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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서울 중구 남산에서 바라본 도심에 아파트 단지가 보인다. /뉴스1
최근 세계적으로 주거비가 국가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커지고 있다. 과거 부동산은 경제 성장의 결과물이나 금리에 종속된 변수로 여겨졌다. 하지만 2020년대 중반 이후 부동산은 임금, 물가, 정치적 지형까지 뒤흔드는
바다이야기온라인 독립적인 거시경제 변수로 변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주택 가격 감당 가능 도시 '0'
18일 '데모그라피아 국제 주택 구매력 보고서 2025'에 따르면 조사 대상 95개 주요 시장 중 지난해 3분기 기준으로 '주택 가격이 감당할 수 있는(Affordable)' 수준으로 평가받은 곳은 한 곳도 없었다. 홍콩은 중위 소득 대
릴게임하는법 비 주택 가격 비율이 14.4배를 기록했다. 세계에서 가장 집을 사기 힘든 도시 1위를 지켰다.
시드니(13.8배), 밴쿠버(11.8배), 산호세(12.1배)가 그 뒤를 이었다. 해당 도시의 중위 소득 가구가 한 푼도 쓰지 않고 12~14년 이상을 모아야 집 한 채를 살 수 있다는 뜻이다. 근로 소득만으로는 자산 계층의 사다리를 오르는 것
황금성오락실 이 통계적으로 불가능해졌다는 뜻이다.
다른 조사 결과도 세계적으로 감당하기 어려운 주택 가격 상승을 보여줬다. 국제통화기금(IMF)이 40개국을 대상으로 분석한 '주택구입여력지수' 데이터에 따르면 미국의 주택구입여력지수는 2021년 약 150에서 작년 중반 80대 중반으로 떨어졌다.
영국 역시 같은 기간 105에서 70대
릴게임종류 초반으로 급락했다. 이는 2007~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직전의 거품 시기보다 전반적인 주택 구매 여력이 더 낮은 수준이다. 지난 10여년간 축적된 중산층의 구매력이 3년 만에 증발했다는 의미다.
직접적인 이유는 무엇일까. IMF와 경제협력기구(OECD)의 장기 시계열 분석에 따르면, 2025년 OECD 회원국의 실질 주택 가격은 지
바다신2릴게임 난 10년 동안 37% 상승했다. 반면 소득 대비 주택 가격 비율은 평균 16% 상승했다. 팬데믹 기간 전 세계적으로 공급된 막대한 유동성이 자산 시장, 특히 부동산 시장으로 쏠렸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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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니즈 이건 IMF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금융과 개발' 기고문에서 "주택 부족과 강력한 가구 형성 수요가 높은 차입 비용을 상쇄했다"며 "팬데믹과 그 여파는 10년 만에 최악의 주택 구매력 위기를 불러왔고 이는 단순한 경제 문제를 넘어 광범위한 사회적 분노를 유발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끈적한 인플레이션의 원인
올해 거시경제적 특징 중 하나는 '인플레이션의 끈적함(Stickiness)'이 꼽힌다. 에너지와 식료품 가격 등 변동성이 큰 항목들이 안정세를 되찾았다. 하지만 소비자물가지수가 중앙은행의 목표치인 2%대로 쉽사리 내려오지 않는 주된 원인은 바로 주거비라는 분석이 나온다.
미국 노동통계국(BLS)에 따르면 지난 9월 기준 소비자물가지수 내 주거비 항목은 전년 동기 대비 3.6% 상승하며 전체 물가 상승률을 상회했다. 주거비는 전체 물가 바스켓에서 약 30% 이상의 비중을 차지한다. 한번 오르면 잘 떨어지지 않는 하방 경직성을 가진다는 분석이다.
통계적 시차도 있다. 미네소타 연은의 분석 모델은 시장 임대료의 변동이 공식 소비자물가지수(CPI)에 반영되기까지 약 12~18개월의 시차가 발생한다는 것을 보여줬다.. 18개월이 넘은 분석도 있다. 즉 지난해 임대료 상승분이 2025년 말의 물가 지표를 뒤늦게 끌어올리고 있는 셈이다.
