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저널=허인회 기자)
태광그룹이 인수합병(M&A) 시장의 큰손으로 떠올랐다. 지난해 남대문 메리어트 호텔과 애경산업, 올해 동성제약까지 품에 안으며 공격적인 M&A 행보를 보이고 있다. 비록 중국 자본에 밀리긴 했지만 국내 부동산 1위 자산운용사인 이지스자산운용 경영권도 인수하려 했다. 매물 확보 작업은 현재진행형이다. 국내 중형 조선사인 케이조선(옛 STX조선해양) 인수전에 뛰어든 상황에서 배터리 소재사까지 눈독을 들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재계에선 과거 'M&A의 귀재'로 불리며 그룹의 덩치를 키웠던 이호진 전 회장의 행보와 판박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수조원
릴게임신천지 대 대규모 투자가 이뤄지고 있는 것을 놓고 이 전 회장의 복귀가 임박한 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는 이유다. 일각에선 신사업 진출과 함께 경영권 승계를 위한 전략적 포석을 염두에 둔 선택이라는 해석도 내놓고 있다.
ⓒ시사저널 이종현
오션파라다이스사이트 소비재에서 조선업…경계 없는 인수 후보군
태광그룹의 주력 계열사 태광산업은 최근 연합자산관리(유암코)와 컨소시엄을 구성해 동성제약을 인수한다고 밝혔다. 투자금액은 인수 대금 1400억원과 경영 정상화 자금 200억원 등 총 1600억원이다.
앞서 태광산업은 K뷰티 산업의 높은 성장성을 보고 화장품·생활용품
릴게임꽁머니 사업 진출을 선언했다. 1월13일엔 코스메틱 전문법인 실(SIL)을 설립했다. 업계에선 SIL 설립과 동성제약 인수를 놓고 애경산업과의 시너지를 염두에 둔 결정이라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제품 기획부터 제조, 유통까지 이어지는 밸류체인을 구축해 '뷰티·헬스케어 플랫폼'을 완성하겠다는 의도라는 것이다.
태광의 사업 확장 행보는 이미 예고
모바일야마토 된 바 있다. 2023년 초 태광은 향후 10년간 12조원 투자계획을 발표하며 포트폴리오 재편 의지를 드러냈다. 태광의 신사업 진출은 불가피한 선택이었다. 주력 사업인 석유화학 산업이 중국 업체들의 공급 과잉으로 업황이 크게 나빠지고 있어서다. 석유화학·섬유 사업에 주력하고 있는 핵심 계열사 태광산업은 2022년부터 3년 연속 적자의 늪에 빠졌다. 지난해에
릴게임야마토 도 3분기까지 581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태광의 선택은 기존 기업 간 거래(B2B)에서 제약·뷰티·호텔(B2C) 사업으로의 전환이었다. 본격적인 행보는 지난해부터 시작됐다. 태광산업은 지난해 7월 2026년까지 화장품, 에너지, 부동산 개발 관련 기업 인수와 설립에 총 1조5000억원을 투자하겠다고 발표했다. 첫 결과물은 애경산업이다. 태광산업은 지난해 10월 AK홀딩스로부터 애경산업 지분 63.13%를 4700억원에 인수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최근 불거진 '2080 치약' 금지 성분 논란에도 예정대로 오는 2월 잔금을 납부해 거래를 완료하겠다는 계획이다.
