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화 삼십팔 일 만에 사랑의 끈을 놓아버린어제 그 꽃 한 송이가 책상 위에 떨어져 있다사람의 손바닥 위에 자기 손을 포갠 듯
꽃은 꽃의 길, 사람은 사람의 길막바지 이르러서도 갈래갈래 헤매던 길부릅뜬 물음표 하나가 한 달 넘게 버티며
저토록 이승의 끈은 꽃들에게도 질긴 거!미연소 까만 숯덩이, 가슴 속에 까만 흉터사흘 째 거꾸로 매달려 타던 속을 보인다
철창에 갇혀 살아도 철창 밖을 넘나드는떨어져 죽어서도 하늘 향해 가슴을 내민오늘밤 너의 유언이 꽃보다도 곱구나
산 자와 죽은 자를 종잇장 하나로 갈라 세우는,선악과 훔쳐 먹고 에덴의
바다이야기예시야마토게임 동쪽을 떠돌다 와서화분에 떨어진 꽃이 詩의 꽃을 피운다
모세관 길을 따라 하늘과 땅을 이으며한 방울 수액을 건져 천세만세 누렸으니마지막 동아줄 놓고 꽃송이가 잠들다
부엽토 한 줌에서 최상의 꽃을 빚고거꾸로 매달려서 최상의 언어를 빚는, 너에게서 또 본다
썬 캡 푹 눌러쓰고 양팔간격 거
골드몽릴게임 리를 재며잠깐 왔다 잠깐 떠나도 내 가슴엔 영원한 꽃눈 코 입 동그란 여인이 백년 갈 듯 웃더니…
숨 멎은 꽃을 두고 한 달 남짓 함께 마르다"싹둑" 꽃대를 따서 책갈피에 뉘었던 밤세 자매 코 고는 소리를 꿈길 너머 들었다.
/2009년 고정국 詩
#시작노트
"세상 모든 기다림이 세상
골드몽사이트 모든 꽃이었음을/세상 모든 꽃들이 세상 모든 아픔이었음을/아파도 다 지키는 것이 사랑이고 꽃인 걸//거짓말 않기 위해 사랑하지 않으리라/질투하지 않기 위해 사랑하지 않으리라/골똘히 장고長考를 접고 향기마저 거두는//한 송이 풍전등화 스위치가 내려지고/수그린 모가지에 검은 빛이 서리면서/천만 근 꽃의 침묵이 무덤처럼 놓이고…"
이처럼 꽃은
황금성오락실 기다림의 언어이면서 아픔의 언어라는 것을 이 난의 소등을 쓰는 과정에서 헤아리게 되었습니다. 꽃은 활짝 피어있을 때보다 시들어 낙화하는 과정에서 더 심각한 낱말들을 전해 듣습니다. 이처럼 관찰을 통해서 자연 가까이 귀를 기울이면 아직까지 한 번도 꺼내보지 못한 낱말들이 나를 향해 꼬리를 치는 강아지처럼 다가왔던 것입니다.
저 역시 나이
모바일바다이야기하는법 를 먹으면서 체내 근육이 감소는 물론 시력과 청력이 쇠약해졌습니다. 그러나 이 관찰일기를 쓰면서 주변 초목이나 자연물들을 통해 상당한 어휘력을 키울 수 있었음을 고백합니다. 우리 삶에 있을 법한 사연들을 꽃의 언어를 빌려 옮겨보는 것이야말로 관찰일기과정의 커다란 소득이라 하겠습니다.
#고정국
▲ 1947년 서귀포시 남원읍 위미 출생▲ 1972~1974년 일본 시즈오카 과수전문대학 본과 연구과 졸업▲ 1988년 《조선일보》 신춘문예 당선▲ 저서: 시집 『서울은 가짜다』 외 8권, 시조선집 『그리운 나주평야』. 고향사투리 서사시조집 『지만울단 장쿨레기』, 시조로 노래하는 스토리텔링 『난쟁이 휘파람소리』, 관찰 산문집 『고개 숙인 날들의 기록』, 체험적 창작론 『助詞에게 길을 묻다』, 전원에세이 『손!』 외 감귤기술전문서적 『온주밀감』, 『고품질 시대의 전정기술』 등▲ 수상: 제1회 남제주군 으뜸군민상(산업, 문화부문), 중앙시조대상 신인상, 유심작품상, 이호우 문학상, 현대불교 문학상, 한국동서 문학상, 한국해양문학상 등▲활동: 민족문학작가회의 제주도지회장 역임. 월간 《감귤과 농업정보》발행인(2001~2006), 월간 《시조갤러리》(2008~2018) 발행인. 한국작가회의 회원(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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