스티븐 마이런 미 중앙은행(Fed) 이사는 최근 "주거비 인플레이션은 현재의 수급 불균형보다는 2~4년 전의 불균형을 반영한다"며 "우리는 2022년이 아니라 2027년을 보고 정책을 펴야 한다"고 강조했다. 중앙은행이 과거 데이터에 기반해 과도한 긴축을 유지할 경우 실물 경기 침체를 유발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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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각에선 이른바 '유동성의 유산'과 '공급망 붕괴'가 결합한 구조적 원인을 지목한다. 보통 금리가 오르면 차입 비용 증가로 집값이 하락해야 한다는 법칙이 깨진 것이다. '잠김 효과'도 시장을 왜곡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과거 3%대 저금리로 모기지를 받은 집주인들이 고금리 환경에서 이사를 포기하고 매물을 거둬들이면서, 공급 부족이 가격 하락을 방어하는 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미국 금융기관 프레디맥에 따르면 지난 11일 기준 미국의 30년 만기 고정 모기지 금리는 6.22%를 기록했다. 2023년 고점 대비 소폭 하락했지만 팬데믹 이전과 비교하면 여전히 두 배 수준이다. 전미부동산중개인협회(NAR)가 집계한 10월 기존 주택 재고는 152만 호로 전년 대비 10.9% 증가했다.
하지만 4.4개월 치 공급 물량에 불과해 정상적인 시장 균형점(6개월)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도 있다. 금리가 내려가도 지역별 공급 부족과 이미 높아진 집값 탓에 생애 최초 주택 구매자들의 진입 장벽이 여전히 높다는 분석이다.
주거비로 가계는 '팍팍'
주거비 상승은 산업 생태계 전반에 영향을 미친다. 특히 소비재 산업에서는 '구축 효과'가 뚜렷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치솟는 주거비가 가계의 가처분 소득을 빨아들이면서 다른 소비를 위축시키고 있다. OECD는 주거비 과부담 기준을 '가처분 소득의 40% 초과'로 정의한다. 현재 주요국 대도시 청년층의 상당수가 이 기준을 넘어섰다.
미국 부동산 플랫폼업체 질로우가 집계한 지난 11월 30일 기준 미국 평균 임대료는 1925달러였다. 전년 대비 2.2% 올랐다. 월세 내기에 급급한 '렌트 푸어'들이 지갑을 닫으면서 소매 판매, 외식, 여행 등 내수 소비재 산업이 직격탄을 맞고 있다. 라파엘 보스틱 애틀랜타 연은 총재는 "지난 5년 동안 기저 물가 수준이 20%나 상승했다"며 "이는 저소득층과 중산층 가구에 심각한 고통을 주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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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거비 상승에 따른 경제 효과에 대해선 해석이 엇갈린다. 일각에서는 주택 가격 상승이 주택 보유자들의 자산 가치를 높여 소비를 진작시키는 '부의 효과'가 여전히 유효하다고 주장한다. 고령층 주택 보유자들의 은퇴 자금을 보전해주고, 이를 바탕으로 한 실버 소비가 경제를 지탱하는 축이 되고 있다는 논리다.
반면 비판적 경제학자들은 "주택 버블이 생산적인 투자를 구축하고 있다"고 비판한다. 은행 대출이 기업의 설비 투자나 R&D가 아닌, 기존 부동산 자산을 사고파는 데 집중되면서 경제 전체의 생산성을 갉아먹고 있다는 것이다.
프린스턴 대학의 관련 연구는 "주택 가격 상승이 자가 소유자에게는 부의 효과를 주지만, 무주택자(세입자)에게는 출산을 포기하게 만드는 결정적 요인으로 작용하여 결과적으로 사회 전체의 잠재성장률을 끌어내린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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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서 주거비는 가장 취약한 고리로 지목된다. 가계 부채, 전세 제도라는 독특한 사금융 시스템, 극심한 수도권 집중, 세계 최저 수준의 출산율이 맞물려 전례 없는 복합 위기를 형성됐는 지적이다.
국토교통부의 '2024년 주거실태조사'에 따르면, 2023년 기준 서울의 소득 대비 주택 가격 비율은 13.9배를 기록했다. 13.9년 동안 급여를 한 푼도 쓰지 않고 모아야 집 한 채를 살 수 있다는 뜻이다. '데모그라피아' 보고서 기준으로는 홍콩(14.4배)과 시드니(13.8배)와 어깨를 나란히 하는 수준이다. 런던(9.1배)이나 뉴욕보다도 집을 사기 어려운 도시가 됐다.
주택 가격 상승으로 가계 부채도 증가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가계 빚은 지난 6월 말 기준 1952조 8000억원으로 사상 최대치를 경신했다. IMF는 2025년 한국 연례협의 보고서에서 "한국의 가계부채가 GDP의 92.6%에 달하며, 변동금리 비중이 높아 소비 둔화를 심화시키고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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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주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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