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새롬 학원복음화인큐베이팅 대표가 인천의 한 중학교 음악실에서 통기타를 메고 학생들과 함께 찬양을 부르고 있다.
최근 인천 A중학교의 음악실. 점심시간을 맞아 교복을 입은 학생들이 시끌벅적하게 모여들었다. 교실 앞에는 학원복음화인큐베이팅 대표 최새롬(41) 목사가 통기타를 메고 학생들을 맞이했다. 최 대표가 기타 반주에 맞춰 찬양을 시작하자 20여명의 학생들이 자리에 앉아 어색한 듯 가사를 보고 따라 불렀다. 찬양이 끝난 뒤 최 대표는 마이크를 잡고 학생들에게 옆 친구를 바라보라고 제안했다.
바다이야기디시 “옆 친구 눈을 보고 말해줍니다. 너는 천국의 여신이야. 너는 행복으로 초대받은 사람이야.” 학생들은 멋쩍게 웃으면서도 서로에게 말을 건넸다. 이날 모인 학생 대부분은 교회를 다니지 않는 비기독교인이다. 최 대표는 설교에서 교실 TV 화면에 ‘천국’의 사전적 의미를 설명했고, 기도를 모르는 학생들을 위해 PPT 화면에 기도문을 띄워 따라 읽게 했다
야마토통기계 . 철저히 교회 밖 학생들의 눈높이에 맞춘 20분 간 짧은 예배가 진행됐다.
예배 후 최 대표가 현장에서 체감한다고 말한 중학생 복음화율은 0.1% 수준이다. 한 학급 30명 중 교회를 다니는 학생은 1명을 찾기 힘들다. 나머지 99%의 아이들에게 교회는 ‘미지의 세계’ 혹은 ‘오해의 대상’이다. 최 대표는 “아이들은 ‘교회에 가려면 학원
바다이야기온라인 처럼 회비를 내야 하느냐’, ‘부모님이 안 믿는데 가도 되느냐’고 묻는다”며 “심지어 자극적인 미디어의 영향으로 기독교를 신천지 등 이단과 구분하지 못하고 경계하는 때도 허다하다”고 설명했다.
최 대표는 또 인천 지역의 기존 사역 단체들을 언급하며 학교 사역의 현실적인 고민을 털어놨다. 최 대표는 “기존 단체들은 기독 교사들의 신앙을 지켜
바다이야기사이트 주고, 이미 믿는 학생들을 양육하는 데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도 “교회를 다니지 않는 99%의 학생들에게 기존의 예배나 큐티(QT) 방식은 진입 장벽이 높다”며 “아이들이 거부감 없이 들어와 간식을 먹고 소통할 수 있는 ‘동아리’ 형태의 접근이 필요한데, 이에 대한 이해나 지원이 부족한 것이 현실”이라고 지적했다.
바다이야기룰 또 다른 중학교 동아리 모임 현장에서 최 대표가 학생들에게 성경 메시지를 전하고 있다.
최 대표는 2009년 경기도 부천의 한 고등학교에서 처음 학교 사역에 발을 들였다. 당시 교회 전임 사역자였던 그는 사역 시작 9년 만에 예배 모임이 20개 학교로 퍼지자, 학교 현장에 전념하기 위해 ‘학원복음화인큐베이팅’을 설립했다. 이후 지역 교회와 학교를 연결해 전국 570여개 학교에 같은 방식의 기독교 동아리 예배를 세우는 데 앞장섰으며, 이러한 전문성을 인정받아 대한예수교장로회 백석 총회로부터 교단 1호 ‘학원선교사’로 파송받았다. 현재는 학교와 공식 업무협약(MOU)을 맺고 동아리를 개설하는 등 공신력을 바탕으로 한 지속 가능한 선교 모델을 현장에 정착시키고 있다.
이날 현장에 함께한 A교사의 더 깊은 고민은 ‘지속 가능성’에 있었다. 그는 학교 안에서 기독 교사로서 겪는 고립감을 토로했다. A교사는 “학부모 민원보다 더 힘든 것은 학교 내부의 시선”이라며 “관리자나 동료 교사들 사이에서 종교 동아리 활동은 기피 대상이 되기 쉽다. 저 혼자 아등바등하며 버티고 있지만, 제가 다른 학교로 전근을 가면 이 모임이 유지될 수 있을지 장담할 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 최근 타 종교의 적극적인 학교 진입 사례를 언급하며 위기감을 드러냈다. 최 대표 역시 “수도권 일대 학교에서 문화 체험을 명목으로 한 타 종교 동아리 활동이 늘고 있다”며 “최근 인천의 한 고등학교에서는 이슬람 문화 동아리 형식의 이슬람교 전파가 이뤄지고 있는데, 학생들끼리 동아리 경쟁을 벌이기도 한다”고 말했다. A교사도 “혼자서는 이 영적 전쟁을 감당하기 어렵다”며 “인천 지역의 기독 교사들이 교파를 초월해 연대하고, 지역 교회가 학교 사역을 돕는 생태계가 만들어지지 않으면 학교 문은 닫힐 수밖에 없다”고 호소했다.
모임이 끝나고 5교시 예비종이 울렸다. 학생들은 최 대표에게 다가와 “26일 파티 때 친구들을 더 데려오겠다”고 약속하며 교실을 나갔다. 그는 빈 교실에서 “사람들은 다음 세대가 교회를 떠났다고 말하지만, 아이들은 여전히 여기 학교에 있다”며 “지금 학교 현장에서는 복음을 전하는 일이 어려운 게 아닙니다. 사역자가, 그리고 기독 교사가 학교 안에서 ‘살아남는 것’ 자체가 기적인 상황”이라고 전했다.
인천=글·사진 김용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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