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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기동물 보호소에서 안락사된 동물 사체를 수의학 연구와 교육에 제공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 동물보호법 일부개정법률안이 발의되면서 논란이 거세다. 동물법 전문 변호사 등은 법 취지에는 공감하지만 현재 보호소 운영 상황을 감안할 때 안락사 남용 등으로 이어질 우려가 크다고 말한다.
이성윤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지난 6월 보호소에서 안락사시켜 발생한 사체를 폐기물관리법 또는 장묘시설을 통해 처리해야 한다는 동물보호법 제46조 제3항에 '수의학 연구 및 소득처분 교육에 제공하는 경우는 제외한다'는 내용을 추가하는 동물보호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①실험에 이용되는 수를 줄이고 ②수의대 학생들에게 경험을 제공하며 ③유기동물 사체에 지출되는 비용을 줄인다는 취지다.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전문위원이 제출한 농해수위 검토보고서에 따르면 대한수의사회는 "국내 수의대의 수의해부학 실습 관련 사체 수급이 어 수협은행 렵고, 수의사 평생 임상 교육에서도 임상실습을 위한 사체가 필요한 상황"이라는 의견을 냈다.

실험동물 줄이자는 3Rs 원칙에 위배



통합 전 창원 유기동물 보호소의 내부 모습. 동물공감연대 제공


심즈3직장 하지만 동물단체들과 동물법 전문 변호사들은 시기상조라고 지적한다. 동물 사체 제공이 동물의 존엄성을 훼손하거나 안락사 남용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 때문이다.
동물권연구변호사단체 피앤알(PNR)은 개정안이 동물 사체를 효율적으로 재활용돼야 할 물건으로 취급해 동물의 생명체로서의 존엄과 고유 가치를 크게 훼손한다고 비판했다 서울주택가격 . 더욱이 유기동물을 대상으로 실험을 금지하는 동물보호법 제49조 제1호의 입법 취지와도 맞지 않는다는 것이다.
더불어 실험에 이용되는 동물의 수를 늘리는 데 목적을 둬 3Rs(대체, 감소, 개선) 원칙에 전적으로 반하며, 동물의 보호 및 입양을 목적으로 하는 동물보호센터의 본래 취지에도 위배된다고 봤다. 또 사체의 활용 가능성을 제시해 나 주의 도움 받고자 안락사의 당위와 타당성을 부여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박주연 변호사(PNR 이사)는 "연구 및 실험에 이용될 사체를 공급할 목적으로 안락사를 시행하는 동물보호센터가 발생하지 않을 것이라 보장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실제 전북 정읍시 유기동물 보호소에서 동물병원을 운영하는 동물용 의약품 개발사로 입양된 개 3마리 가운데 2마리가 안락사된 뒤 카데바(해부 실습용 사체)로 이용됐다는 의혹이 제기(본보 9월 8일 보도)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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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체 모형 적용 등에 대한 고민이 먼저



서울대 수의대 학생들이 수의임상실습용 개 모형으로 실습을 하고 있다. 황철용 서울대 수의대 교수 제공


개발사를 경찰에 고발한 동물보호단체 비글구조네트워크의 법률 대리를 맡은 권유림 변호사(동물의 권리를 옹호하는 변호사들 대표)는 "취지는 이해하지만 유기동물의 공고기간마저 보장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며 "현재 보호소 내 자연사, 안락사를 감시할 수 있는 제도 자체가 부재한 상황에서 건강한 개체를 제공하기 위해 안락사를 시행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박정윤 올리브동물병원장도 "동물보호소가 지금도 제대로 운영되지 않고 있는 상황에서 유기동물 사체를 실습용으로 쓰는 부분만 허용한다는 것은 말이 되지 않는다"며 "수의대는 3Rs에 앞장서서 대체 모형 활용방안 등을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 원장은 "이번 개정안은 동물을 어떻게 대우해야 하는가에 대한 혼란만 키울 뿐"이라며 "지식 습득을 위해 동물을 쓰는 것이 정당한가부터 신중하게 고민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동물 실험 관계 부처인 농림축산식품부는 개정안의 취지는 타당하지만 사체 제공의 목적·대상·절차·윤리 기준 등을 명확히 해야 하며, 이를 위해 충분한 준비기간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내놨다. 농식품부 동물복지정책과 관계자는 "궁극적으로 동물실험을 줄이려면 대체시험법 개발·보급과 필요한 장비를 위한 예산 지원 등도 함께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고은경 동물복지 전문기자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