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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너지는 계절, 확장되는 위험
2025년 여름, 제주도에서 채집망에 걸린 모기 한 마리가 연구진을 긴장시켰다. '빨간집모기(Culex pipiens)'와 비슷해 보였지만, 더 긴 다리 비율과 복부 마디의 색 분포, 휴식 시 체축 각도가 기존 국내 집모기류와 미묘하게 달랐다. 형태학적 분석과 미토콘드리아 COI 유전자 염기서열 비교 결과, 열대·아열대 지역에 분포하는 '열대집모기(Culex quinquefasciatus)'와 높은 유사성을 보였다. 국내 생태계에서 보기 드문 열대형 계통이 포착됐다는 점만으로도 학계에는
바다신게임 적지 않은 파장이 일었다.
예전에는 계절마다 경계해야 할 질병이 비교적 분명했지만 지금은 사계절 내내 모든 위험이 겹쳐 있다. 사진은 독자 이해를 돕기 위한 이미지. (사진 클립아트코리아)/뉴스펭귄
야마토통기계 열대집모기는 웨스트나일열 바이러스, 세인트루이스뇌염 바이러스 등을 매개할 수 있는 종으로 알려져 있다. 특히 고온 환경에서 번식 속도가 빠르고, 하수구·정체수 등 인위적 환경에 잘 적응한다는 특징을 지닌다. 과거 우리나라에서 이 모기가 관측된 적은 없다. 겨울철 평균기온과 최저기온이 월동 한계선 아래에 있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최근 수십 년간 제주 지
백경게임랜드 역의 기후 조건은 빠르게 변했다. 기상청 장기 관측 자료에 따르면, 제주도의 연평균 기온은 1970년대 대비 2℃ 안팎 상승했고, 연간 서리 일수는 절반 이하로 줄었다. 열대·아열대성 곤충에게 생존 가능한 창이 열렸음을 의미한다.
이 한 마리의 모기는 그래서 우연한 유입 사례로만 해석되지 않는다. 항공·해상 물류를 통한 외래종 유입 가능성
야마토게임장 은 오래전부터 제기돼 왔지만, 유입 자체보다 중요한 것은 정착 가능성이다. 국제 연구에 따르면, 열대집모기가 안정적으로 살아가려면 겨울철 평균기온 0℃ 이상, 최소 2~3개월 이상의 번식 가능 기간이 필요하다. 최근 제주와 남해안 일부 지역은 이 조건에 점점 근접하고 있다. 실제로 국내 모기 발생 시기는 과거보다 2~3주 빨라졌고, 늦가을까지 개체 활동이
바다이야기게임다운로드 관찰되는 사례도 늘고 있다.
기후위기(변화)는 병원체 전파 위험을 비선형적으로 증폭시킨다. 모기 체내에서 바이러스가 증식해 침샘에 도달하기까지 걸리는 기간, 이른바 '외부 잠복기'는 기온이 높을수록 짧아진다. 실험 자료에 따르면 웨스트나일열 바이러스의 경우 18℃에서는 전파 가능 상태에 도달하는 데 2주 이상이 걸리지만, 25℃ 이상에서는 일주일 이내로 단축된다. 기온 상승이 감염 모기의 비율 자체를 높이는 요인으로 작용한다는 분석이다.
이런 흐름은 다른 동물 매개 바이러스에서 확인되고 있다. 중증열성혈소판감소증후군(SFTS)은 진드기 활동 반경이 확대되면서 발생 지역이 내륙과 도심 인접 산지로 확장됐다. 일본뇌염 역시 남부 지방 중심의 계절성 질환에서 전국 단위 감시 대상 질환으로 성격이 바뀌었다. 기후 신호가 생태계 전반에 작용한 결과다. 기온 상승, 강수 패턴 변화, 토지 이용 변화는 숙주 동물의 개체 밀도와 이동 경로를 바꾸고, 그 위에 병원체가 얹히는 구조를 만든다.
감염병 위험은 '어디서 들어오느냐'에서 '얼마나 살 수 있느냐'의 문제로 이동하고 있다. 과거에는 차단과 검역으로 충분했던 대응 방식이 이제는 국내 기후·생태 조건을 전제로 한 상시 위험 평가로 전환돼야 하는 이유다. 질병관리 체계가 기상·환경 데이터와 결합해 정밀 예측 모델로 진화하지 않는다면, 감염병은 항상 사후 대응의 대상이 될 수밖에 없다.
