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 위기 속 온실가스 감축 노력
해수면 상승 당장 멈추진 못해도
100년 뒤 피해 규모 바꿀 수 있어
기후 변화, 이미 선택 범위 넘어서
인류, 적응하며 살아갈 준비해야
해수면 상승으로 국가 소멸 위기에 직면한 투발루의 푸나푸티 국제공항 전경. 위키피디아
지난해 12월,
온라인릴게임 호주 공영방송 ABC가 전한 내용은 태평양 섬 국가인 투발루 출신 여성 지게차 운전사, 치과 의사, 목사 등이 호주 땅을 밟았다는 소식이었다. 투발루 섬의 일상을 지탱해 온 사람들이다. 해수면 상승으로 사라질 위기에 놓인 고향을 떠나온 첫 이주민들로, 기후변화에 대응하여 국제 협력 차원의 계획된 이주가 현실이 된 역사적 장면이었다. 평균 해발 2m 미만의
릴게임사이트추천 산호 환초인 투발루의 섬들은 해수면 상승으로 해안 침수가 일상화되었으며, 기후학자들은 2050년이면 인구 다수가 사는 푸나푸티 환초 절반이 매일 바닷물에 잠길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투발루는 이와 같은 국가 소멸 위기에 직면해 ‘계획된 기후 이주’라는 전례 없는 대응을 선택했다. 2023년 말 호주와 체결한 협약에 따라 매년 280명이 의료·교육·고용 권리
릴박스 를 보장하는 기후 비자를 제공받는데, 국민 1만1000여명 중 80% 이상이 이를 신청했다. 이는 기후변화가 현재의 생존 문제임을 보여주는 상징적 사례로 충분하다.
기후변화 관련 국제기구들은 해수면 상승이 미래의 위험이 아니라 이미 진행 중인 전 지구적 변화임을 분명히 한다. 1900년 이후 지금까지 전 세계 평균 해수
바다신릴게임 면은 20㎝ 이상 상승했으며, 상승 속도는 최근 수십 년 동안 더 빨라지고 있다. 20세기 초 연평균 1㎜ 남짓이던 상승률은 2000년대 이후 3~4㎜ 수준으로 커졌다. 국립해양조사원의 관측에 따르면 우리나라 해안의 해수면도 지난 36년 동안 평균 약 11.5㎝ 높아졌다. 해마다 약 3.2㎜씩 상승한 셈이지만 일정한 속도로 진행되지 않고 시기에 따라 다르게
사아다쿨 나타난다. 이러한 변화는 자연 변동의 범위를 넘어선 것으로, 과학자들은 그 주된 원인이 인간 활동에 의한 지구 온난화라고 설명한다.
올 1~3월 전 지구 해수면 높이 편차 전망. 절대 해수면 높이(Absolute Dynamic Topography·ADT)는 인공위성 관측을 통해 측정되며, 전 지구 평균 해수면은 꾸준히 상승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 한국해양과학기술원 해양기후예측센터
오늘날의 해수면 상승 원인은 크게 두 가지로 정리할 수 있다. 하나는 바다가 따뜻해지면서 물의 부피가 늘어나는 해수 열팽창이고, 다른 하나는 육지의 얼음이 녹아 바다로 유입되면서 해수의 총량이 증가하는 과정이다. 여기에 일부 연안 지역에서는 지반이 가라앉는 현상이 겹치는 경우가 있다. 지구 온난화로 발생한 과잉 열에너지의 90% 이상이 바다에 흡수되어 수온이 오르고, 극지와 고산 지역의 얼음이 녹아 바다로 흐른다. 다만 이 두 요인이 해수면 상승에 기여하는 비중은 시기에 따라 달라진다. 지난 100여년을 평균적으로 보면 해수 열팽창의 영향이 상대적으로 컸지만 최근 수년 동안에는 남극과 그린란드 빙상의 감소가 가속되면서 육상 얼음 융해의 비중이 커졌다. 반대로 강한 해양 열파가 나타났던 2024년은 해수 열팽창의 영향이 다시 두드러진 해로 해석된다.
