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홍종 한국자원경제학회 회장(단국대 경제학과 교수)이 지난 22일 단국대 사무실에서 국민일보와 인터뷰하고 있다. 조 교수는 “친환경은 공짜가 아니다”며 “탄소중립 목표만을 앞세우기보다 녹색전환을 위한 비용 추계와 재원 마련, 산업 구조를 얘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권현구 기자
이재명정부는 대한민국 성장의 양대 축으로 인공지능 전환(AX)과 녹색 전환(GX)을 내걸었다. AI 도입으로 미래 기술을 선도하고 재생에너지로 지속가능한 성장 기반을 구축한다는 구상이지만, 현실은 녹록지 않다. 재생에너지에 앞장선 유럽은 전기요금 급등과 불안정한 전력 공급
사아다쿨 이라는 부작용을 마주하고 있다. 미국과 중국은 치열한 AI 패권 경쟁 속에서 AI 전력 수요를 충족하기 위해 원자력과 가스, 심지어 석탄까지 기존 발전원을 총동원하고 있는 실정이다.
조홍종 한국자원경제학회 회장(단국대 경제학과 교수)은 지난 22일 국민일보와의 인터뷰에서 “글로벌 트렌드는 GX보다 AX에 중심을 두고 있는데, 한국의 에너지
바다이야기온라인 정책은 재생에너지 확장이 우선인 상황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조 회장은 산업통상부 에너지위원회 및 전력수급기본계획 등에 참여해온 에너지 분야 전문가다.
그는 “제조업이 국내총생산(GDP)의 30% 수준인 한국은 AI 전환에 실패하면 미래 먹거리가 없다”며 “탄소중립은 가야 할 길이지만, GX를 위한 사회적 비용은 어떻게 부담할 건지,
황금성오락실 경제 개발을 위해 어떤 산업을 키우고 집중할 건지 함께 이야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재생에너지 확산에 수반되는 비용과 재원을 구체적으로 논의하고, 한국의 산업 구조를 고려한 현실적인 국가 에너지 전략이 필요하다는 조언이다. 다음은 일문일답.
-AI 시대에 접어들면서 전력 공급 능력이 국가 경쟁력을 좌우하고 있다.
“글로
바다이야기오락실 벌 트렌드는 AI를 선점하기 위한 국가적 총력전 상태다. 특히 미국과 중국은 AI 전환이 GX보다 훨씬 중요해졌다. 미국은 중국의 추격을 따돌리기 위해, 중국은 세계 최고 제조업 국가의 지위를 위해 발전원을 따지지 않고 전력을 공급한다. 중국은 석탄 발전 설비만 1300기가와트(GW)로 한국 전체 총발전 설비의 10배 수준이다. 반면 한국은 에너지의 ‘색깔
릴게임신천지 ’을 구분하고, 친환경적인 에너지 공급 방안을 AI보다 앞에 두고 있다. 글로벌 트렌드와 갭이 있다고 생각한다.”
-정부는 재생에너지 비중을 높이는 동시에 AI 전환을 추진한다는 계획인데.
“현재 AI 발전을 더디게 만드는 원인이 전력이다. 데이터센터는 0.02초만 전기가 끊어져도 데이터가 날아간다. 결국 많은 전력을 안정적으로 공급하는 게 핵심인데, 재생에너지는 간헐적이어서 기준 주파수보다 과다하게 생산돼도, 과소하게 생산돼도 정전이 발생한다. 기상 상황에 따라 달라지는 재생에너지 발전량에 맞춰서 다른 발전기를 끄거나 켜는 식의 대응이 24시간 필요한 것이다.”
-재생에너지가 ‘저렴한 전기’가 아니라는 건가.
“친환경은 절대 공짜가 아니다. 재생에너지는 간헐성이라는 특성 때문에 그리드(송전망), 밸런싱(수요·공급 균형), 백업(예비 발전 설비) 비용 등 ‘시스템 안정화 비용’이 추가된다. 유럽의 재생에너지 비중이 절반을 넘었음에도 전기 요금이 오르는 이유다. 독일의 가정용 전기요금은 한국의 3배다. 탄소중립은 해야하지만, 사회적으로 감당해야 하는 막대한 비용에 대해서도 말해야 한다.”
-11차 전력수급기본계획은 2038년 재생에너지 비중을 29.2%로 설정했다.
“전력수급기본계획(전기본)의 근본적인 문제는 송전망 가능성과 전기요금을 고려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한국전력공사가 송전과 판매를 독점하고 있는데, 공기업 구조상 송전망 설치를 위해 지역 주민을 설득하기도 힘들고 비용을 마음대로 쓸 수도 없다. 한전 부채가 200조원이 넘지만 전기요금을 얼마나 올려야 하는지 말하는 사람도 없다. 지금의 전기본으로는 GX와 AI 전환 모두 달성하기 어렵다. 시나리오를 기반으로 한 국가 계획으로 바꿔야 한다고 생각한다.”
-한전의 독점 체제는 깨질 수 있나.
“재생에너지가 한전의 역할을 바꾸고 있다. 재생에너지 발전사업자가 하나의 공기업에서 관리하기 어려울 만큼 늘어났고, 한전 스스로 송전망을 늘리지 못해 국민펀드가 거론되고 있다. 결국 한전은 판매 시장 개방과 분산 자원화를 고민해야 한다. 앞으로 재생에너지 PPA(전력 직접구매계약)를 활성화해야 RE100 기업들이 원하는 가격 수준을 맞출 수 있다. 전기도 원가를 반영한 요금체계로 바꾸는 등 전력 시스템 변화가 필요하다.”
-가장 시급한 전력 인프라는 송전망인가.
“전기는 이동과 비축이 어렵다. 송전망을 깔지 못하는 나라는 AI와 GX 어느 것도 할 수 없다. 재생에너지는 지리적 위치에 국한되는 자원이고, 인력은 서울과 경쟁 가능한 도시가 아니라면 지방으로 옮겨가지 않는다. 과거에 초고속 통신망을 깔아서 인터넷 시대를 이끌었듯 송전망을 깔아 전력을 공급하는 것, 이것이 정부가 해야할 첫 번째 일이다.”
-탄소중립과 AI 전환 사이에서 한국이 가야할 길은.
“한국은 자원이 없기 때문에 제조업과 수출 국가로 성장해야 하는 운명이다. 그리고 제조업을 포함한 모든 산업은 이제 AI 전환에 생사가 달렸다. 한국이 GX 모델로 삼고 있는 유럽의 제조업이 무너졌다는 사실을 교훈 삼아야 한다. 국가별로 지리적 환경, 산업 구조, 정치·사회 환경 등이 모두 다른데 어떻게 일률적으로 ‘재생에너지는 저렴해진다’고 단언할 수 있겠나. 탄소중립 역시 산업 정책이 동반돼야 한다. ‘K-GX’는 중국산 태양광, 배터리, 전기차가 아닌 한국기업이 생산한 반도체, 전기차, GX 제품이 글로벌을 선도하게 해야 한다. 미래 세대에게 어떤 산업을 물려줄 것인가, 경제성장을 위해 어떤 산업을 키우고 집중할 것인가를 얘기해야 하는 때다.”
박상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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