한 마리의 모기는 작고 미미해 보이지만 그 존재가 던지는 질문은 크다. 한반도의 기후가 이미 바뀌었다면, 우리는 여전히 과거의 감염병 지도를 기준으로 안전을 판단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제주에서 시작된 이 의문은 한반도 전역을 향한 과학적 질문으로 확장되고 있다.
기후위가 바꾼 동물 매개 감염병의 시간표
"예전에는 계절마다 경계해야 할 질병이 비교적 분명했다. 지금은 사계절 내내 모든 위험이 겹쳐 있다." 국립환경과학원의 연구원이 전한 이 진단은 체감의 영역에 머물지 않는다. 질병관리청과 농림축산식품부가 축적해온 장기 감시 자료를 교차 분석하면, 동물 매개 감염병을 설명해온 핵심 개념 가운데 하나였던 '계절성'이 빠른 속도로 약화되고 있다.
조류 인플루엔자가 대표적인 사례다. 과거 국내 고병원성 조류 인플루엔자의 주요 발생 시기는 겨울 철새 도래기와 겹치는 11월부터 이듬해 2월 사이로 비교적 안정적으로 인식돼 왔다. 그러나 최근 10여 년간의 데이터를 보면 첫 발생 시점이 점차 앞당겨지고 있다. 농림축산식품부의 역학 보고서에 따르면, 일부 연도에서는 9월 말에서 10월 초 사이 가금농장에서 바이러스가 검출된 사례가 공식적으로 보고됐다. 철새 이동 시기의 변화, 가을철 평균기온 상승, 농장 주변 환경의 생태 변화가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로 해석된다.
진드기 매개 중증열성혈소판감소증후군(SFTS)의 시간표 변화는 더욱 뚜렷하다. 이 질환은 한때 5월부터 9월까지가 주요 발생 시즌이었다. 그러나 질병관리청이 2022년 이후 발표한 연차 보고서를 보면, 4월과 10월, 11월에 발생하는 환자 비율이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전체 발생 곡선을 계절별로 나눠 보면, 진드기 활동이 가능한 기간이 사실상 7개월 이상으로 확장됐다는 분석이 가능하다. 진드기의 월동 성공률 증가와 활동 개시 시점의 조기화, 그리고 가을철 기온 하강 속도의 완만화와 밀접하게 연관돼 있다고 볼 수 있다.
글로벌 의학 학술지 <랜싯>이 2024년 발표한 유럽 지역 기후·보건 분석 보고서는 기후변화가 감염병 측면에서 "가장 치명적인 장기적 후유증"을 낳고 있다고 평가했다. 해당 보고서는 평균기온 상승과 극한 기상 현상이 모기, 진드기, 설치류 등 매개체의 생태적 범위를 확장시키며, 특정 계절에 국한됐던 질병 발생을 연중 위험 요소로 전환시키고 있다고 지적한다. 북반구 전반에서 관찰되는 이 현상은 한반도의 데이터 흐름과도 방향성이 일치한다.
중요한 점은 단순한 이상기후의 결과로 환원하기 어렵다는 사실이다. 특정 연도의 폭염이나 따뜻한 겨울이 일시적으로 영향을 미쳤다고 보기에는 변화의 지속성과 누적 효과가 분명하다. 기온 상승, 강수 패턴 변화, 무상 기간 연장은 매개체의 생존과 번식 조건을 구조적으로 바꾸고 있으며, 그 과정에서 한반도 생태계의 시간 질서 자체가 재편되고 있다. 계절의 경계가 흐려지면서 병원체의 활동 창도 함께 넓어지고 있는 것이다.
방역 체계의 근간도 흔들리고 있다. 기존의 감염병 대응 전략은 계절성을 전제로 한 집중 감시와 자원 배분에 기반했다. 그러나 발생 시기가 분산되고 중첩되면서, 예측 가능성은 낮아지고 상시 대응 부담은 커지고 있다. 질병의 '언제'를 기준으로 설계된 시스템이 더 이상 충분하지 않다는 신호가 데이터에서 분명히 읽힌다.
계절이 무너지면 질병도 경계를 잃는다. 동물 매개 감염병의 시간표 변화는 기후변화가 인간 사회에 남기는 가장 직접적이고 현실적인 흔적 중 하나다. 지금 한반도에서 벌어지고 있는 일은 새로운 질병의 등장보다, 기존 질병이 작동하는 방식이 바뀌고 있다는 사실에 더 가깝다. 그 변화는 이미 통계 속에 기록돼 있으며, 이제는 정책과 대응의 언어로 번역돼야 할 단계에 이르렀다.
