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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유림 기자]
▲ "2주 말고, 1주만 쓸 수는 없나"라는 말은 병가를 쓰고자하는 후배에게 상처를 줬다.
바다이야기릴게임 ⓒ 연합=OGQ
"과장님, 잠깐 티타임 가능하세요?"
"아, 오늘 장기출장 후 첫 출근날이라 짬이 잘 안 나네요. 내일은 어때요?"
"아... 그럼 내년에
바다이야기무료 봐야겠네요. 할 수 없죠."
"네? 출장 가요? 아님 휴가?"
"저 병가요."
"어머, 지금 잠깐 봐요!"
그렇게 후배와 함께 짧은 티타임을 가졌다. 생각해 보니 후배가 몇 달 전쯤 어렴풋이 수술 이야기를 했던 기억이 떠올랐다. 결국 후배는 수술을 더 이상 미루지 말자는 결심을 했고,
바다이야기프로그램다운로드 부서장에게 병가 이야기를 꺼냈다고 했다.
"근데 과장님, 하필 연말연초가 저희 팀 보고서 작업이 몰리는 시즌이잖아요. 그것 때문에 눈치가 보이네요. 둘째를 가지려 해도, 제 몸 아픈 부분을 먼저 치료하고 준비해야 하니까 더 미룰 생각은 없는데... 제가 이야기 꺼냈더니, 부서장님이 '보고서 시즌이네'라고 바로 말씀하시더라고요."
바다이야기#릴게임 "할 수 없죠. 아무리 그래도 건강이 먼저인데요. 병원에서 권장하는 기간만큼 병가 쓰는 거죠?"
"네. 근데, 참 워킹맘이 즐겁지가 않아요. 회사에서 일하느라 야근하고 집에 가면 집 눈치가 보이고, 그렇다고 애 보려고 일찍 가면 회사 눈치 보이고... 다 반쪽짜리인 것 같아요. 게다가 이젠 몸도 안 좋으니..."
릴게임사이트 후배의 말 속에 미처 다 토해내지 못하는 답답함이 고스란히 느껴졌다. 회사와 육아 사이에서 출퇴근을 반복하는 매일. 그 속에서 가장 힘든 건 워킹맘인 후배임을 모를 리 없었다. 나 역시 아이 감기약 먹이느라 내 감기약은 잊기 일쑤였고, 아이는 장갑에 모자까지 씌워도 나는 철 지난 발목 양말을 신고 발을 동동 구르곤 했으니 말이다.
워킹맘의 우선순위, 그리고 대가
1순위는 아이, 2순위는 일, 그리고 3순위가 나. 그러다 보면 결국 몸도 마음도 곪는 건 3순위인 내가 된다. 문제는 내가 아프기 시작하는 순간 1순위와 2순위를 모두 지켜낼 수 없다는 것. 그래서 워킹맘은 절대 아프면 안 된다.
'바빠 죽겠는데 왜 아프고 난리냐.'
아이의 편도염 일주일 후 편도염 전염, 아이의 폐렴 일주일 후 폐렴 전염. 태어나서 감기 한 번 제대로 안 걸렸던 나도 면역력이 바닥을 치는 생활 속에 고스란히 아이의 모든 병을 옮아왔다.
후배의 경우는 개인 질병으로 수술까지 해야 하는 상황이었지만, 걱정은 수술의 경과와 회복에 대한 것보다 회사 눈치였다. 상사의 입장을 이해 못 하는 건 아니지만, 병가를 이야기하는 직원에게 대뜸 첫마디가 '보고서 작성 시즌'이라는 말이라니.
"2주 말고, 1주만 쓸 수는 없나?"
후배가 병원에서 권장한 회복기간 2주를 쉬고 나면, 보고서 마감이 2일 남는 상황이었다. 후배가 팀 내에서 상급 직급이다 보니 아무래도 심리적 부담감이 컸을 것이다. 그래서 부서장도 조금 더 짧게 병가를 쓰면 안 되는지 이야기했다고 한다. 거기에 뭐라고 답할 수 있었을까. 후배는 결국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고 한다.
"또 쉬냐"라는 핀잔
내 경우엔 아이가 아파 휴가를 쓰고 그다음 주 내가 정작 병이 나서 병가를 써야 할 상황이 종종 있었다. 하지만 이미 휴가를 쓴 지 얼마 되지 않아, 내 휴가나 병가를 쓰겠다는 말이 잘 나오지 않았다. 그러다 어느 날은 더 이상 안 되겠어서 하루 병가를 썼는데, 나 역시 그때 파트장의 말이 또렷이 기억난다.
"참... 엄마까지 아프면 어떡해. 애도 아팠는데..."
