진 70분



공연을 마치고 관객에게 인사하는 정명훈과 원코리아오케스트라 (서울=연합뉴스) 임순현 기자 = 정명훈과 원코리아오케스트라가 19일 서울 롯데콘서트홀에서 베토벤의 '합창'을 연주한 뒤 관객에게 인사하고 있다. 2025.11.19 [email protected]


(서울=연합뉴스) 임순현 기자 = "모든 인간은 형제가 되노라"
지난 19일 서울 송파구 롯데콘서트홀에서 열린 세계적인 지휘자 정명 골드몽사이트 훈과 원코리아오케스트라의 베토벤 교향곡 9번 '합창'은 시민들에게 화합과 위로의 메시지를 전하는 '치유의 장'이었다.
'합창'은 1차 세계대전 종전 직후인 1918년 12월 31일 독일 라이프치히의 게반트하우스 교향악단이 연주한 뒤, 연말에 인류의 평화를 소망하는 공연의 상징이 됐다. 게반트하우스 공연 이후 '합창'은 1989년 독일 베를 바다이야기합법 린 장벽 붕괴 기념 공연이나 2010년 유럽 연합 창설 주창 60주년 기념 음악회 등 세계 곳곳에서 상징성이 큰 기념행사의 단골 레퍼토리로 여겨졌다.
한국에서는 2008년 당시 서울시립교향악단을 이끌었던 정명훈이 연말 무대에 올린 뒤로 한해의 마지막 무대에는 '합창'을 선보인다는 관행 아닌 관행이 생기기도 했다.
여러 차 릴게임꽁머니 례 공식 석상에서 "이 음악의 메시지는 형제애이며, 음악을 통해 한 마음이 될 수 있다는 것"이라며 '합창'을 극찬해 온 정명훈은 공연이 시작되자 터벅터벅 포디움에 오른 뒤 특유의 부드러운 카리스마로 1악장을 시작했다. 그는 무(無)에서 시작해 점점 형체를 이루는 서주 부분을 서서히 긴장감을 조이는 식으로 지휘했다.
2017년 '음악을 릴게임골드몽 통해 하나 되는 대한민국'을 모토로 정명훈이 창단한 원코리아오케스트라도 점층적으로 소리를 키워가는 식으로 마치 암흑 속에서 우주의 윤곽이 조금씩 드러나는 듯한 1악장의 이미지를 완성해냈다.
이어진 2악장에서 정명훈은 빠른 템포의 지휘와 날카로운 리듬을 통해 1악장에서 형성된 긴장감을 최고조로 끌어올렸다. 팀파니의 단호한 타격과 현악기의 강 알라딘릴게임 세 리듬이 맞물리면서 묵직한 에너지가 객석에 그대로 직격하는 듯한 무대가 완성됐다.



공연을 마친 뒤 담소를 나누는 원코리아오케스트라 단원들 (서울=연합뉴스) 임순현 기자 = 원코리아오케스트라 단원들이 19일 서울 롯데콘서트홀에서 베토벤의 '합창'을 연주한 뒤 서로 인사하고 있다. 2025.11.19 [email protected]


2악장까지 빠르게 치달은 공연은 3악장에서 한 템포 쉬어갔다. 오케스트라 단원들은 부드럽게 숨을 고르며 마치 시간이 느려지는 듯한 분위기를 자아냈다. 현악기의 유려한 레가토(음표를 부드럽게 이어서 연주하는 방식)와 목관악기의 따뜻한 응답이 이어지면서 앞선 두 악장에서 축적된 긴장이 서서히 해소됐다.
언제나 그랬듯이 이날 공연에서도 '합창'의 마지막 4악장이 공연을 절정으로 이끌었다. 바리톤 사무엘 윤이 '오 벗들이여, 이 선율이 아니오!'(O Freunde, nicht diese Tone!)라며 연주에 처음으로 목소리를 더하자 순식간에 공연장 공기가 바뀌었다. 여기에 사무엘 윤과 소프라노 박소영, 메조소프라노 김정미, 테너 황준호의 사중창과 국립합창단·안양시립합창단의 합창이 가세하자 공연장은 4악장의 부제처럼 '환희'로 가득 찼다.
정명훈은 마지막 코다(악장의 끝에 끝맺는 느낌을 강조하기 위해 덧붙이는 악구) 부분에서는 이미 축적된 에너지가 자연스럽게 폭발하도록 내버려 두는 식으로 연주를 마쳤다. 환희의 순간을 단순한 소음의 폭발이 아니라 과장 없이 담담한 음악적 성취에 도달하게 하려는 의도였다.
70분의 연주가 마무리되자 벅찬 감동에 휩싸인 객석에선 박수와 환호가 터져 나왔다. 관객의 호응이 좀처럼 잦아들지 않자 정명훈과 원코리아오케스트라는 4악장 피날레 부분을 다시 연주해 화답했다.



국립합창단과 안양시민합창단 단원들 (서울=연합뉴스) 임순현 기자 = 국립합창단과 안양시민합창단 단원들이 19일 서울 롯데콘서트홀에서 베토벤의 '합창'을 연주한 뒤 관객에게 인사하고 있다. 2025.11.19 [email protected]


'인류 찬가'로도 불리는 베토벤 합창 공연은 연말까지 다양한 오케스트라 연주로 계속된다. 서울시향이 다음 달 18∼19일 롯데콘서트홀에서 얍 판 츠베덴 음악감독의 지휘로 무대를 올린다. KBS교향악단도 정명훈의 지휘로 24일(고양아람누리), 27일(예술의전당 콘서트홀), 28일(세종예술의전당), 30일(세종문화회관 대극장) 네 차례 합창을 연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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