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정부 출범 직후부터 대북정책 주도권을 놓고 벌어지기 시작한 이른바 동맹파와 자주파의 갈등이 표면화하면서, 한미 양국이 북핵 등 대북정책 조정을 위해 16일 개최한 회의에 통일부가 불참하는 볼썽사나운 사태로까지 번졌다. 회의 명칭도 ‘제2의 한미워킹그룹’이라는 통일부 비판에 ‘한미정상회담 조인트팩트시트 후속 협의’로 변경됐다. 문재인 정부 때 한미워킹그룹에 대해 북한 김여정은 “친미사대 올가미”라고 비난한 바 있다.
통일부는 주한 외교단을 초청해 별도의 행사를 가졌다. 통일부의 남북대화 및 교류협력 주도 방침을 밝히면서 “필요한 부분은 미국 국무부와 협의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했 오리지널바다이야기 다. 독자적인 대북정책 협의 라인을 만들겠다는 것이다. 이에 앞서 임동원 등 전 통일부 장관 6명은 “외교부에 대북정책을 맡길 수 없다”는 공동성명으로 통일부를 거들었다. 이런 현상은 단순히 외교부·통일부 주도권 다툼 차원을 넘어 외교안보 정책의 근간을 흔든다는 점에서 문제가 심각하다. 북핵 제재를 남북관계보다 앞세울 것인가, 병행할 것인가, 북핵 문제를 오리지널골드몽 놔두고 대북 협력을 추구할 것인가, 이를 둘러싼 이른바 동맹파·자주파 충돌이 각자 내 길을 간다는 황당한 지경으로 비화한 것이다.
이런데도 대통령실은 즉각적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위성락 국가안보실장이 “원 보이스를 내도록 노력하겠다”고 했지만, 정작 위 실장 교체설까지 나돈다. 이 대통령이 이런 상황을 방치한다면, 안보 정책의 무게 중심 릴짱릴게임 이 ‘북핵 대응 우선’에서 ‘남북대화 우선’으로 옮겨간다는 의미로 받아들여질 수밖에 없다. 실제로 이 대통령은 지난 2일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연설에서 “새로운 남북관계를 만드는 게 시대적 과제”라면서 적대 해소와 평화공존을 우선 과제로 꼽았다. 북한 비핵화를 뺀 것은 의미심장하다.
이 대통령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앞에서 직접 ‘트럼 사이다릴게임 프 대통령은 피스 메이커, 나는 페이스 메이커’라는 입장을 밝혔다. 최근 트럼프 행정부 인사들과 주한미군 측은 통일부 등의 대북 유화책에 대해 우려를 표명해왔다. 정부 내 분위기를 종합하면, 트럼프·김정은 회담을 통한 간접 접근법을 버리고 직접 남북대화를 선호하는 ‘운전자론’으로 회귀했을 가능성을 보여주기에 충분하다. 그러면 북핵 제재는 물 건너가고, 한미 카카오야마토 동맹에도 균열이 생길 수 있다. 이 대통령이 입장을 분명히 밝혀야 할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