지난해 11월엔 서울 중구의 '코트야드 바이 메리어트 서울 남대문 호텔'을 사들였다. 거래 규모는 약 2542억원이다. 금융 계열사 흥국생명을 통해 1조원 규모의 이지스자산운용을 인수하려고 했지만 힐하우스 인베스트먼트에 밀려 고배를 마셨다. 조선업 진출도 노리고 있다. 태광산업은 미국계 사모펀드(PEF) 텍사스퍼시픽그룹(TPG)과 컨소시엄을 구성해 케이조선 예비인수의향서(LOI)를 제출한 상태다. 케이조선의 몸값은 5000억원 안팎으로 알려진다. 함정 유지·보수(MRO) 사업 등 '마스가 프로젝트' 참여를 기대할 수 있는 조선소 인수로 안정적인 수익을 확보하려는 차원이다. 최근엔 배터리 소재사 인수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M&A 행보는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이를 위해 지난해 화장품 제조·매매와 부동산 개발, 호텔·리조트 등 숙박시설 개발·운영, 에너지 사업, 블록체인 등 10여 개 항목을 새로운 사업 목적에 추가하며 정관을 변경했다. 태광그룹 관계자는 "다양한 산업에서 폭넓게 인수 후보군을 물색하고 있다"고 말했다.
재계에선 공격적인 M&A 행보를 놓고 이호진 전 회장이 경영 복귀를 위해 몸풀기에 나선 게 아니냐는 해석을 내놓고 있다. 과거 20여 개 지역케이블TV 사업자를 인수해 티브로드를 만들고, 쌍용화재(현 흥국화재) 등을 인수하며 사세를 확장했던 모습과 유사하기 때문이다. 2023년 특별사면으로 복권된 이 전 회장은 현재 태광산업 비상근 고문으로 활동 중이다. 이에 대해 태광 측은 "이 전 회장 복귀와 관련해 구체적인 계획이나 일정이 정해진 건 없다"고 밝혔다.
이호진 태광 전 회장 ⓒ연합뉴스
자녀들이 지분 가진 투자회사, M&A 지속
동시다발적인 사업 확장을 놓고 경영권 승계를 위한 준비 작업에 들어간 게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이 전 회장의 자녀 현준·현나씨가 지분을 갖고 있는 투자회사가 M&A에 지속적으로 참여하고 있기 때문이다. 태광그룹은 2024년 12월 투자 계열회사 티투프라이빗에쿼티(PE)를 설립했다. 티투PE의 지분은 태광산업과 티시스가 각각 41%, 현준·현나씨가 9%씩 보유하고 있다. 현준·현나씨는 티시스 지분도 11.30%, 0.55%씩 갖고 있다.
티투PE는 애경산업 인수를 위해 구성된 컨소시엄에 재무적 투자자로 참여 중이다. 인수가 완료되면 성과 보수 등 금전적 이익을 기대할 수 있다. 이를 두고 태광이 이익을 제공할 목적으로 티투PE를 만든 게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된 상태다. 두 자녀의 티투PE 지분율(18%)이 공정거래법 사익편취 규제가 적용되는 지분율 20% 미만이라는 점에서 더욱 의심의 눈초리를 사고 있다.
메리어트 서울 남대문 호텔을 인수한 흥국리츠운용에도 두 자녀의 지분이 있다. 지난해 4월 설립된 태광의 부동산 자산운용사인 홍국리츠운용은 티시스가 지분 82%, 현준·현나씨가 지분 9%를 각각 소유하고 있다. 호텔 운영은 티시스가 담당하고 있다. 리츠 운용과 호텔 운영 성과에 따른 배당금이 향후 승계를 위한 실탄이 될 수 있다는 의미다.
이에 대해 경제개혁연대는 지난해 10월 공정거래위원회에 조사를 요청했다. 경제개혁연대는 "티투PE와 흥국리츠운용의 지분 구조로 볼 때 공정거래법상 사익편취 규제 대상인 상당히 유리한 조건의 거래나 일감 몰아주기는 회피하면서 특수관계인에게 이익을 제공할 목적이 있었음은 부정하기 어렵다"며 "계열사 운영 과정에서 회사가 당연히 가져가야 할 이익의 상당 부분을 특수관계인이 향유하도록 했다는 점에서 회사의 이익에 반하는 결정이라 할 수 있다"고 비판했다.
태광그룹 관계자는 "이 전 회장 자녀들의 지분 때문에 승계 작업 정지 작업으로 해석하는 의견도 있지만 전혀 무관하다"면서 "공정위 조사도 없는 상황"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