그 말에는 휴가를 또 쓰냐는 핀잔이 담겨 있었다. 자기 때는 그 정도 아픈 걸로는 휴가나 병가 생각도 안 했다는 후일담도 함께.
놀라운 건, 우연인지 필연인지 후배의 현 부서장과 과거 나의 파트장 모두 여자 상사라는 것. 다른 점이 있다면 나의 과거 파트장은 아들 둘의 워킹맘이었고, 현재 후배의 부서장은 소위 골드미스라는 점이다.
회사는 이해관계로 얽힌 집단이므로 심정적 이해와 배려까지는 바라지 않지만, 아플 때 이런 이야기를 들으면 허탈감과 무기력함이 올라온다. 이런 소리까지 들어야 할 잘못을 저지르지도, 하루하루 허투루 살지도 않았는데 말이다.
법과 의식의 간극
▲ 워킹맘 입장에선 조직문화의 변화가 절실하다
ⓒ charlesdeluvio on Unsplash
남녀고용평등법과 근로기준법은 제도다. 모두 근로자들의 권리를 보호하기 위해 제정됐다. 하지만 그 권리를 신청하는 것도 허가하는 것도 모두 법이 아닌 사람의 일이다. 그 모든 일들의 시작과 끝은 '조직문화'라는 환경에서 이뤄진다.
그런데 법은 시대적 흐름과 필요성에 따라 매년 바뀌어도, 조직문화는 10년이 지나도 잘 바뀌지 않는다. 특히나 '육아'라는 경험은 간접적 경험치도 높지 않은 영역이다.
워킹맘들에게 법뿐 아닌 조직문화가 중요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 저출생 시대라는 뉴스가 매일같이 쏟아져 나와도, 그건 정부가 알아서 할 일이고 법을 개정하면 그만이라는 인식이 여전하다. 또한 여러 법안 중에서 개정된 내용은 해당 법을 쓰는 사용자나 관련 제도를 운영하는 담당자 정도만 인지할 뿐이다.
특정 제도에 대해 알지도 못하는 상급자에게 이 제도를 쓰겠노라 말하는 건 사실 어불성설에 가깝다. 나 역시 그러한 때에 제도를 쓰면서 신청도 비밀스레 했던 기억이 난다. 그리고 그 분위기는 여전하다. 법을 어기는 것도, 규정을 피해서 내 권리를 신청하는 게 아님에도 불구하고 말이다.
현재 육아 관련 제도를 쓰며 회사를 다니는 주변 동료들은 늘고 있다. 하지만 그 비중이 상대적 소수임은 여전하다. 소수의 직원이 자신의 목소리를 내는 건 언제나 부담이다.
후배의 말처럼, 회사에서는 상사와 동료 눈치, 집에서는 배우자와 아이 눈치를 본다면 웬만한 워킹맘들은 모두 신경쇠약에 걸릴 수밖에 없다. 자존감도 자신감도 떨어진 채 일도 육아도 효능감이 떨어지는 것이다.
제도와 문화의 시차
제도의 시계는 앞으로 가고 있다. 좋든, 싫든 그래도 시침과 분침은 앞으로 간다. 반면, 문화의 시계는 초침 정도만 움직이는 정도다. 법의 시간을 따라가지 못한다.
한국여성정책연구원에서 최근 발표한 '생애전망과 출산의향: GGS Korea 예비조사 분석' 결과는 이 간극을 명확히 보여준다. 19~44세 1천여 명을 분석한 결과, 여성의 경우 노동 생애 지속이 실현 가능하다고 인식할수록 출산의향이 유의미하게 증가했지만, 노동 지속이 어렵다고 전망하는 집단은 출산의향이 가장 낮았다.
후배가 수술 후 회복기간 2주를 온전히 쓰지 못하고 고민했던 이유, 내가 아이 감기에 이어 내 폐렴까지 앓으면서도 병가를 쓰기 주저했던 이유도 여기에 있다.
워킹맘의 병가는 법적으로는 당연한 권리지만, 조직문화 속에서는 여전히 '유죄'처럼 취급받는다. 제도가 아무리 좋아져도 그것을 실행하는 조직문화가 따라오지 않는다면, 워킹맘들은 여전히 아플 권리조차 눈치 보며 신청해야 한다.
출산 후 일할 수 있는가의 질문에는 법이나 제도뿐 아닌 그 법과 제도를 실질적으로 쓸 수 있는 문화가 있는지도 포함되어 있다.
후배는 결국 2주 병가를 썼다. 하지만 그 결정을 내리기까지 겪어야 했던 심리적 부담은 고스란히 그의 몫이었다. 제도와 문화의 시차가 좁혀지지 않는 한, 저출생 문제는 법만으로 해결되지 않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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