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경-국과수, 좌초 여객선 조사 20일 전남 목포부두에서 목포해양경찰서와 국립과학수사연구원 과학수사요원들이 전날 전남 신안군 족도에서 좌초됐다가 옮겨진 여객선 퀸제누비아2호의 파손 부분을 자로 재며 사고 조사를 하고 있다. 섬에 부딪칠 때 딸려 온 나뭇가지가 선체 옆에 걸려 있다. 목포=박영철 기자
[email protected] 전남 신안 앞바다에서 좌초한 여객선 퀸제누비아2호의 일등항해사가 사고 당시 휴대전화를 보느라 항로를 바꾸지 못한 것으로 드러났다. 선원의 부주의로 인한 인재(人災)에 무게가
골드몽게임 실리는 가운데, 광역해상교통관제센터(VTS)도 항로 이탈을 사전에 경고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돼 자칫 대형 사고로 이어질 뻔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20일 목포해양경찰서는 전날 오후 8시 16분경 승객과 선원 267명이 탄 퀸제누비아2호를 좌초시켜 승객 30여 명의 부상을 초래한 혐의(중과실치상)로 일등항해사 박모 씨(40
릴게임황금성 )와 인도네시아인 조타수(41)를 긴급 체포했다. 경찰에 따르면 박 씨는 전날 신안군 장산면 족도와 충돌하기 3분 전인 오후 8시 13분경 1.6km 떨어진 해역에서 항로를 도착지인 목포삼학부두 쪽으로 틀지 않고 시속 43km로 직진해 선체를 암초에 충돌시킨 혐의를 받는다.
경찰에 따르면 사고 당시 퀸제누비아2호는 자동항법장치로 움직였다.
릴게임하는법 박 씨는 초동 조사에서 “방향타가 작동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가 나중에 “휴대전화로 네이버 뉴스를 보는 등 잠시 한눈을 팔다가 운항을 수동으로 전환하지 못했다”고 번복한 것으로 알려졌다. 족도와 충돌하기 100m 전에야 충돌 위험을 알게 돼 항로를 미처 변경하지 못했다는 설명이다. 해경은 박 씨가 암초 등을 살펴볼 수 있는 레이다 장비가 있는 좌석에 앉았
한국릴게임 는데도 이를 사전에 알지 못한 경위를 조사 중이다.
해경은 사고 당시 선장 김모 씨(65)가 자리를 지키지 않은 이유도 조사하고 있다. 선원법과 이 여객선의 운항관리규정에 따르면 사고가 난 곳과 같은 좁은 수로에서는 선장이 선박 조종을 직접 지휘해야 하지만, 당시 김 씨는 조타실을 비운 상태였다고 한다. 김 씨는 중과실치상 혐의로 불구속
사이다쿨바다이야기게임 입건됐다.
퀸제누비아2호가 사고 발생 직전 약 3분간 통상 경로를 이탈해 무인도로 향했지만 VTS가 경고음을 울리지 않은 점도 문제로 지적된다. 퀸제누비아2호와 목포 VTS는 해당 해역에 들어섰을 때 관례로 교신한 것 말고는 연락한 기록이 없다. 목포 VTS는 사고 직후 박 씨의 신고를 받고 좌초 사실을 처음 알게 됐다. 119에는 승객이 먼저 신고했다.
한편 해경의 구조작전으로 승객과 선원은 사고 발생 3시간 10분 만인 19일 오후 11시 30분경 모두 구조됐다. 좌초 충격 여파로 30여 명이 경상을 입고 병원 치료를 받았다. 해경 관계자는 “사고 해역은 좁고 물살이 빠른 위험 구간이어서 운항에 각별한 주의가 필요했다”며 “과실을 밝히는 데 수사력을 집중하고 있다”고 말했다.
[신안 여객선 좌초]항해사, 폰으로 뉴스 보다가 충돌좁은 물길에선 ‘자동’보다 ‘수동’ 안전… 선원법엔 ‘선장이 직접 배 지휘’ 규정조타수 방향 틀지 않은 이유도 조사… 사고선박 4년새 6회 고장 운항 멈춰
19일 오후 8시 16분경 전남 신안군 장산면 족도에 좌초한 여객선 퀸제누비아2호 뒤편에서 해양경찰이 구조 작업을 벌이고 있다. 목포해양경찰서 제공
전남 신안군 무인도에 좌초된 2만6546t급 여객선 퀸제누비아2호 사고를 조사 중인 해양경찰은 20일 일등항해사로부터 “배를 자동으로 설정해 두고 뉴스를 보고 있었다”는 진술을 확보했다. 좁은 수역을 지날 때 직접 배를 지휘해야 할 선장은 근무 시간이 아니라는 이유로 조타실을 비운 것으로 확인됐다. 선박 안전을 총괄할 인력의 부주의와 안전 불감증이 빚은 전형적 인재(人災)라는 점이 해경 초기 조사에서 나타난 것이다.
