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 서울 종로구 참여연대 느티나무홀에서 ‘쿠팡이 답하라! 노동자 잡는 야간노동, 무한속도 새벽 배송’ 집담회가 열리고 있다. 연합뉴스


쿠팡의 새벽배송을 둘러싼 사회적 논란이 커지고 있는 가운데, 새벽배송에 투입되는 물류센터·배송센터·택배기사들이 한자리에 모였다. 이들은 노동자 건강권 보장을 위한 야간노동 규제 필요성을 강조하면서, 쿠팡이 책임있는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쿠팡 노동자의 건강과 인권을 위한 대책위원회, 택배노동자 과로사 대책위원회, 한국노동안전보건연구소는 14일 오전 서울 종로구 참여연대에서 ‘노동자 야마토게임방법 잡는 야간노동 무한속도 새벽배송, 노동자·소비자·사회단체 집담회’를 열었다. 여기에는 쿠팡에서 주문한 물건이 이른 아침 고객의 집 앞에 배송되기까지, ‘보이지 않는 컨베이어벨트’ 역할을 하는 야간노동자들의 증언이 잇따랐다.
물류센터, 11시59분까지 주문, 0시59분까지 마감

쿠팡에서 주문한 물건 야마토게임장 의 대부분은 쿠팡의 자회사인 쿠팡풀필먼트서비스(CFS) 물류창고 100여곳에서 출발한다. 물류센터에서 일하는 이들은 상품 입고와 재고조사를 하거나, 고객이 주문한 상품을 골라 포장한 뒤 배송을 위해 분류하고 적재하는 일을 맡는다. 시에프에스의 직원 5만여명 가운데 30%가 매일 근로계약을 체결하는 일용직노동자다. 근무조는 상온 물류센터는 주간(오전 8시~오 사이다쿨 후 6시)과 오후(오후 6시~새벽 4시)로, 신선센터는 주간(오전 8시~오후 5시), 오후(오후 5시30분~새벽 2시30분), 심야(밤 9시~새벽 6시)로 구분된다.

물류센터에서 일하는 노동자들은 새벽배송을 위한 야간노동의 노동강도가 매우 높다고 주장한다. 쿠팡은 전날 밤 11시59분까지만 주문해도 다음날 새벽에 배송하 릴게임 는데, 마감을 위한 스트레스가 심각하다는 것이다. 정성용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전국물류센터지부장은 “쿠팡 인천물류센터는 새벽배송을 위한 마감을 밤 9시5분과 10시5분, 0시59분 세차례 진행한다”며 “밤 11시59분까지 이뤄진 주문을 0시59분 마감조는 한시간 안에 모든 것을 처리해야 해 노동강도가 매우 높다”고 했다. 그는 이어 “로켓프레시 물량을 처리 릴짱릴게임 하는 신선센터는 오후 5시30분에 출근해 저녁 7~8시께 저녁식사를 한 뒤 새벽 2시30분까지 제대로 된 휴게시간 없이 일하고 있다”고 했다.
시에프에스는 노동강도가 더 센 야간 노동자(오후조)의 시급을 주간 노동자보다 적게 주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물류센터지부가 공개한 시에프에스의 문건을 보면, 한 쿠팡 물류센터에서 집품·분류·적재업무를 하는 주간 노동자들의 시급은 1만1380원이지만, 야간근무가 포함된 오후조의 시급은 1만810원으로 500원 남짓 높았다. 이에 대해 시에프에스 쪽은 한겨레에 “야간근로수당을 포함한 임금 총액은 오후조가 훨씬 많다”며 “주간조 지원자가 상대적으로 적어 주간조 시급을 높게 책정하고 있다”고 밝혔다.
배송센터(캠프), 마감 압박에 모두가 ‘성난 사람들’

물류센터를 출발한 물건은 각 지역별로 산재돼있는 배송센터(캠프)에 도착한다. 이 배송센터를 운영하는 곳은 쿠팡로지스틱스서비스(CLS)다. 상품들을 택배기사별로 구분하는 일을 하는 것이 ‘헬퍼’로 이들 역시 일용직이 대부분이다. 서울의 한 캠프에서 저녁 6시30분부터 다음날 새벽 1시30분까지 1년 반 동안 헬퍼와 조장으로 일했던 조혜진씨는 “밤새 작업을 하다보면 플라스틱 병뚜껑을 못딸 정도로 손가락 관절통이 심각했다”고 했다.

