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정동환과 박근형(오른쪽)이 19일 오후 서울 종로구 예스24스테이지에서 열린 연극 '더 드레서' 기자간담회에 참석해 포즈를 취하고 있다./사진=뉴스1


배우들의 선생님이 온다. 연극 '더 드레서'가 넘치는 배우들의 농익은 연기 열전을 예고하며 기대감을 고조시켰다.
19일 서울 종로구 대학로 예스24 스테이지에서 진행된 연극 '더 드레서' 기자간담회에서 베테랑 배우 송승환, 오만석, 송옥숙, 정재은 등은 박근형, 정동환을 극 중 배역과 같은 '선생님'이라 칭하며 "배우면서 하고 있 야마토통기계 다"며 존경의 마음을 드러냈다. 장유정 연출 역시 "우리 연극의 관전 포인트는 배우"라고 꼽으면서 이들의 연기 차력쇼에 자신감을 드러냈다.
'더 드레서'는 영화 '피아니스트'로 아카데미 각본상을 수상한 작가 로널드 하우드의 희곡을 원작으로 한 작품. 셰익스피어 전문 극단에서 5년간 드레서로 일하면서 실제로 겪었던 경험을 모티브로, 무대 위 한국릴게임 에서는 멋진 배우지만 무대 아래에선 나약한 노인인 '선생님'과 그에겐 헌신적이지만 때로는 질투와 소외감을 느끼는 노먼의 이야기를 담았다.
1980년대 영국에서 초연된 연극 '더 드레서'는 1983년 동명의 영화로 제작돼 베를린영화제 은곰상을 받았고, 2015년에도 안소니 홉킨스, 이안 맥켈런 주연의 BBC 시리즈로 제작됐다.
야마토릴게임 국내에서는 2020년 초연 이후 매 시즌마다 배우들의 열연으로 화제를 모았다. 이번에는 배우 박근형, 정동환, 송승환, 송옥숙, 정재은 등이 캐스팅됐다. 특히 초·재·삼연에서 선생님 역을 맡았던 배우 송승환이 이번 시즌 노먼 역으로 변신을 선보일 것으로 알려져 호기심을 자극한다.
장유정 연출은 "세계2차대전 상황 중에 연극 무대에 오 바다이야기5만 르는 노배우는 공포, 긴장, 부담감을 느끼고, 드레서인 노먼이 그를 보필하며 어떻게든 작품을 무대 위에 올리기 위해 노력한다"고 소개했다.



배우 오만석(왼쪽부터)과 송승환, 박근형, 장유정 연출, 정동환, 송옥숙, 정재은이 19일 오후 서울 종로구 예스24스테이지에서 열린 바다이야기게임기 연극 '더 드레서' 기자간담회에 참석해 포즈를 취하고 있다./사진=뉴스1


장 연출은 이번 시즌에 대해 "우리 작품은 커다란 비주얼, 청각적 요소가 세다기보다는 배우와 배우들끼리 시너지로 보여지는 성찰이 있다"며 "특히 선생님 두 분이 새로 오셨다"고 설명했다. 이어 "두 선생님이 각각 표현 방식이 다르기 때문에 연출자 입장에서 지켜보다 보면 제 그릇도 커지고, 해석도 다양해지는 기회가 됐다"고 고마움을 전했다.
그러면서 "긴 대사를 외우고 최고의 모습을 보여드리기 위해 애쓰시는 모습 자체가 경이롭다"며 "노먼 역의 송승환 선생님도 헌신이라는 키워드를 누구보다 잘 보여주시고, 오만석 선배님의 노먼도 이전과 달라지는 지점이 있다. 배우들의 맛을 보는 게 근사하다"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더 드레서'는 극 중 극 형태로, '리어왕'의 일부 장면을 선보인다. '리어왕' 백스테이지와 분장실이 주 배경으로 전쟁 속에서도 공연을 멈추지 않고 예술을 지키기 위해 노력하는 사람들의 모습을 통해 묵직한 시대적 메시지와 예술의 가치를 전달한다.
박근형은 "전쟁이라는 외부적인 환경과 노쇠해가면서 그 역할을 더 지탱할 수 있느냐 그 사이에서 사람으로서 그런 절박한 상황에 있을 때 이 사람이 겪는 것들을 정교하게 표현하고 싶었다"며 "노먼과의 관계도 제가 의지할 수 있는 사람으로 표현하려 애를 쓰고 있다"고 말했다.
극 중 노먼의 직업인 드레서는 오늘날의 '의상 담당'과 '퍼스널 드레서'를 합친 형태다. 공연 전후 배우들의 의상 준비와 분장 보조, 퀵체인지를 돕는다. 노먼은 오랜 기간 선생님 옆에서 헌신하며 보필하는 캐릭터로 그려진다.
박근형은 "데뷔는 67년 됐지만, 연극을 한 기간을 합치면 20년이 안 됐다"며 "이 작품의 선생님처럼 저도 요즘 하고 싶은 게 많아 바쁘다. 그래서 1년에 작품을 3개씩 했고, 이 작품이 4개째인데, 몸은 쇠약해지고 생각은 멀어지고, 이런 갈등도 있지만 그래서 재밌고 의미도 있고 그렇다"고 털어놓았다. 이어 "너무 많이 연기를 해서 '뻔하다' 생각할 수도 있는데, 제 목표는 조화를 이루는 거다. 그 조화를 지켜봐 달라"고 당부했다.



