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청각장애가 있는 첼리스트 박관찬 씨와의 인연으로 함께 연주회를 준비하게 됐다. 나는 박관찬 씨가 무대에서 사용할 PPT를 만들어 주는 일과, 리플렛을 디자인하는 일, 웹디자인을 맡게 됐다. 박관찬 씨의 연주회를 함께 준비하면서 가장 깊게 느낀 점은, 한 사람이 무대에 서기까지 얼마나 다양한 사람들이 조용히, 그러나 매우 중요한 역할을 수행하고 있는가였다.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많은 일자리가 자동화되고 기계가 사람의 역할을 대체하는 듯 보이지만, 실제로 첼로공연이라는 현장은 온전히 '사람의 자리'로 이루어져 있었다.
박관찬 씨는 시력이 좋지 않아 가까운 것만 희미하게 볼 수 있고, 청각
야마토연타 정보 또한 전혀 제공받을 수 없다. 그렇기 때문에 공연장이라는 공간은 늘 낯설고 예측하기 어려운 장소가 된다. 그럼에도 그가 안정적으로 무대에 설 수 있는 이유는, 수어 통역사, 문자통역가, 사회자, 피아니스트, 사진·영상 담당자, 그리고 현장 운영을 돕는 스태프들이 각자의 자리에서 정확하고 섬세하게 역할을 다해주기 때문이다. 이들은 장애인을 위한 '배려
야마토릴게임 자'가 아니라, 공연을 함께 만들어가는 동료이자 팀원들이었다.
사회자가 앙코르가 있다고 알려주는 장면, 그들의 옆에는 수어통역사가 있다. ⓒ이관석
무대 밖에서는 특히 사진작가의 역할이 빛났다. 박관찬 씨는 공연 중
릴게임바다이야기 관객의 표정이나 객석의 분위기를 직접 보기 어렵기 때문에, 공연이 끝난 뒤 사진을 통해 그날의 감정과 흐름을 확인한다. 사진은 단순한 기록이 아니라, 그에게 공연을 이해하고 기억하게 해주는 또 하나의 감각 통로였다.
무대 위에서는 수어 통역과 문자통역의 역할이 돋보였다. 그들은 공연 내용을 다양한 특성을 가진 관객에게 전달하는 역할을 넘어
야마토게임예시 , 연주자인 그가 무대 상황을 전체적으로 파악할 수 있게 하는 중요한 언어적 환경이 되어주었다. 또한 다양한 의사소통 방식이 자연스럽게 공존하는 모습은 관객에게 소소하지만 강력한 장애인식개선의 장면이 되기도 했다.
이렇게 다양한 전문가들이 함께 만드는 하나의 공연은, '장애인은 도움을 받아야 한다'는 오래된 관점이 아니라 '충분한 지원이
골드몽릴게임릴게임 마련되면 누구든 자신의 역할을 해낼 수 있다'는 사실을 분명하게 보여주었다. 지원이란 양보나 시혜가 아니라, 모두가 기능하도록 환경을 설계하는 일임을 다시 확인하게 했다.
무엇보다 인상적이었던 점은, 이 다양한 직업군이 모여 하나의 공연을 완성하는 과정이 '사람 중심의 일자리'가 무엇인지 아주 선명하게 보여주었다는 것이다. 자동화의 시대에도 여전히 기계가 대체할 수 없는 영역-세심한 감각, 관계 맺기, 협력, 감정의 나눔-이 바로 이런 자리들이었다. 박관찬 씨의 연주는 그래서 더 깊고 소중했다. 오랜 시간 지켜본 그의 연주는 느리지만 단단하게, 꾸준히 성장해왔다. 그는 자신의 속도로 음악을 이어가고, 지원팀은 그 음악이 세상과 만날 수 있도록 다리를 놓아주었다.
결국 한 사람의 연주를 가능하게 한 모든 사람의 '일', 그리고 '마음'이 모여 Sincerely 공연은 완성되었다. 이 과정은 장애인을 지원하는 것이 '도와주는 자리'가 아니라, 서로의 삶을 연결하고 확장시키는 공동작업이며, 그것은 우리가 인간이기에 가능한 영역임을 다시 한 번 깨닫게 했다. 박관찬 씨의 무대는 그 사실을 가장 아름다운 방식으로 보여준 순간이었다.
그러나 아직도 우리 사회는 장애와 함께 살아가는 일을 낯설고 멀리 있는 것으로 여긴다. 특수학교 설립은 지역에서 기피되고, 여전히 장애통합어린이집에서는 비장애 자녀 부모가 장애아와 분리된 반을 요구한다. 선의의 마음으로 봉사를 기꺼이 하겠다는 사람들도 정작 일상에서 장애인과 함께 살아가는 일에는 주저하는 모습이 여전히 존재한다.
박관찬 씨의 공연리플릿 중 일부, 뒷면에 함께 한사람들의 명단이 기재돼 있다. ⓒ박현주
하지만 박관찬 씨의 공연을 가능하게 한 이들의 일은 우리에게 분명한 메시지를 던진다. 장애인과 함께 만들어가는 일은 특별한 선행, 재능의 나눔, 베품이 아니라, 사람이 사람에게 기대어 살아가는 가장 본질적인 '일'이라는 것. 이는 기술로 대체할 수 없는 영역이며, 인간의 일이 가장 인간답게 유지되는 지점이다.
답은 분명하다. 장애와 비장애를 구분해 책임을 떠넘기는 사회가 아니라, 서로가 기능할 수 있도록 환경을 만들고 함께 일하는 사회. '장애'라는 말로 경계를 긋는 대신, 사람의 일을 중심에 두는 사회.
이번 공연은 그 답을 음악과 사람의 손길로 보여준 작은 증명이었다. 그리고, 이 증명은 앞으로 우리가 어떤 세상을 만들어야 하는지 조용하지만 강하게 말해주고 있다.
*칼럼니스트 박현주는 유아특수교육을 전공해 특수학교에서 근무했다. 결혼과 출산을 겪으면서, 내 아이를 함께 키우고 싶어 어린이집을 운영하게 됐다. 화성시에서 장애통합어린이집을 운영하고 있으며, 부모님들과 함께 꿈고래놀이터부모협동조합을 설립하는 데 동참해, 현재 꿈고래놀이터부모협동조합에서 장애영유아 발달상담도 함께 하고 있다. 다양한 아이들을 키우는 일, 육아에서 시작해 아이들의 삶까지, 긴 호흡으로 함께 걸음으로 서로의 고민을 풀어내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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