조씨가 이렇게 고강도 노동을 할 수밖에 없었던 이유 중 하나는 계속 소리를 지르며 작업을 독촉하는 관리자들 때문이었고 그 배경에는 마감 압박이 있다. 캠프에서 택배기사별 분류작업이 제때 이뤄지지 않으면, 아침 7시까지 택배기사들이 고객이 주문한 물품을 전달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그는 “사람들이 다들 화가 가득차 있었다. 새벽배송의 속도 압박은 작업장 내에서 관리자가 헬퍼를 계속 감시·통제·압박하게 만든다”며 “관리자들이 고성으로 야단을 치고, 모욕과 수치를 느끼게 한다”고 했다.
분류 작업, 프레시백에 늘어나는 노동시간

택배기사가 배송할 수 있도록 캠프 헬퍼가 물건을 분류하지만, 이 분류가 완벽한 것은 아니다. 헬퍼가 분류한 것은 비슷한 경로를 배송하는 택배기사들의 물건이 섞여 있어, 마지막 분류작업을 택배기사들이 해야 한다. 민주노총 전국택배노동조합이 지난달 택배기사 679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조사 결과를 보면, 야간고정 배송기사는 하루 평균 9.7시간을 근무하는데, 분류작업에 소요되는 시간은 평균 2.6시간으로 나타났다.

평균 0.9시간이 소요되는 프레시백 회수·세척·정리·반납 작업도 택배기사의 업무다. 프레시백 회수·반납 실적은 택배기사 서비스 평가지표에 반영돼, 배송단가나 택배기사 계약갱신에도 영향을 미친다.
이같은 부수적인 업무에다 늘어나는 배송물량에 따른 ‘다회전 배송’이 노동자들의 노동시간을 늘리고 있다는 것이 택배노동자의 말이다. 특히 새벽배송 택배기사들은 고강도 노동에 ‘야간고정’ 근무를 하기 때문에, 건강에 미치는 영향도 크다. 고용노동부의 ‘뇌심혈관질환 업무상질병 판단기준’은 밤 10시~새벽 6시의 야간시간은 근로시간을 30% 가산한다. 이같은 방식으로 계산하면, 야간 택배기사들은 주 5일을 일해도 주 60시간, 주 6일 근무때는 72.6시간이 된다. 뇌심혈관 질환 판단 기준은 12주 평균 근무시간이 60시간을 넘길 경우 업무와 질병의 관련성이 높다고 판단한다.
“야간노동 규제 꼭 필요하다”
쿠팡 노동자들은 야간 노동에 대한 규제가 꼭 필요하다고 입을 모으면서, 새벽배송 규제 관련 논의가 택배기사와 소비자, 또는 택배기사와 물류센터 노동자를 ‘갈라치기’ 하는 모습에 우려를 드러냈다. 중요한 책임은 쿠팡에 있는데도 노-소, 노-노 갈등 양상으로 이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최근엔 택배기사의 과로사가 주간에 더 많이 발생한다는 이유를 들어, 새벽배송 규제 ‘무용론’이 등장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에 대해 한선범 택배노조 정책국장은 “1~2차 택배 사회적 합의 이후 주간 택배기사들의 노동시간은 60시간 아래로 떨어지는 등 노동시간이 감소하고 있다”며 “위험성이 높은 야간고정노동을 유지하면서 아무런 대책을 내놓지 않고 있는 쿠팡에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말했다. 정성용 지부장도 “새벽배송 주문 마감시간을 한시간만 앞당겨도 물류센터·캠프·택배노동자 모두 야간노동이 줄어들 수 있다”며 “야간노동을 줄일 수 있는 방법을 가장 잘 알고 있는 쿠팡이 비용 문제를 이유로 아무런 대책을 내놓지 않고 있는 것”이라고 했다.
정부의 책임도 제기된다. 유청희 한국노동안전보건연구소 활동가는 “다른 국가들과 국제기구는 야간노동의 건강영향을 인식하고 되도록 줄이려고 하며, 불가피한 경우 최대한 노동자의 건강을 보장하는 방향을 취하고 있다”며 “불안정 노동자들이 야간노동으로 내몰리는 만드는 현실에 대해서 쿠팡과 정부가 답해야 한다”고 했다.
박태우 기자 [email protected] 기자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