그러나 이러한 원인이 전 해양에 동시에 작용하더라도 해수면 상승이 모든 해역에서 같은 크기로 나타나는 것은 아니다. 해류 변화, 바람과 기압 같은 기상 조건, 육지의 융기와 침강 등이 겹치면서 지역별 차이가 발생한다. 이 때문에 어떤 해역에서는 지구 평균보다 두세 배 빠르게 높아진다. 예를 들어 북태평양에서는 따뜻하고 부푼 물이 서쪽(아시아 쪽)에 더 많이 쌓이는 경향이 뚜렷하다. 같은 서태평양권에 속하지만 우리나라 바다도 해류와 지형 조건에 따라 동해안과 서해안의 해수면 상승 양상이 다르게 나타난다. 이는 해수면 상승 문제가 전 지구 평균이 아닌 지역별 과학으로 이해되어야 함을 보여준다.
미래 전망 역시 지역 차이만큼이나 온실가스 배출 수준에 따라 크게 좌우된다. 과학자들의 전망에 따르면 온실가스 감축에 성공할 경우 2100년까지 해수면 상승은 약 30~60㎝로 억제될 수 있지만, 배출이 지금처럼 지속되면 1m 안팎의 상승도 현실이 된다. 더 중요한 점은 2100년 이후의 상황이다. 장기적인 해수면 변화는 한 번 시작되면 쉽게 멈추지 않는다는 특징이 있다. 오늘 당장 온실가스 배출을 멈추더라도 이미 막대한 열을 흡수한 바다는 수백 년에 걸쳐 천천히 식고, 거대한 육지 얼음도 매우 느린 속도로 반응하기 때문이다. 우리가 지금 온실가스 배출에 어떠한 선택을 하더라도 앞으로 수백 년 동안 계속될 해수면 상승이라는 ‘오랜 약속’을 이미 떠안고 있는 셈이다.
이처럼 장기적이고 되돌리기 어려운 해수면 상승의 영향은 연안 재해의 형태로 드러나고 있다. 이는 크게 연안 침수와 연안 침식으로 나뉜다. 연안 침수는 평균 해수면 상승에 폭풍해일이나 만조가 겹치며 저지대가 물에 잠기는 현상으로, 삶과 사회 기능에 바로 피해를 주기 때문에 우선적 대응이 필요하다. 이에 대해서는 바닷물의 유입을 줄이거나 피해를 최소화하는 방향으로 사회가 적응해 나갈 수밖에 없다. 반면 연안 침식은 해수면 상승에 파도와 해류의 영향이 더해져 해안선이 서서히 후퇴하는 변화로, 단기간 재난보다는 장기적 미래 위험을 키운다. 침수에는 안전과 재해 대응 중심으로, 침식에는 상대적으로 장기 관리와 적응 중심으로 접근하는 통합적 시각이 필요하다. 우리나라의 경우 동해안은 침식, 서해안과 남해안은 침수의 대응이 상대적으로 더 중요하다는 점에서 지역별 전략이 요구된다.
이러한 과학적 이해를 바탕으로 보면 해수면 상승 앞에서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분명하다. 하나는 상승의 속도를 늦추는 노력이고, 다른 하나는 이미 시작된 변화에 적응하며 살아갈 준비를 하는 것이다. 이 둘은 선택의 문제가 아니라 함께 맞아야 할 과제다. 지금의 온실가스 감축이 해수면 상승을 멈추게 하지는 못하더라도 50년, 100년 후 해안선 위치와 피해 규모를 바꿀 수는 있다. 이는 미래 세대를 위한 일이다. 에너지 전환과 효율 개선, 소비 방식 변화는 개인의 실천이 사회 전체의 방향 전환으로 이어질 때만 의미가 있다. 투발루의 기후 이주민 소식은 더 이상 먼 나라 이야기가 아니라 우리에게 다가오는 미래를 조용히 앞서 보여주고 있다.
이재학 한국해양한림원 석학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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