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 전광판에 오전 9시 3분 기준 원·달러 환율이 1452원을 나타내고 있다. [헤럴드DB]
[헤럴드경제=김벼리 기자] ‘서학개미’들이 최근 4일 연속 미국 주식을 순매도했다. 세액공제를 위한 연말 매도 행렬이 이어진 가운데 최근 당국이 환율 안정 카드로 꺼낸 ‘해외주식 양도소득세 비과세’가 일부 투자자를 움직이게 한 것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시장에서는 서학개미의 미국 주식 매도 자금이 국내로 돌아올지에 대해서는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코리아 디스카운트’ 등 원화 저평가의 근본 원인을 해결하지 않는 이상 임시방편에
바다이야기룰 그칠 것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27일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국내 투자자와 일부 기관은 지난 22일부터 25일까지 4일 연속 미국 주식을 순매도했다. 이들이 4일간 순매도한 규모는 총 2억8140만 달러(약 4069억원)에 달했다. 지난 15일부터 최근 2주일을 기준으로 봐도 총거래일 9일 중 6일이 순매도였다.
월간
오션파라다이스예시 거래 기준으로 보면 지난달 국내 투자자는 미국에서 59억3443만 달러 순매수했는데, 이달(25일까지) 순매수 규모는 65.2% 감소한 20억6722억 달러였다.
이처럼 최근 미국 주식 투자가 급감한 것은 기본적으로 해외주식 양도소득세 공제를 받기 위한 매도 행렬이 이어진 결과로 풀이된다. 현행 제도상 해외주식을 팔아서 벌어들인 이익 중
릴게임몰 연간 250만원까지는 해외 주식에 대한 양도소득세를 공제해준다. 연말이 되면 절세를 위해 250만원 이익 초과분을 매도하는 투자자가 많아지는 이유다. 과거 기록을 봐도 12월 들어 미국 주식 투자 매도가 급증했다.(본지 12월 18일자 서학개미 순매수는 작년 12월도 ‘반토막’…‘고환율’ 믿을 건 국민연금뿐 [머니뭐니] 기사 참고)
이에
바다이야기룰 더해 최근 정부가 환율 안정책의 하나로 발표한 ‘국내투자·외환안정 세제지원 방안’도 일부 개인 투자자들의 매도를 유발한 것으로 풀이된다. 기획재정부는 지난 24일 해외증시 투자자들에게 ‘국내시장 복귀계좌(RIA)를 신설해 비과세 혜택을 주기로 했다. 23일 기준 보유한 해외주식을 향후 매각하고 그 자금을 RIA를 통해 국내 주식에 1년간 투자 하면 해외주식
릴게임방법 양도세를 1년간 한시적으로 부과하지 않겠는 내용이 핵심이다. 국내증시 복귀 시점에 따라 세액감면 혜택은 차등 부과하기로 했다.
정부는 최근 고환율의 주요 원인을 수급 불균형으로 보고 해결책 마련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이달 24일까지 주간 종가 기준 연평균 원/달러 환율은 1421.8원이었다. 지난 외환위기 당시 1998년(1394.98원)보다도 26.8원가량 높은 수준이다. 남은 기간을 고려하면 역대 최고치 경신이 확실하다.
올해 원/달러 환율은 1400원 중반에서 등락하다가 지난 4월 9일 1487.6원으로 연고점을 찍은 뒤 차츰 떨어지다 6월 30일 1347.1원으로 저점을 찍었다. 이후 계속 오르다가 1480원을 다시 돌파했는데, 지난 24일 외환당국의 강력한 구두개입 등 전방위 대응에 3년 1개월 만에 가장 큰 폭으로 하락하며 1400원 중반까지 떨어진 상태다.
다만 최근 투자자들의 미국 주식 매도 자금이 국내 주식으로 돌아올지는 미지수다. 시장에서도 전망이 엇갈리고 있다. 예년처럼 연말 미국 주식 매도 행렬이 끝난 뒤 연초에 매수가 급증할 가능성도 있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지난 17일 기자간담회에서 “12월에는 해외주식 양도세 공제 한도가 있어서 거기까지만 차액 실현을 하려고 매도하고는 다시 1월에 매수를 한다”고 말했다.
박성현 iM증권 연구원은 “(이번 대책으로)투자자들의 해외투자가 급격히 줄어들 가능성은 크지 않지만 단기적으로 세제 혜택을 보기 위해 개인투자자의 해외투자 차익실현이 나타나면서 수급 개선에 기여할 여지가 있다”며 “기업들 역시 해외 자회사 유보금의 역송금이 늘어날 개연성이 기업들이 보유하고 있던 달러가 국내 외환시장으로 유입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최지욱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번 대책이 원화 약세에 과도하게 쏠린 심리 안정에는 어느 정도 도움이 될 것”이라면서도 “예탁결제원을 통해 살펴보면 미국 주식 조정 등으로 개인투자자의 해외 포트폴리오 순매수세는 최근 둔화하고 있었기 때문에 최근 환율 상승은 개인보다는 금융기관과 기업 매수세에 기인한 것이라는 점 등을 고려하면 단기적으로 추가적인 큰 폭의 하락세는 제한적일 것”이라고 말했다.
더 나아가 원화 가치 하락의 근본 원인인 한·미 간 경제성장률·금리 격차나 국내 주식시장의 평가절하(코리아 디스카운트) 등을 해소하지 않는 이상 언제든 환율이 다시 치솟을 수 있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정용택 IBK투자증권 이코노미스트는 “(이번 대책으로)최근 불안 요인으로 야기된 부분만큼은 되돌림이 발생하겠지만 그 폭이 크지 않을 가능성이 높고 내년에도 환율 수준에 대한 눈높이는 여전히 높게 유지할 필요가 있다”며 “한국과 미국의 금리 역전 고착화나 우리나라 국제수지 구성의 변화, 글로벌 교역 구조의 변화 등 팬데믹 이전과 달라진 구조적인 요인들이 이미 원화 환율의 균형점을 크게 높여 놓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