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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기후테크’로 뜨거워진 지구를 식힐 수 있을까요? A. 기후테크는 기후변화를 완화하기 위해 개발·사용하는 모든 기술과 산업을 포괄하는 용어입니다. 기후위기가 전 세계 의제로 등장한 2010년 이후 본격화한 기후테크를 바라보는 시각에는 기대와 비판이 공존했습니다. 기술 발전이 기후위기 대응과 새 산업 발전에 기여할 거란 긍정적 시각도 있었지만, 다른 한편에선 기술에 대한 과신이 기후위기의 근본 원인인 화석연료 의존과 과잉 소비를 외면하게 만든다는 비판도 뒤따랐죠. 실제로 그간 기후테크라 하면 대체로 기업 활동에서 발생한 탄소를 포집한다거나 오염원 발생이 적은 에너지원을 운 지원내용 영하는 데 초점이 맞춰졌습니다. ‘기술 발전으로 기후위기를 해결할 수 있다’는 기술중심론적 사고를 담고 있죠. 그러나 산업적 접근이 아닌, 인간의 행동 변화에 집중하는 기후테크도 속속 등장하고 있습니다. 지난달 25~27일 부산 벡스코에서 열린 기후산업국제박람회에서 만난 ‘지구를 식히는 기후테크’ 몇 가지를 소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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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25~27일 부산 벡스코에서 열린 기후산업국제박람회에서 한 관람객이 ‘발전형 자전거’인 ‘사이러스 바이크’를 체험하고 있다. 옥기원 기자 [email protected]


■ 자전거 페달 굴려 교실 불 밝혀 창원 반림중학교 김아무개군은 지난 두 달간( 국가학자금대출신청 5∼6월) 30시간 동안 학교 강당에 설치된 ‘발전형 자전거’ 페달을 굴렸습니다. 자전거와 연결된 발전기를 돌려 전기를 생산하는 이 ‘사이러스 바이크’를 타면서 김군이 생산한 전기량은 약 3000Wh. 교실을 밝히는 엘이디(LED, 20W 기준) 전등을 약 150시간 켤 수 있는 양이었습니다. 이렇게 전기를 생산한 대가로 김군은 ‘포인트’를 받았는데, 이를 월복리계산법 3만원어치 편의점 쿠폰으로 바꿔 친구들과 과자 파티를 했습니다. 전기 생산 원리를 실내 운동에 접목시키고 여기에 보상 체계까지 만든 것인데, 그 결과 체육 시간에 자전거를 타겠다는 줄이 이어졌습니다. 하철웅 사이러스 바이크 개발자는 이 제품을 “사용자가 운동하며 보상까지 받을 수 있는 참여형 탄소중립 솔루션”이라고 소개했습니다. “콘센트만 꽂으면 화석연료 이율 높은 적금 로 만든 전기를 쉽고 싸게 사용할 수 있는 환경에서 체험형 자전거를 통해 전기의 소중함을 느끼게 하는 것만으로 기후대응 선순환 구조를 만들 수 있다”고 개발 취지를 설명했습니다. 하 대표는 “많은 학교와 공공기관, 운동시설(헬스장)에 이 자전거가 들어가길 꿈 꾼다”고 말했습니다. 미래세대인 학생들이 직접 깨끗한 전기를 만드는 과정을 경험하면서 탄소감축을 고민하길 바라는 마음을 담았답니다.



태양이 위치에 따라 각도를 바꾸는 ‘추적형 태양광’이 설치된 논에서 농민이 벼를 수확하고 있다. 파루솔라 제공


■ ‘해바라기’ 태양광 발전 태양광 패널이 해가 뜬 위치를 따라 스스로 각도를 조절합니다. 이른 아침 해가 뜨는 동쪽을 향했던 패널이 한낮에는 하늘을 정면으로 올려다본 뒤 오후가 되자 자연스럽게 서쪽을 향해 방향을 틀었습니다. 미래형 태양광 기업인 ‘파루솔라’의 송금석 연구소장은 햇빛을 최대한 흡수하기 위한 ‘추적형’ 태양광 기술을 소개하며 “한 방향만 보는 ‘고정형’보다 발전량을 30% 늘릴 수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보통 고정형 태양광은 햇볕이 가장 뜨거운 정오 시간대를 중심으로 많은 전기를 생산하지만 추적형 태양광은 일출부터 일몰까지 패널 각도를 바꿔가면서 최적의 발전량을 유지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송 소장은 이 기술이 “일정 시간대에 집중된 태양광 발전의 간헐성을 극복하기 위해 고민한 결과”라고 말했습니다. 전남 해남단지에서 실증해본 결과, 추적형 태양광의 겨울 발전량(12~2월, 월평균 1만2097kW)이 고정형의 여름 발전량(6~8월, 월평균 1만1029kW)을 넘어섰다는 근거도 제시했습니다. 계절에 상관없이 해만 뜬다면 최대한의 발전량을 확보할 수 있다 합니다. 화석발전 등 에너지 부문에서 국가 전체 탄소 배출량의 80%가 발생하는 상황에서 이 추적형 태양광처럼 발전 효율을 높이는 기술이 더해지면 에너지 전환을 이룰 수 있단 기대가 커지고 있습니다. 송 소장은 “국토가 좁은 우리나라 특성상 논밭에 추적형 태양광을 설치하면, 그늘이 발생하는 고정형과 달리 농작물에게도 햇빛을 효율적으로 벌어줘 태양광 설비가 없는 논밭에 견줘도 80% 가까운 수확량도 기대할 수 있다”고도 덧붙였습니다.



그린플로 임팩트를 통해 고객이 구매한 로션이 제조·사용·폐기 모든 과정에서 발생하는 탄소배출량을 측정할 수 있다. 오후두시랩 누리집


■ 내가 산 로션 1개의 탄소량은 얼마? “눈에 보이지 않는 탄소배출량을 숫자로 볼 수 있다면 기후변화 속도를 늦출 수 있지 않을까요?” 기후테크 스타트업 ‘오후두시랩’의 김신석 이사는 자사의 탄소 측정 솔루션을 “감기에 걸린 지구의 체온을 재는 일”이라고 소개했습니다. 인류의 탄소 배출 현상을 정확한 숫자로 번역하려는 노력 자체가 뜨거워진 지구를 식히는 탄소감축법이 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온라인 누리집에서 오후두시랩이 만든 ‘그린플로 비즈니스·임팩트’ 서비스를 사용해보니, 클릭 몇 번으로 특정 기업 활동의 탄소 발생량을 계산하고 내가 구매한 상품이 생산·운송·폐기 모든 과정에서 환경에 얼마나 영향을 미치고 있는지 분석할 수 있었습니다. 탄소발자국을 정량화하는 국제표준(ISO 14067)에 근거해 인공지능을 통한 데이터 분석으로 가치사슬 전 과정의 온실가스 배출량을 측정하는 방식입니다. 김 이사는 “기후대응을 위해 모든 인간 활동에 탄소가 배출된다는 걸 의식하는 게 중요하다”면서 “탄소 사각지대에 있는 작은 기업과 소상공인, 개인이 함께 참여하는 탄소 감축 생태계를 만드는 게 최종 목표”라고 말했습니다. 옥기원 기자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