조류 인플루엔자(AI) 바이러스의 장거리 이동 핵심 매개는 철새다. 사진은 독자 이해를 돕기 위한 이미지. (사진 클립아트코리아)/뉴스펭귄
북상하는 철새, 재편되는 하늘 길
조류 인플루엔자(AI) 바이러스의 장거리 이동 핵심 매개는 철새다. 한반도는 동아시아–호주 철새 이동 경로(EAAF)의 중심축에 놓여 있고, 수십 종의 물새와 기러기류가 계절마다 이 지역을 통과하거나 머문다. 문제는 기후변화가 이 오랜 '하늘 길'을 바꾸고 있다는 점이다.
국제 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를 포함한 다수의 생태·기후 연구에 따르면, 지난 30여 년간 동아시아 철새의 주요 월동지 북쪽 경계는 평균적으로 수십에서 100km 이상 북상한 것으로 분석된다. 위성 추적과 개체 표식 데이터를 종합하면, 과거 중국 남부와 양쯔강 유역에서 겨울을 나던 큰기러기와 쇠기러기 일부 개체군이 최근에는 한반도 서해안과 내륙 습지를 새로운 주요 월동지로 선택하는 경향이 관찰된다. 단일 종의 특이한 행동 변화라기보다, 지역 기후 조건 변화에 대한 집단적 반응으로 해석된다.
그 배경에는 뚜렷한 기후 신호가 존재한다. 기상청의 장기 관측 자료에 따르면, 우리나라 겨울철(12~2월) 평균기온은 지난 반세기 동안 1.5~1.8℃ 상승했다. 이에 따라 호수와 하천의 결빙 일수는 눈에 띄게 줄었고, 얕은 습지와 농경지에서 먹이를 확보할 수 있는 기간은 길어졌다. 철새에게 한반도는 '잠시 머무는 중간 기착지'가 아니라, 충분히 월동이 가능한 공간으로 기능하기 시작한 것이다.
기후변화는 조류 인플루엔자 바이러스의 역학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철새의 체류 기간이 길어질수록, 바이러스가 배설물과 분비물을 통해 수환경과 토양에 축적될 가능성은 커진다. 실험과 현장 연구에 따르면, AI 바이러스는 저온·습윤한 환경에서 비교적 오랜 기간 생존할 수 있고, 결빙과 해빙이 반복되지 않는 온화한 겨울은 환경 내 머무는 시간을 늘리는 요인으로 작용한다.
이 결과, 야생 조류 집단과 가금류 사육 환경 사이에 형성되는 접점의 시간적·공간적 범위가 확대된다. 철새 서식지 인근의 농경지, 소규모 수로, 축사 주변 환경은 바이러스가 이동할 수 있는 연결 고리로 기능하게 된다. 실제로 국내 조류 인플루엔자 첫 발생 시점이 과거보다 앞당겨지고, 발생 간격이 짧아지는 경향이 관찰된다. 바이러스가 유입되는 '순간'보다, 그 바이러스가 환경에 머물며 전파될 수 있는 조건이 구조적으로 바뀌었음을 시사한다.
기후변화는 철새의 이동 거리, 체류 기간, 서식지 선택이라는 행동 생태를 재구성하고, 그 변화 위에서 바이러스의 전파 경로 역시 함께 재편되고 있다. 조류 인플루엔자의 위험 증폭도 새로운 바이러스의 등장 때문이 아니라, 기존 바이러스가 작동하는 생태적 무대가 달라진 탓이다. 한반도의 하늘 길은 여전히 열려 있다. 하지만 그 길을 오가는 생명체와 병원체의 시간표는 과거와 다르다. 철새의 북상은 기후변화가 감염병 위험을 어떻게 공간적으로 이동시키는지를 보여주는 명확한 사례다.
북상하는 진드기, 넓어지는 접촉면
진드기는 기후변화에 가장 빠르고 민감하게 반응하는 생물 지표 한 종이다. 체온을 스스로 조절하지 못하는 외온동물인 진드기의 생존, 번식, 활동성은 주변 온도와 습도에 거의 직접적으로 좌우된다. 이론적으로 예측돼 온 이러한 특성이 국내 관측 데이터 속에서 현실로 확인되고 있다.
