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 먼슬리] 윤유경 미디어오늘 기자 신간 '전국언론자랑' 북토크 '소멸'이 아닌 삶을 기록하는 '작지만 좋은 지역 언론' 취재기
[미디어오늘 김예리 기자]
▲윤유경 미디어오늘 기자는 지난 18일 서울 마포구 스페이스엠에서 미디어오늘이 주최한 미디어 먼슬리에서 '소멸이 아니라 삶을 담는 지역 언론 이야기'를 주제로 지역민들의 삶을 담아내는 언론의 이야기를 나눴다. 사진=정민경 기자
바다이야기2 언론 불신이 깊고 '나쁜 언론 때리기'를 말하는 시대에, 전국 곳곳엔 변화를 꾀하는 언론들의 움직임이 이어지고 있다. 풀뿌리 독립 언론부터 '섬 중의 섬' 주민들이 직접 내는 신문까지, 사건·사고를 넘어 사람을 연결하는 지역 언론의 현장 취재기를 나누는 자리가 마련됐다.
윤유경 미디어오늘 기자는 지난 18일 서울
신천지릴게임 마포구 스페이스M에서 미디어오늘이 주최한 미디어 먼슬리에서 '소멸이 아니라 삶을 담는 지역 언론 이야기'를 주제로 지역민들의 삶을 담아내는 언론의 이야기를 나눴다.
최근 윤 기자가 출간한 '전국언론자랑'(사계절 출판)은 지난 2년 간 전국 곳곳에 발품을 팔아 19곳의 언론이 사람들의 삶에 스며드는 방식을 취재한 기록이다. 윤 기자는 동명의
릴게임오션파라다이스 기획 연재를 하게 된 계기로 '중앙 언론의 지역 언론을 보는 시선'을 짚었다. 기존에 지역 언론을 비추는 보도가 '사이비 언론의 부패·비리를 다룬 기사'와 '지역 언론이 생존 위기를 다룬 보도' 두 갈래로 나뉜다고 설명했다. 그는 “중앙 언론에 대해서는 비평도 다양하고, 좋은 기사와 기자를 조명하는 인터뷰도 많은데 지역 언론을 대하는 보도에서는 획일적 시
릴짱릴게임 각을 발견했다”며 “이를 바탕으로 '전국언론자랑' 기획을 시작했다”고 말했다.
처음 향한 곳은 경남신문의 '심부름센터' 기획취재 현장이다. 2022년 경남신문 기자들이 소외 지역을 찾아 주민들의 심부름을 돕고 그 삯으로 주민들의 이야기를 듣는 기획 연재물로 총 12편이 게재됐다. 기획취재에 참여한 도영진 기자도 이날 강연장을 찾았다. 도
온라인야마토게임 기자는 “지역 언론이 중앙 언론에 대해 갖는 비교우위는 지역 주민들의 이야기를 가까이에서 듣는 데 있다고 생각했다. 그것이 지역 언론의 생존법이라 여겼다”고 말했다.
진안신문은 주류 언론이 입에 자주 올리는 '소외된 목소리를 듣는다'는 말을 일상에서 언론 활동의 일부로 구현하고 있다. 윤 기자는 진안신문의 류영우 편집국장이 18년째 지역의 노년 여성, 발달장애 청소년과 매주 글쓰기 수업을 하고, 이들의 이야기를 지면에 그대로 게재해온 일을 전했다. 실제 노년 여성 기자들이 쓴 기사로 동향면에서 하루 두 차례뿐이던 버스 운행이 늘었고, 승객을 태우지 않고 지나친 버스 회사의 사과를 받아내기도 했다.
윤 기자는 “언론은 소통이 어려운 사람이 취재 대상일 때 당사자가 아닌 대리인과 이야기하곤 하고, 취재원을 입맛대로 골라 택하는 관행도 비일비재하다”며 “류 국장은 당사자 목소리를 직접 듣는다는 생각으로 직접 글쓰기 수업에 나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날 강연장을 찾은 류 국장은 “이번에 발달장애 아이들과 글쓰기 수업으로 여섯 번째 책을 냈다. 이전엔 자신 있게 말 못하던 '성장'이란 단어를 말할 만큼 아이들이 많이 자랐다고 느낀다”고 말했다. 그는 “이 아이들은 지역 고교를 졸업하면 진학을 위해 대도시로 떠나는 존재가 아니라 지역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이다. 그 삶을 돕는 역할을 이 신문이 할 수 있다는 데 자부심을 느낀다”고 했다.
