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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안게임 동메달 리스트 럭비 선수 윤태일씨.연합뉴스
[파이낸셜뉴스] 평생을 거친 그라운드 위에서 몸을 부딪치며 살았던 '럭비 영웅'이 생의 마지막 순간, 세상에서 가장 따뜻하고 값진 '패스'를 남기고 떠났다.
불법 유턴 차량에 의한 불의의 사고로 뇌사 판정을 받은 전 럭비 국가대표 윤태일(42) 씨가 장기기증을 통해 4명의 생명을 살리고, 100여 명에게 희망을 전한 뒤 영면했다.
한국장기조직기증원은 지난 14일 부산대학교병
뽀빠이릴게임 원에서 윤 씨가 뇌사 장기기증으로 심장, 간장, 신장(양측)을 기증해 4명의 소중한 생명을 살렸다고 30일 밝혔다. 더불어 그는 인체 조직 기증을 통해 100여 명의 환자가 기능적 장애를 회복할 수 있는 길을 열어주었다.
비극은 예고 없이 찾아왔다. 지난 8일, 여느 때처럼 가족이 기다리는 집으로 향하던 퇴근길이었다. 불법 유턴을 시도하
바다이야기APK 던 차량이 윤 씨를 덮쳤고, 그는 의식을 잃은 채 심정지 상태로 병원에 이송되었다.
의료진의 필사적인 사투에도 불구하고 윤 씨는 끝내 눈을 뜨지 못했고, 결국 뇌사 판정을 받았다.
아시안 게임 남자 럭비 동메달리스트 윤태일(가운데)씨.뉴시스
릴게임신천지 건강하고 활기찼던 가장을 하루아침에 잃은 가족들의 슬픔은 가늠조차 할 수 없었다. 하지만 깊은 절망 속에서 가족들은 윤 씨와의 생전 약속을 떠올렸다.
사고가 나기 얼마 전, 윤 씨는 가족과 함께 의학 드라마를 보며 무심코 진심을 털어놓았다. "삶의
사이다쿨 마지막 순간에 다른 생명을 살릴 수 있다면, 그건 어디선가 내가 살아 숨 쉬는 일이기도 하고 남은 가족들에게도 위로가 되지 않을까?" 가족들은 그 말을 기억했다.
"운동장에서 뛰기 좋아하던 사람이니, 기증하면 누군가는 이 사람 덕분에 운동장에서 다시 뛸 수 있지 않을까." 가족들은 고인의 뜻을 받들어 기증 동의서에 서명했다. 비록 육체는
야마토게임장 떠나지만, 그의 뜨거운 심장은 누군가의 가슴 속에서 다시 힘차게 박동하게 된 것이다.
기증자 윤태일 씨와 가족.연합뉴스
경북 영주에서 태어난 윤 씨는 럭비 선수였던 형을 동경해 중학교 때부터 럭비공을 잡았다. 연세대학교를 거쳐 국가대표로 선발된 그는 2010년 광저우, 2014년 인천 아시안게임에서 연속으로 동메달을 목에 걸며 한국 럭비의 중흥기를 이끌었다. 2016년에는 체육발전유공자 체육포장을 수상하기도 했다.
은퇴 후 삼성중공업에서 직장 생활을 시작한 뒤에도 럭비에 대한 사랑은 식지 않았다. 그는 재능 기부로 한국해양대학교 럭비부 코치를 10년 넘게 맡았다. 자신의 연차를 모아 학생들과 합숙 훈련을 떠나고, 더 좋은 코칭을 위해 밤늦게 일본어를 공부하며 일본 럭비 자료를 번역하기도 했다. 그는 딸과 럭비밖에 모르는 '바보 아빠'이자 '열정 코치'였다.
사랑하는 남편이자 아빠를 떠나보내는 순간, 아내 김미진 씨는 오열하며 마지막 인사를 건넸다.
"여보, 마지막 모습까지 정말 멋있고 대단한 사람이었어. 가족으로 함께한 모든 순간이 고마워... 우리가 사랑으로 키운 우리 지수, 내가 잘 돌볼 테니 걱정하지 말고 하늘에서 편히 잘 지내. 사랑해."
기증자 윤태일씨.연합뉴스
장례식장에서는 유가족의 가슴을 후벼파는 일도 있었다. 한 조문객이 "돌아올 수도 있었는데 장기를 다 꺼내줘서 못 돌아오는 것 아니냐"는 무지하고 무심한 말을 던진 것이다.
생명을 살리는 숭고한 결정을 '죽음의 원인'인 양 오해하는 말에 가족들은 남모를 눈물을 흘려야 했다. 하지만 가족들은 그 상처마저 덮고 고인의 뜻을 지켰다. 윤 씨의 마지막이 훼손되지 않기를, 그리고 이 진심이 수혜자들에게 온전히 닿기를 바랄 뿐이었다.
한국장기조직기증원 이삼열 원장은 "국가대표이자 한 가정의 든든한 버팀목이었던 윤태일 씨의 사연은 우리에게 진정한 영웅이 무엇인지 보여준다"며 "그 뜨거운 열정과 사랑이 헛되지 않도록 기증원도 최선을 다하겠다"고 전했다.
어느 주말 오후, 우리 곁을 떠난 영웅의 이야기가 차가운 세상에 온기를 전하고 있다.
윤태일 선수는 이제 그라운드에는 없지만, 4명의 새로운 삶 속에서, 그리고 100여 명의 희망 속에서 영원한 '국가대표'로 살아 숨 쉴 것이다.
[email protected] 전상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