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저널=이혜영 기자)



경찰이 정치권 인사들의 통일교 금품 수수 의혹과 관련해 첫 강제수사에 나선 12월15일 서울 용산구 세계평화통일가정연합 한국본부 로비에 한학자 통일교 총재(오른쪽)와 고(故) 문선명 통일교 총재 사진이 걸려 있다. 경찰청 특별전담수사팀은 이날 오전 9시께부터 경기 가평 통일교 천정궁과 서울 용산구 통일교 서울본부 등 10곳에 대해 압수수색영장을 집행 중이다. ⓒ 연합뉴스


정치권 인사들의 통일교 금품 바다이야기게임장 수수 의혹과 관련한 강제수사가 본격화됐다. 윤영호 전 통일교 세계본부장이 쏘아올린 법정 '작심 진술'은 정치권은 물론 김건희 여사 의혹을 수사해 온 민중기 특별검사팀의 편파수사 의혹으로도 확산했다. 키를 쥔 윤 전 본부장이 진술을 뒤집으면서 경찰의 결정적 증거 확보 여부에 따라 수사 향배가 판가름 날 전망이다. 경찰은 한학자 총재의 금고에서 발견된 280억 사이다쿨 원 규모의 뭉칫돈의 출처와 자금 흐름도 정조준하고 있다. 
경찰 전담팀, 통일교 의혹 강제수사 착수
경찰청 국가수사본부 특별전담수사팀은 15일 오전부터 경기도 가평에 위치한 통일교 천정궁과 서울 용산구 통일교 서울본부 등 10여 곳에 수사관을 보내 동시다발적인 압수수색을 진행 중이다. 구속 기소된 한 총재와 윤 전 본부장 릴게임한국 이 수감 중인 서울구치소도 압수수색 대상에 올랐다. 경찰은 한 총재와 윤 전 본부장을 이번 정치권 로비 의혹의 뇌물공여 피의자로 적시했다.  
피의자로 입건된 전재수 더불어민주당 의원(전 해양수산부 장관)의 자택 및 국회 의원회관 의원실, 임종성 전 민주당 의원·김규환 전 미래통합당 의원의 자택도 압수수색이 진행됐다. 
릴게임종류 김건희 특검팀으로부터 사건을 넘겨 받은 전담팀이 본격 강제수사에 착수하면서 소환조사도 급물살을 탈 전망이다. 경찰은 통일교 측으로부터 회계 자료와 각종 자금 집행 자료, 내부 보고 문건 등을 확보해 교단 자금이 불법적으로 정치권에 흘러 들어갔는지 여부를 규명할 방침이다. 자금 흐름을 파악하기 위한 계좌 추적과 전 의원에 건네진 것으로 거론된 명품시계를 비롯 쿨사이다릴게임 한 각종 금품 구입 내역, 실물 확보에도 수사력을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경찰이 정치권 통일교 금품 수수 의혹과 관련해 압수수색에 나선 12월15일 경기도 가평군 통일교 천정궁 입구가 적막하다. ⓒ 연합뉴스


韓 개인 금고에서 나온 거액의 뭉칫돈…출처와 용처는?
특히 한 총재 개인 금고에서 발견된 280억원 상당의 현금 뭉치와 관련한 수사가 관건이 될 전망이다. 김건희 특검팀은 지난 7월 천정궁을 압수수색하면서 이 거액의 뭉칫돈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금원은 한화와 엔화, 미화 등 현금다발로 묶여 있었던 것으로 전해진다. 한 총재가 금고에 보관 중이던 거액의 현금이 정치권 로비 자금과 연관된 것 아니냐는 의혹이 커진 상황이다. 앞서 특검팀은 교단 재정담당자 등을 상대로 거액의 현금 출처와 사용처 등을 캐물었지만 유의미한 답변을 받아내진 못한 것으로 파악된다. 
'편파수사' 논란의 중심에 있는 김건희 특검팀 역시 경찰 수사선상에 올랐다. 전담팀은 서울 종로구 KT광화문빌딩웨스트에 있는 특검팀 사무실에도 수사관을 보내 윤 전 본부장의 진술 내용 등 수사 자료 일체를 확보 중이다. 경찰은 민중기 특검팀이 사건을 이첩하면서 윤 전 본부장에 대한 수사 관련 자료를 일부 누락했을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있다.  
뇌물수수 또는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 피의자가 된 전 의원과 임 전 의원, 김 전 의원 등 3명은 일제히 혐의를 부인하고 있다. 이들은 통일교 측 인사를 접촉하거나 행사에 참석한 사실은 있지만 불법 정치자금을 수수하거나 금품을 건네 받은 적은 없다는 입장이다. 
경찰이 강제수사에 착수했지만, 의혹의 출발점이자 키맨인 윤 전 본부장이 진술을 뒤집으면서 초반부터 난관에 부딪힌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윤 전 본부장은 지난 8월 말 특검 조사에서 '2018~2020년 통일교가 여야 정치인 5명과 접촉했고, 일부 의원에 금품 등을 건넸다'는 진술을 했다. 특히 민주당 의원 2명에게 수천만원씩과 명품 시계 등을 건넸고 2022년 2월 교단 행사를 앞두고도 현 정부 장관 등 인사 4명에게 접근, 이 중 두 명이 한학자 통일교 총재와 만났다고도 진술한 것으로 파악됐다.
윤 전 본부장의 이 같은 진술은 지난 5일 그의 법정 돌발 발언을 통해 수면 위로 떠올랐다. 윤 전 본부장은 통일교로부터 불법 정치자금을 받은 혐의로 구속 기소된 권성동 국민의힘 의원 뿐 아니라 이재명 정부 장관과 민주당 인사들도 교단 차원에서 접촉했다는 취지로 진술했지만, 특검이 여당 인사들에 대해선 제대로 수사하지 않았다며 편파수사 논란을 불지폈다. 
윤 전 본부장은 1차 법정 폭로 후 자신의 결심 공판이 예정된 10일 추가 입장 표명을 예고했었다. 그러나 결정적 진술이 나올 것으로 예상된 공판에서 윤 전 본부장은 침묵했다. 이로부터 이틀 후인 12일 윤 전 본부장은 권 의원 공판의 증인으로 출석해 기존 진술과 배치되는 발언을 하며 '오락가락' 행보를 보였다. 
구체적으로 윤 전 본부장은 전 의원을 포함해 여야 전현직 의원들에게 금품을 제공했다는 의혹과 관련해 "최근에 여러 오해를 받고 있고 뉴스에도 많이 나오고 있다"며 "저는 만난 적도 없고, 만난 적도 없는 분들에게 금품을 제공한다? 말이 안 되지 않나 상식적으로. 일면식이 없다"고 말했다.
특검팀에서 조사를 받을 당시의 상황에 대한 질문에 대해서도 윤 전 본부장은 "기억이 왜곡된 부분도 있으니 충분히 그런 부분을 복기해야 하고, 한계도 있는데 그런 것도 진술해야 할 부분도 있었다"며 "지금 세간에 회자되는 것도, 제 의도하고 전혀. 저는 그런 진술을 한 적이 없다"고 선을 그었다. 