▲ 류영우 진안신문 편집국장은 “이번에 발달장애 아이들과 글쓰기 수업으로 여섯 번째 책을 냈다. 이전엔 자신 있게 말 못하던 '성장'이란 단어를 말할 만큼 아이들이 많이 자랐다고 느낀다”며 “이 아이들은 지역 고교를 졸업하면 진학을 위해 대도시로 떠나는 존재가 아니라 지역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이다. 그 삶을 돕는 역할을 이 신문이 할 수 있다는 데 자부심을 느낀다”고 말했다. 사진=김예리 기자
어린이 기자들의 '어쩌다 특종!'부터 독립언론 뉴스민 후원의 밤까지
책에 등장하는 충북 괴산 송면초등학교 어린이신문 '어쩌다 특종!'은 아이템 찾기부터 취재, 편집회의, 신문 배달까지 어린이 기자들이 직접 맡고 있다. 제호를 정할 때부터 성인과 교직원들은 참여할 수 없도록 못을 박았다. 윤 기자는 “아이들이 느끼는 차별이 뭔지를 직접 보여주고, 버려진 신문을 발견하면 칠판에 붙여 댓글을 다는 '칠판 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우리는 신문반이니 기사로 시위한다'는 아이들의 영특함에 감탄했다”며 '어쩌다 특종!' 기자들의 활동 사례를 소개했다.
윤 기자는 뉴스민 '후원의 밤'을 통해 대구경북 지역에서 뉴스민이 갖는 대체불가능한 역할을 직접 체감하기도 했다. 후원 행사엔 대구 퀴어퍼레이드를 가장 먼저 기록한 언론, 아사히글라스지회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부당해고와 9년의 싸움을 끝까지 취재하는 언론으로서 뉴스민을 기억하는 당사자와 독자들이 모였다. 윤 기자는 “후원을 기반으로 운영되고 독자와 호흡하는 언론을 보며, 독자는 댓글을 달고, 조회수를 올려주는 존재가 아니라 매일같이 소통하는 생동감 있는 존재임을 깨달았다”고 말했다.
▲윤유경 미디어오늘 기자는 지난 18일 서울 마포구 스페이스엠에서 미디어오늘이 주최한 미디어 먼슬리에서 '소멸이 아니라 삶을 담는 지역 언론 이야기'를 주제로 지역민들의 삶을 담아내는 언론의 이야기를 나눴다. 사진=김예리 기자
최근 학교의 배포금지 조치에 반발해 '백지 발행'을 했던 은평구 청소년 언론 '토끼풀'의 기자들도 이날 강연장을 찾았다. 문성호 토끼풀 편집장은 토끼풀의 첫 발행 역시 은평 지역의 풀뿌리 독립언론인 은평시민신문이 도왔다고 했다. 그는 “학교에 동아리 담당교사를 맡아주고 지지해주신 선생님이 계셨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율 동아리로 하지 말라고 해 반강제로 학교 밖에서 활동하고 있다”며 “책을 읽으며 우리도 지역 언론을 취재해봐야 하지 않을까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윤 기자는 이날 북토크에서 언론이 관성적으로 쓰는 '지역 소멸'이란 표현의 문제도 지적했다. 윤 기자는 “지역이 겪는 위기의식을 소멸이란 단어로 낙인 찍고, 의미도 재미도 없이 살아간다고 느껴지게 만드는 폭력적인 표현이라 생각한다. 그렇기에 이 책에서도 소멸이라는 말을 빼고, 지역위기나 인구 감소라는 구체적인 현상을 보여주는 말로 바꿨다”고 했다. 윤 기자에게 지역은 “소멸 지역이 아닌 삶터”다.
윤 기자는 주간함양의 '인턴으로 한달 살기' 프로젝트를 지역언론의 긍정 사례로 강조했다. “지역에 청년들을 모으는 함양 청년네트워크를 PD분이 직접 맡아서, 지역사회에서 청년이 살아가기 어려운 세태를 비판만 하는 것이 아니라, 실제 어떻게 공존하면서 지속 가능성을 꿈꾸며 살아갈지를 보여준 사례다. 제가 찾아갔던 건강한 지역 언론은 항상 대안을 제시해 줬다.” 김주완 전 경남도민일보 편집국장은 이 책 추천사를 통해 “나쁜 언론을 고쳐 쓰겠다는 언론개혁 운동은 실패했다. 작지만 좋은 언론을 키워 쓰는 게 훨씬 효과적”이라고 단언한다. 윤 기자도 이 같은 지적에 동의한다면서 '작지만 좋은 지역언론'을 위해 시민들의 관심과 공적 지원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