배우 박근형이 19일 오후 서울 종로구 예스24스테이지에서 열린 연극 '더 드레서' 기자간담회에 참석하고 있다./사진=뉴스1


정동환도 자신이 해석한 선생님에 대해 "참 어려운 시대고, 본인은 노쇠해 있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뭐라도 해야겠다는 신념을 굽히지 않던 인물이 어떤 인물일까 싶더라"며 "연기는 그 사람에 '대하여'로 하는 게 아니라 그 사람 '로서'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건 남의 얘기가 아닌 내 얘기이구나 싶어서, 이 사람으로서 제가 참여할 수 있어서 다르게 다가왔다"고 애정을 드러냈다.
그러면서 "이게 꼭 내 얘기 같더라"며 "이 작품이야말로 오늘 다르고, 내일 또 새롭게 접할 수 있는 작품이 아닌가 싶었다"고 소개했다.
정동환은 또 "저는 무대가 너무 좋다"며 "연극은 영원히 죽지 않을 유일한 종교다. 종교를 연극과 비교하면 이상할 거 같지만, 그걸 들여다보면 인간을 다루기 때문에 변하지 않는다. 연극 속에 영혼을 구하는 것들이 들어있다는 생각 때문에 믿으며 하고 있다"고 애정을 드러냈다.
배우 정동환과 송승환 모두 올해 데뷔 60년을 맞았다. 그럼에도 송승환은 박근형과 정동환을 '선생님'이라 치켜세웠다.
송승환은 "2020년에도 2021년에도 코로나 때문에 공연을 제대로 못 했다"며 "2024년 세번째 드레서를 했고, 올해에 다르게 뭘 할까 싶었는데 제가 노먼을 했으면 했고, 선생님으로 누가 좋을까 했을 때 박근형 선생님, 정동환 선생님이 떠올랐다"고 말했다.
이어 "연습할 때 반성을 많이 했다"며 "내가 선생님할 때 저런 걸 할 수 있었는데 못했구나, 저렇게도 해석할 수 있었구나 싶어서 반성했고, 두 선생님을 모시고 함께할 수 있어서 행복한 마음이다"고 했다.
그러면서 "제가 전생에 머슴이었던 거 같다"며 "선생님을 할 땐 힘들었는데, 노먼을 하니 편하더라. 두 선생님 모시고 재밌게 하고 있다"고 너스레를 떨어 폭소케 했다.
송승환은 "박근형 선생님, 정동환 선생님이 전혀 다르다"며 "우리는 자동으로 바뀔 수밖에 없다. 선생님에 맞춰 리듬, 호흡을 따라갈 수밖에 없어서 그 리액션이 다를 수밖에 없다. 그래서 전과는 다른 공연이 될 거 같다"고 소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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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만석도 "저 역시 송승환 선배님께서 생각하신 거처럼 '난 왜 저렇게 그동안 노먼을 못했나' 생각을 똑같이 하고 있다"며 "저도 많이 배우고 있다"고 말해 훈훈한 분위기를 자아냈다.
또 박근형과 정동환에 대해 "제가 감히 언급하기 어려울 정도지만, 에너지가 굉장하고, 어떨 땐 여리고 가냘프다"며 "어떨 땐 측은해 보였다 어떤 땐 도망가고 싶고, 그런 타이밍이 각각 다르다"고 차이점에 소개했다. 그러면서 "두 분의 연기를 따라가면서 저 역시 자연스럽게 변한다"며 "두 분이 휘몰아쳐 주시는 파도 위에서 제가 즐기는 걸 극장에서 확인해 달라. 정말 기분 좋은 휘몰아침이다"고 소개했다.
송옥숙은 "제가 연기를 많이 했음에도 선배님들과 같이 연기하는 게 부담이 되기도 했다"며 "두 분 모두 매체로는 함께했지만, 연극 무대는 처음 호흡을 맞추는 거였다. 두 사람 다 연기를 오래 하면서 그 자체가 장르가 되신 거 같다"고 했다.
정재은은 "이 무대에서 이분들을 만날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다른 무슨 표현이 필요할까 싶다"며 "배우의 얘기기도 하지만, 이 작품을 본 사람들에겐 위로가 될 거 같더라. '어떠한 상황에도 버티라'는 말이 나오는 데 그게 와닿는 작품이 될 거 같다"고 기대했다.
한편 '더 드레서'는 오는 27일 국립극장 달오름극장에서 개막한다.
김소연 한경닷컴 기자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