경기도 가평군 설악면에 위치한 천정궁 박물관(뒷 건물)과 한학자 총재, 정원주 전 총재 비서실장, 윤영호 전 세계본부장(왼쪽부터) ⓒ시사저널 임준선·이종현·연합뉴스


전재수 "통일교 행사날 고향에서 벌초했다" 선긋기
전담팀은 최근  윤 전 본부장을 구치소에서 접견해 특검팀에 진술했던 내용과 법정에서 일부 내용이 뒤집힌 경위 등에 대한 기본적인 조사를 진행한 상태다. 
법조계에서는 윤 전 본부장이 특검팀과의 플리바게닝(유죄 협상)을 목적으로 초반에 관련 진술을 하고, 이후 법정에서는 이에 대한 내용을 언급한 뒤 자신 역시 금품 또는 뇌물 공여자로 추가 기소될 수 있다는 점을 감안해 입장을 번복한 것일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이재명 대통령의 언급으로 '통일교 해산' 가능성까지 거론되는 상황에서 이를 주도하게 될 민주당을 향해 '경고성 폭로'를 한 것이라는 분석도 제기된다.
정치권에서 통일교 전방위 로비 의혹을 두고 또 다른 특검 출범 필요성이 나오는 가운데 윤 전 본부장의 진술이 엇갈리면서 경찰이 추가적으로 확보할 '물증'에 따라 수사 향방이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대가성 입증 여부와 이에 따른 공소시효 만료 여부도 쟁점이다. 
전 의원 등이 통일교로부터 금품을 받은 사실과 대가성까지 입증되면 공소시효가 15년인 특정범죄 가중처벌법상 뇌물 혐의를 적용할 수 있다.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는 대가성이 없어도 처벌 가능하지만, 공소시효가 7년이다. 만일 거론된 여야 정치인 가운데 2018년께 금품을 주고 받은 것으로 확인되더라도 대가성을 입증하지 못하면 공소시효 만료로 처벌은 불가능할 수 있다. 
의혹이 일파만파하면서 해양수산부 장관직에서 물러난 전 의원은 2018년 5월과 9월 통일교 행사에 참석했다는 언론 보도를 반박했다. 한 매체는 전 의원이 2018~2020년까지 최소 일곱 차례 통일교 행사에 직접 참석하거나 교단 인사와 접촉했다고 보도했다.   
전 의원은 이에 대해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2018년 9월9일 통일교 행사 날은 제 고향 의령에서 벌초하고 있었다"고 주장했다. 같은 해 5월 통일교 측 행사에 참석했다는 의혹과 관련해서도 "600명이 모였다는 통일교 행사 날 제 지역구 모성당 60주년 미사와 미사 후 기념식까지 참석했다"며 사실과 다른 점이 있다고 짚었다. 
전 의원은 "분명히 불법적인 금품수수 등의 일은 추호도 없었음을 말씀드린다"고 재차 강조했다. 이어 "제 지역구 (부산) 북구에서 79살까지는 형님·누님, 80살부터는 큰 형님·큰 누님이라고 한다"며 "형님, 누님들이 교회를 다니든 성당을 다니든 절을 다니든 제게는 소중한 형님이자 누님이고 너무나 소중한 이웃"이라고 덧붙였다. 지역구 국회의원이 종교 행사에 참석하거나 관계자 등을 만나는 행위 자체는 이례적인 일이 아니라는 취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