질병관리청과 국내 연구진이 수행한 장기 모니터링 결과에 따르면, 중증열성혈소판감소증후군(SFTS)의 주요 매개체로 알려진 참진드기류(Haemaphysalis longicornis 등)의 분포 범위는 지난 10여 년 사이 뚜렷하게 확대됐다. 과거 남부 해안과 제주도를 중심으로 보고되던 서식지는 현재 전국 대부분 지역에서 확인되고 있으며, 분포 고도 역시 상승 추세를 보인다. 실제로 이전에는 안정적인 개체군이 관찰되지 않던 강원도 내륙 산간 지역과 해발 800m 이상 고지대에서도 반복적인 채집 기록이 보고되고 있다.
그 변화의 배경에는 명확한 기후 신호가 있다. 기상청 장기 관측 자료를 보면, 우리나라의 겨울철 최저기온은 지속적으로 상승해 진드기 알과 약충 단계의 월동 사망률을 낮추고 있다. 동시에 봄철 기온이 과거보다 일찍 상승하면서 진드기의 활동 개시 시점은 앞당겨졌고, 가을철에는 고온과 불규칙한 강수 패턴이 결합되며 높은 습도가 장기간 유지되는 환경이 조성되고 있다. 이는 진드기가 선호하는 조건으로, 활동 종료 시점을 늦추는 효과를 낳는다.
질병관리청은 "기온 상승으로 모기와 진드기의 활동 기간이 봄부터 늦가을까지 확장되고 있다"고 발표했다. 여기서 주목할 점은 특정 지역에서의 '정착'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는 사실이다. 일시적 유입이나 계절성 출현이 아니라, 연중 생존과 번식이 가능한 환경이 형성되고 있다는 의미다.
생태적 재편은 인간 감염 양상에도 반영되고 있다. SFTS는 한때 5~9월을 중심으로 발생하는 전형적인 계절성 감염병으로 인식됐다. 그러나 최근 연차 보고서를 분석하면, 10월은 물론 11월까지 환자 발생이 이어지는 사례가 증가하고 있고, 일부 연도에서는 초겨울에 해당하는 시기의 감염도 공식 통계에 포함돼 있다. 발생 지역 역시 전통적인 농촌이나 산림 작업 환경에 국한되지 않고, 도시 인접 공원과 등산로, 생활권 주변 산림으로 확장되는 양상을 보인다.
기후변화는 인간과 병원체 사이의 접촉 빈도와 지속 시간을 구조적으로 증가시키고 있다. 진드기의 활동 기간이 길어질수록, 사람의 야외 활동과 겹치는 시간대 역시 넓어지며, 감염 위험은 계절적으로 분산된다. 감염병은 '특정 시기의 집중관리 대상'에서 '연중 상시 위험 요소'로 전환됐다.
진드기의 북상은 조용하지만 명확한 경고다. 기후변화가 생태계의 공간적 경계를 바꾸는 순간, 감염병의 위험 지형도 함께 이동한다. SFTS를 둘러싼 최근의 데이터는 새로운 질병이 등장했기 때문이 아니라, 기존 병원체가 작동하는 환경이 달라졌기 때문에 위험이 커지고 있음을 보여준다.
무너지는 기후, 넓어지는 통로, 낮아지는 경계
모기 매개 감염병의 위험은 계절의 경계 위에 서 있다. 장기 기후 관측 자료가 보여주듯, 평균기온 상승과 겨울철 한랭 강도의 약화는 한반도의 겨울 환경 자체를 바꾸고 있다. 실제로 최근 몇 년 사이 남부 지역과 도심 지하 공간, 하수 시설, 온실 주변에서는 한겨울에도 모기가 관측되는 사례가 반복적으로 보고되고 있다. 일부 종이 성충 상태로 월동하거나, 짧은 온난기에 일시적으로 활동할 수 있는 조건이 형성되고 있다는 반증이다.
제주에서 확인된 새로운 모기 종들의 등장은 이러한 변화의 연장선에 놓여 있다. 개별 종의 출현 여부보다 중요한 것은, 겨울이 더 이상 생태적 차단선으로 작동하지 않는 방향으로 이동하고 있다는 점이다. 국제 이동이 일상화된 환경에서 기후변화는 매개체의 분포를 넓히는 동시에, 병원체가 머물고 이동할 수 있는 시간을 늘린다. 그 결과, 모기 매개 감염병은 계절적 공백을 전제로 한 관리 대상에서 벗어나, 연중 고려해야 할 구조적 위험 요소로 한반도의 보건 지형에 편입되고 있다.
겨울에도 모기가 관측된다는 사실은 기후 신호가 이미 생태계의 시간 질서를 재조정하고 있다는 직접적인 증거다. 이런 변화가 누적될수록, 감염병의 위험 역시 통계의 주변부에서 중심부로 이동할 가능성은 분명해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