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저널=모종혁 중국 통신원)
2025년 12월19일 중국 수도 베이징의 외교부 청사. 정례 브리핑에서 블룸버그 기자가 궈자쿤(郭嘉昆) 외교부 대변인에게 "일본 총리실의 고위 관료가 '일본이 핵무기를 보유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에 대한 입장은 무엇인가"라고 질문했다. 이에 대해 궈 대변인은 "사태가 상당히 심각하다"며 "일본의 일부 인사가 핵무기를 보유하려는 위험한 음모를 드러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군국주의를 부활시키고 국제 질서에서 벗어나 '군사 재무장'을 가속하려는 일본 우익보수 세력의 야망을 반영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 발단은 하루 전에 벌어졌다.
바다이야기룰 일본 총리실의 안보 정책 담당 간부가 개인 의견을 전제로 취재진에 "중국과 러시아의 위협, 북한의 핵 개발 등 일본을 둘러싼 안보 환경이 엄중해지고 있다"며 일본의 핵무기 보유 필요성을 언급했다. 또한 미국의 핵 억제에 대한 신뢰성에도 의문을 드러냈다. 일본은 1967년 이래 핵무기를 만들지도, 갖지도, 반입하지도 않는다는 '비핵 3원칙'을 굳건히 견지해
바다이야기예시 왔다. 그러나 이 발언은 일본이 미국의 전술핵을 배치하려는 것이 아니냐는 의구심을 품게 했다. 게다가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의 취임 이후 위험스러운 상황이 전개됐다.
2025년 11월7일 다카이치 총리는 "대만 유사시가 일본이 집단 자위권을 행사할 수 있는 '존립위기 사태'에 해당한다"고 말했다. 그 뒤 중국이 격렬히 반발하면서 엄청난
릴게임꽁머니 외교적 파장이 일었다. 하지만 다카이치 총리는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11월11일에는 비핵 3원칙에 대해 "이제부터 작업이 시작된다. 다만 표현을 말할 단계는 아니다"며 반입 원칙의 재검토를 시사했다. 다음 날 고이즈미 신지로 방위상은 "한국과 호주가 핵잠수함을 보유하게 된다"며 "우리도 억지력, 대처력을 향상하려면 새 동력(핵잠 도입)의 논의가 필요하다
신천지릴게임 "고 말했다.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가 2025년 12월15일 도쿄에서 열린 참의원 예산위원회 회의에 참석하고 있다(왼쪽 사진). 2025년 11월25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열린 통가 국왕 투포우 6세 환영식에서 손을 흔들고 있다. ⓒKyodo
바다이야기게임2 연합·AP 연합
日 "우리도 한국처럼 핵잠 도입 논의 필요"
총리실 간부의 발언은 미국 전술핵의 반입이 필요하다는 '밑밥 깔기' 아니냐는 해석이 나왔다. 앞서 일본 정부가 2025년 12월5일 소득세에 1%를 가산하는 방위특별소비세를 신설해 2027년도까지 방위비를 GDP 대비 2%로 증액하는 방안을 마련했기 때문이다. 중국 궈자쿤 대변인은 이런 맥락 속에 일본의 움직임을 비판한 것이다. 물론 일본 총리실 간부는 "현 정부에서 핵 보유 논의가 진행되고 있지 않다"고 선을 그었다. 국내외로 파장이 커지자, 일본 정부 대변인인 기하라 미노루(木原稔) 관방장관도 "정부는 비핵 3원칙을 정책상 방침으로 지키고 있다"며 수습에 나섰다.
그러나 중국 언론은 일본을 맹폭했다. 2025년 12월23일 중국 관영매체 환구시보는 '우경화를 가속한 일본의 1년'이라는 특집 기사를 실었다. 환구시보는 2024년 7월 참의원 선거에서 극우 참정당의 돌풍, 10월 강경 보수 다카이치 총리의 집권, 11월 다카이치 총리와 고이즈미 방위상의 발언, 12월 2026 회계연도 방위예산을 역대 최대인 9조 엔(약 85조원) 편성 등을 열거했다. 그리고 12월22일 오노데라 이쓰노리 자민당 안보조사회장이 "핵 논의를 방치하는 것은 무책임하다"며 "비핵 3원칙을 검토해야 한다"고 말한 점에 주목했다. 환구시보는 일본 정치계에서 벌어진 강경 우경화 분위기를 지적하면서 "미국의 허락 아래 일본이 군사 재무장에 시동을 걸었고 핵무기를 제조하려는 야심까지 드러내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 같은 중국의 민감한 반응은 언뜻 보면 이해하기 힘들다. 중국은 이미 수백 개 핵탄두를 가진 핵무기 대국이기 때문이다. 1950년대 말부터 중국은 두 개의 폭탄, 하나의 위성이라는 '양탄일성(兩彈一星)' 프로젝트를 추진했다. 여기서 폭탄은 원자폭탄과 수소폭탄을 가리킨다. 이를 위해 매카시즘 열풍으로 핍박받던 미국 유학파를 대거 귀국시켰다.
