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저널=노경은 시사저널e 기자)
배임죄를 둘러싼 경제계의 해묵은 과제가 다시 수면 위로 떠올랐다. 단순히 기업 보호를 위한 목소리를 넘어 국가 경쟁력을 좌우하는 미래 신사업 투자를 위해 더 이상 늦출 수 없다는 절박함이 깔려 있다. 정부와 여당이 상법 개정을 중심으로 기업 규제 입법에 속도를 내는 가운데 배임죄 전반을 손보라는 경제계의 요구가 실제 입법으로 이어질 수 있을지 주목된다.
1월26일 한국경제인협회와 대한상공회의소, 한국경영자총협회 등 경제 8단체는 배임죄 개선 방안을 담은 건의서를 국회와 법무부에 전달했다.
야마토릴게임 이들 단체는 현행 형법과 상법,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배임죄 규정이 지나치게 포괄적이고 추상적이라고 지적했다. 특히 정상적인 경영 판단 과정에서 발생한 손실까지 형사 처벌의 대상이 되는 현 구조가 기업의 투자 의지를 꺾고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경제계가 배임죄 개편을 강력히 요구하는 핵심 근거 중 하나는 글로벌 기준과 동떨어진 '과도한
릴게임바다이야기사이트 법 적용'이다. 실제 한국경영자총협회(경총)가 2014~23년까지 10년간 범죄 통계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한국의 연평균 배임죄 기소 인원은 965명으로 일본(31명)의 약 31배에 달했다. 인구 규모 차이를 감안하더라도 우리나라의 배임죄 적용 범위가 유독 광범위하다는 게 경제계의 지적이다.
릴게임모바일 2025년 11월19일(현지시간)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류진 한국경제인협회 회장,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왼쪽부터)이 아랍에미리트(UAE) 아부다비의 한 호텔에서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연합뉴스
10년간 배임죄 기소 경영자, 일본의 31배
배임죄의 법
릴짱 적 불안정성은 통계에서도 드러난다. 배임죄의 기소율은 14.8%로 전체 사건 평균 기소율(39.1%)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반면, 무죄율은 약 6.7%로 전체 형사사건 평균인 3.2%보다 2배 이상 높다. 일단 '아니면 말고' 식으로 고소나 고발이 남발되고 있지만 실제 유죄 판결로 이어지는 경우는 드물다는 뜻이다. 그러나 기소되는 과정만으로도 기업인들은 막
야마토통기계 대한 사회적 지탄과 경영 공백을 겪게 되며 이는 곧 기업 전체의 경쟁력 저하로 이어진다.
경제계는 배임죄가 고의적인 이익 편취나 사익 추구를 처벌하기 위한 제도임에도 실제 현장에서는 정상적인 경영 판단 과정에서 발생한 손실까지 형사 문제로 비화하는 사례가 적지 않다고 보고 있다. 이에 따라 신사업 진출이나 대규모 투자, 인수합병(M&A) 같은 전략적 결정이 위축되고 기업 경쟁력 저하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진다는 주장이다.
경제계가 제시한 개선 방안은 크게 두 갈래다. 첫째는 배임죄를 조건 없이 전면 개편하는 방안이다. 미국이나 영국처럼 사기·횡령 등 명백한 고의 범죄를 중심으로 형사 처벌하고 그 외의 경영 판단 실패에 대해서는 민사상 책임으로 전환하자는 입장이다. 이 경우 형사 처벌의 문턱을 높여 기업 경영의 예측 가능성을 높일 수 있다는 것이 경제계의 판단이다.
전면 개편이 현실적으로 어렵다면 독일이나 일본 사례처럼 배임죄의 적용 대상과 구성 요건, 처벌 기준을 좀 더 명확하게 규정해야 한다는 대안도 제시됐다. 배임죄 성립 요건에 '자기 또는 제3자의 이익을 도모할 목적'과 같이 고의성을 명확히 하고 재산상 손해 역시 실제로 발생한 경우로 한정하는 것을 주장한다. 즉 단순히 사후적으로 손실이 발생했다는 이유만으로 배임 혐의를 적용하는 관행은 개선돼야 한다는 것이다.
