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향에 새 집 짓고 얼굴에 햇살 가득했던 시아버지 밤이면 강에서 물고기를 가득 잡아 오셨다 삼십여 년 지켜온 집 높은 천장과 나무 벽 나무 마루 사람보다 오래 사는 나무의 숨결이 정답다 회오리바람 같은 계단 오르면 참새 같은 아이들의 조잘거리며 쿵쿵대는 소리 다락방에서 새어 나온다 명절 차례 제사 때마다 분주했던 칼 도마 소리 찰진 기름 냄새 구수한 탕국 냄새 아련히 부엌에 배어있다 이제는 시어머니의 낡은 약 야마토게임 통만 어지럽고 손자는 밤하늘의 별을 낚고 나는 앞산의 시아버지 바라보며 보령호를 담는다 편히 쉴 수 없던 시댁 이제는 호랑이 같은 시어머니도 없건만 오래된 그릇 닦으며 추억을 뒤적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