그 뒤 당국의 대대적인 지원 아래 1964년 원자폭탄을, 1967년에는 수소폭탄을 만들어 핵실험에 성공했다. 또한 핵 투발 수단 개발을 인공위성 개발과 연동시켜 진행했다. 이에 따라 1960년 근거리 탄도미사일인 둥펑(東風)-1의 시험발사에 성공했고, 1966년에는 중거리 탄도미사일 둥펑-2를 발사했다. 비록 문화대혁명 직후에는 일시적인 타격을 받았지만, 당국이 과학자들의 신변을 철저히 보호하면서 연구와 개발이 이어졌다. 그리하여 1970년 둥펑-2를 개량한 창청(長城)-1에 중국 최초 인공위성인 둥팡훙(東方紅)을 실어 쏘아올렸다.
'양탄일성' 프로젝트가 성공하면서 중국은 점차 핵무기 강국으로 발돋움했다. 2025년 6월 스톡홀름 국제평화연구소(SIPRI)가 발간한 《2025 연보》에 따르면, 중국은 약 600기의 핵탄두를 보유하고 있다. 이는 같은 유엔 상임이사국이자 핵확산금지조약(NPT)의 공식 핵보유국인 러시아(5459기), 미국(5177기)에 이어 세계 3위다. 핵탄두는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에 134기, 중거리 탄도미사일에 216기,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SBN)에 72기가 장착된 것으로 추산됐다. 미국 국방부는 중국 핵탄두가 2030년에는 1000기로 늘어날 것으로 전망한다.
사실 중국이 주목하는 것은 일본이 가진 무서운 핵기술 역량이다. 일본은 2011년 동일본 대지진 이전에는 전 세계에서 손꼽히는 원자력 대국이었고, 사용후 핵연료 처리를 위한 재처리 공장을 운영하고 있다. 재처리 공장은 사용후 핵연료에서 재활용 가능한 플루토늄을 추출하는 시설이다. 이를 통해 일본은 핵무기 6000여 기를 만들 수 있는 44.4톤의 플루토늄을 보유하고 있다. 게다가 일본은 30명의 노벨상 수상자를 배출한 기초과학 강국이다. 따라서 마음만 먹으면, 언제든 핵무기를 개발해 제조할 수 있는 기반과 능력을 갖추고 있다.
2025년 12월11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당 전원회의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조선중앙통신 연합
중국은 이미 핵강국…北은 '유엔 제재'
중국은 이런 일본의 무서움을 청일전쟁과 중일전쟁을 통해 톡톡히 겪었다. 두 전쟁에서 일본군은 중국 본토를 침략해 대륙 곳곳을 짓밟았고 중국인을 학살했다. 최근에도 중국은 '한국에서 더 이상 배울 게 없다'고 공공연히 말하지만, 일본은 '여전히 배워야 할 나라'로 여긴다. 무엇보다 동아시아의 패권을 장악하려는 중국 입장에서 일본은 최대 걸림돌이다. 세계 4위의 경제력, 1억2310만 명의 인구를 갖고 있어, 중국으로서도 무시 못 할 존재이기 때문이다. 게다가 중국을 견제하려는 세계 최강국 미국이 일본의 뒷배 역할을 굳건히 한다.
흥미로운 것은 북한까지 나서 일본의 핵무장론을 견제하고 있다는 점이다. 2025년 12월21일 북한은 외무성 일본연구소장 명의로 담화를 발표했다. 담화는 "일본 지배층은 군사안보 정책을 대폭 조정하면서 전범국으로서 금단의 선을 뛰어넘어 핵 보유 야망까지 노골적으로 드러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일본을 "얼마든지 핵무장을 실현하고 또다시 침략전쟁의 도화선에 불을 지를 수 있는 불량국가" "미국을 등에 업고 핵 무장화로 치닫고 있는 전범국"이라고 비난했다.
이를 단순히 핵무기 개발로 유엔의 제재를 받는 북한의 적반하장 반응이라고 치부할 순 없다. 일각에선 일본의 군사대국화 견제를 구실로 중국, 북한, 러시아가 반미·반일 연대를 강화하려 한다는 해석도 나온다. 실제 2025년 11월23일 고이즈미 방위상이 일본 최서단 요나구니섬에 미사일 부대의 배치를 추진하겠다고 밝혔을 때는 러시아가 나섰다. 마리야 자하로바 러시아 외무부 대변인은 "일본은 미국의 지시에 따라 그 지역을 군사기지로 전환해 공격 잠재력까지 갖춘 무기로 무장시키고 있다"고 비난했다. 또한 다카이치 총리의 비핵 3원칙 재검토 움직임에 대해서도 "그 문제를 제기하는 것만으로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긴장 고조를 유발하는 도발"이라고 규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