경제계는 특히 경영 판단의 원칙을 형사 영역에서도 분명히 인정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충분한 정보에 기초해 합리적인 절차를 거쳐 의사결정을 내렸다면 결과가 기대에 미치지 못하더라도 형사 책임을 묻지 말아야 한다는 논리다. 이는 글로벌 주요 국가에서 이미 제도적으로 정착된 원칙이기도 하다.
이처럼 경제계가 배임죄 개편을 요구하는 배경에는 최근 급변하는 산업 환경이 자리하고 있다. 반도체, 배터리, 인공지능(AI), 로봇, 바이오 등 미래 산업에선 대규모 선행 투자와 장기적 관점의 의사결정이 필수적이다. 단기적인 수익성 악화나 손실 가능성을 감수하지 않으면 글로벌 경쟁에서 뒤처질 수밖에 없다.
그러나 현행 배임죄 구조에서는 이러한 판단 자체가 형사 리스크로 이어질 수 있다는 인식이 강하다. 한 재계 관계자는 "정상적인 경영 판단 과정에서 발생한 손실을 이유로 배임 혐의가 적용되는 구조에서는 누구도 과감한 결정을 내리기 어렵다"며 "이는 결국 신산업 진출 지연과 투자 위축으로 이어져 국가 경쟁력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우려했다.
2020년 12월9일 국회 본회의에서 상법 개정안이 통과되고 있다. ⓒ시사저널 박은숙
먼저 소리 지르고 불구경하는 정부·여당
문제는 입법 환경이다. 사실 배임죄 개정 논의는 정부와 여당이 먼저 불을 지폈던 사안이다. 정부와 여당은 지난해 9월말 당정협의회를 통해 형법상 배임죄 폐지를 골자로 한 제1차 경제형벌 합리화 방안을 공식 발표한 바 있다. 당시 당정은 70여 년간 유지된 배임죄가 기업가의 정상적인 경영 판단을 위축시킨다는 점을 인정하고 이를 폐지하는 대신 중대 범죄에 대해서는 정교한 대체 입법을 마련하겠다고 약속했다.
그러나 약속은 지켜지지 않고 있다. 정부와 여당은 1차 상법 개정 당시 약속했던 형사 책임 완화 논의는 뒷전으로 미뤄둔 채 최근에는 이사의 주주 충실의무 확대 등을 골자로 한 3차 상법 개정안 추진에만 속도를 내고 있다.
정치권 일각에서는 배임죄 개편이 자칫 재벌 봐주기로 비칠 수 있다는 점에서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있다. 반면 경제계는 고의적 사익 추구와 정상적 경영 판단을 명확히 구분하는 것이 오히려 법 집행의 신뢰성을 높이는 길이라고 반박한다.
배임죄 개편을 둘러싼 논쟁은 당분간 계속될 가능성이 크다. 경제계는 투자 활성화와 기업 경쟁력 강화를 위해 최소한의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는 입장이지만, 정부와 여당은 사회적 시선과 정치적 부담을 고려해 신중한 태도를 유지하고 있어서다. 특히 총선 이후 정치 지형 변화와 맞물려 배임죄 논의가 어떤 방향으로 전개될지도 변수로 꼽힌다.
기업들은 배임죄 개편 논의가 단순히 기업 보호 차원을 넘어 경제 전반의 의사결정 구조와 직결된 문제라고 말한다. 경영 실패를 범죄로 보는 시각에서 벗어나 고의성과 절차적 정당성을 중심으로 책임을 묻는 제도 정비가 이뤄지지 않으면 국내 기업 환경의 경쟁력은 점차 약화될 수 있다는 것이다.
한 경제단체 관계자는 "정부가 지난해 경제형벌 합리화를 통해 배임죄 폐지를 공언했던 만큼 이제는 약속했던 최소한의 경영 안전장치 마련에 속도를 내야 할 때"라며 "지난 총선 이후 재편된 정치 지형 속에서 정부의 입법 의지가 실제 결과로 증명되길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경제계의 요구가 단순한 건의에 그칠지 이번에는 실제 입법 논의로 이어질지는 미지수다. 다만 정상적인 경영 판단과 범죄행위를 어디까지 구분할 것인지에 대한 사회적 합의가 필요한 시점이라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