● 위험 해역서 수동 운항 안해
해경 조사에 따르면 사고가 난 신안군 해역은 ‘천사(1004)의 섬’이라는 별칭처럼 무인도와 암초가 많고, 그사이 좁은 물길을 오가는 연안 여객선이 빈번한 곳이다. 이런 협수로에서는 안전을 위해 자동 조종장치를 사용하지 않고 선장이나 항해사가 지휘하고 조타수가 그에 따라 직접 수동으로 운전하는 것이 사실상 원칙이라는 게 해경과 전문가의 공통된 설명이다. 자동 조종장치는 완만한 운항에는 적합하지만, 급작스러운 방향 전환이 필요할 땐 대응이 늦어 좁은 물길에 맞지 않기 때문이다.
김황균 목포해양경찰서 수사과장은 브리핑에서 “명확한 규정은 없지만 협수로에서는 원칙적으로 (자동 조종장치를) 끄게끔 돼 있다. 수동으로 (조종)하게 돼 있다”고 했다. 박상원 전남대 해양경찰학과 교수도 “좁은 물길에서는 배가 움직일 수 있는 공간이 제한되기 때문에 조타수와 그를 지휘하는 항해사가 2인 1조로 직접 앞을 보면서 조종해야 한다”고 했다.
하지만 해경의 초기 조사 결과 일등항해사 박모 씨(40)는 사고 지점을 향해 자동 조타를 설정한 상태에서 수동으로 전환할 시기를 놓친 것으로 확인됐다. 그는 초기 진술에서는 “변침(방향변경)하는 시기가 늦었다. 수동으로 방향을 전환하려 했지만 방향타가 작동하지 않았다”고 했다가 이후 “자동 조종으로 놓고 휴대전화로 네이버 뉴스를 보고 있었다”고 번복한 것으로 확인됐다. 해경은 박 씨의 진술을 확인하기 위해 압수한 휴대전화를 포렌식할 예정이다.
사고 당시엔 인도네시아 국적 조타수(41)가 홀로 키를 잡았다. 그가 배가 경로를 벗어났는데도 방향을 틀지 않은 이유도 조사 대상이다. 업계에선 선원 인력난 때문에 외국인 조타수 비중이 늘고 있다고 한다.
● ‘직접 지휘’ 규정에도 선장은 조타실 비워
퀸제누비아2호 선장인 김모 씨(65)는 사고 당시 조타실에 없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김 과장은 “당시 선장은 근무 시간이 아닌 것으로 확인됐다”며 “좁은 물길을 지날 때는 (선장이) 규정상 조타실에 나와야 하는데 평소에도 나오지 않았던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선원법 9조 1항은 좁은 수로를 지날 때 선장이 직접 배를 지휘해야 한다고 규정한다. 휴식 시간에는 일등항해사에게 조종을 맡길 수 있지만, 좁은 수로를 지나거나 항구를 출입하는 등 선박에 위험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을 때는 직접 지휘해야 한다.
퀸제누비아2호 선사인 씨월드고속훼리가 해양수산부에 제출한 운항관리규정에도 ‘율도 부근 등 좁은 수로를 지나갈 때’에는 선장이 선박 조종을 직접 지휘해야 한다고 명시돼 있다. 사고 지점이 바로 율도 부근이다. 해경은 김 씨도 중과실치상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 경찰은 항해기록장치(VDR)와 폐쇄회로(CC)TV 영상 분석을 통해 정확한 사고 원인을 규명할 방침이다.
박 교수는 “사고 지점은 평소 사고가 거의 없었던 곳으로, 적절히 변침만 했어도 충분히 통과할 수 있는 구역”이라며 “당직 중 경계 유지, 좁은 수역에서의 수동 조타 등 기본 중 기본만 지켰어도 막을 수 있었던 사고”라고 지적했다.
● 사고 선박, 4년 새 6차례 고장
퀸제누비아2호는 취항 이후 최근 4년여간 6차례 고장으로 운항을 멈췄다. 2021년 12월 ‘비욘드 트러스트호’라는 이름으로 인천∼제주 항로에 처음 투입됐는데, 취항 46일 만에 엔진 고장으로 운항이 중단되는 등 고장이 반복됐다. 다만 2022년 10월과 지난해 2월 선박 검사에서는 별다른 이상 소견이 나오지 않았다. 올 1월 제주항 부두 접안 과정에서는 강풍으로 인해 부두와 접촉하는 사고도 발생했다. 중앙해양안전심판원 관계자는 “가벼운 접촉이라 정기적인 안전 점검만 진행했다”고 설명했다.
비욘드 트러스트호는 2014년 세월호 참사 이후 약 7년 8개월 만에 인천∼제주 항로에 투입된 여객선으로 주목받았다. 이후 선박 소유주는 변동됐다. 첫 취항 당시 운항사였던 ‘하이덱스 스토리지’에서 2023년 12월 씨월드고속훼리가 선박을 인수했고, 이번 사고 전까지는 목포∼제주 항로에서 운항했다.
전문가들은 이번 사고가 “규정을 지켰다면 일어나지 않았을 인재”라며 법령 보완과 반복 교육을 통한 안전의식 강화가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이윤석 한국해양대 해양경찰학부 교수는 “국내 연안 여객선의 안전 운항 규칙을 재점검할 필요가 있다”며 “이번 사고를 계기로 관련 법령을 손보는 계기가 돼야 한다”고 했다.
목포=이형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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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mail protected]권구용 기자
[email protected]목포=정승호 기자
[email protected]정동진 인턴기자 고려대 국어국문학과 졸업한채연 인턴기자 숙명여대 미디어학부 졸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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