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어디서나 겨울이면 길거리 음식이 여행자 발길을 붙든다. 왼쪽 사진은 서울 명동의 붕어빵 노점, 오른쪽은 튀르키예 보스포루스 해협의 고등어케밥 가게. 정주영·Awais Khan 촬영.
서울 명동 중심가는 해가 기울면 하나의 거대한 푸드코트로 변신한다. 붕어빵, 계란빵, 떡볶이, 호떡, 어묵 등 늘어선 수레 사이로 한국인은 드물다. 대신 세계 각지에서 온 여행객들이 자신의 취향을 찾기에 여념이 없다. 몇천 원으로 길 위에서 맛보는 하찮지만 설레는 경험은 여행객에게만 허락된 소소한 특권이다.
겨울철에는 인체가 평소보다 더 많은
오션파라다이스예시 열량을 소모한다. 그래서 세계 어느 도시든 추운 계절이면 즉석에서 맛볼 수 있는 따뜻한 음식을 거리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다. 길거리 음식이야말로 가장 간단하면서도 즉각적인 행인들의 에너지 공급원이다.
여행길에서 마주치는 낯선 간식은 우리 뇌의 보상 체계를 자극한다. 베이징의 왕푸징 거리는 대표적인 시험대다. 약 200m 길이로 늘어선 포
바다이야기비밀코드 장마차에는 뱀, 전갈, 매미까지 꿸 수 있는 건 모두 꿴 꼬치들이 등장한다. 대부분 여행객에게는 이색적인 볼거리일 뿐 먹거리로 접근하기는 쉽지 않다.
아이슬란드의 발효 상어 ‘하카를(Hakarl)’이나 중국의 ‘취두부(臭豆腐)’는 이미 냄새만으로도 혐오와 호기심의 경계에 놓인 음식이다. 호기롭게 시도하는 여행객들도 있지만 대부분은 한입부터
바다이야기게임사이트 도전을 포기하는 경우가 많다. 간혹 낯선 맛에서 묘한 만족을 발견하는 이들도 있다. 그들에게는 이 순간이 여행의 결정적 장면으로 남는다. 한입의 도전이 오래 기억되는 성취감으로 전환되는 것이다.
도전은 꼭 낯선 재료에서만 오는 게 아니다. 익숙한 식재료도 전혀 다른 조리법을 만나면 여행객에게 새로운 관문이 된다. 튀르키예의 ‘발르크 에크
바다이야기사이트 메크(Balik Ekmek)’가 그렇다. 비린 생선의 대명사인 고등어를 통째로 숯불에 구워 바게트에 넣고 양파와 레몬만 더한 단출한 샌드위치다. “고등어를 빵에?”라는 의구심에도 불구하고, 의외로 담백하고 조화로운 맛 덕분에 이스탄불에서는 줄을 서야 겨우 맛볼 수 있는 인기 간식이다.
길거리에서 출발한 음식이 고급 디저트나 혹은 대형 유통
릴게임 상품으로 성장하는 경우도 늘고 있다. 한국 겨울철 길거리 음식의 상징인 붕어빵은 2015년 런던 소호거리에서 ‘골드피시(Goldfish)’라는 이름의 디저트로 재해석됐다. 와플 형태의 붕어빵에 바닐라 아이스크림, 아몬드, 블루베리 등을 곁들여 5파운드(약 1만 원)짜리 고급 디저트로 변신시킨 것이다. 당시에는 대중적인 성공까지 이어지지는 못했지만, 전통 길거리 음식을 글로벌 미식 트렌드에 접목하려는 의미 있는 시도였다.
지금은 상황이 달라졌다. ‘오징어게임’ 덕분에 달고나를, ‘케데헌(케이팝 데몬 헌터스)’ 덕분에 김밥과 떡볶이, 순대 조합을 세계가 함께 즐기게 되면서 한국 길거리 음식은 이미 세상의 식탁에 주요 화제가 됐다. 이제는 길거리 음식을 주제로 한 가공식품이 전 세계 마트에서 판매되고, 길거리 음식을 맛보는 일이 한국 방문의 목적이 되기도 한다.
정작 한국에서는 위생 규제, 단속 강화, 고물가 등의 영향으로 붕어빵, 계란빵, 땅콩빵, 어묵, 떡볶이 등을 관광지가 아닌 골목에서 찾기가 갈수록 어려워지고 있다. 편의점 간식이나 배달서비스가 대체하고는 있지만, 소비자 입장에서는 아쉬움이 크다.
그래서일까. 사람들은 자체적으로 ‘붕어빵 지도’를 만들어 위치를 공유한다. 드물수록 더 간절해지는, 이른바 ‘청개구리 미각’이 작동하는 셈이다. 이 글을 쓰는 지금도 당장 먹고 싶은 건 갓 구워 손바닥을 데울 만큼 따끈한 붕어빵 한 마리.
서울대 웰니스융합센터 책임연구원
한 스푼 더 - 붕어빵 지도
‘붕어빵 지도’는 겨울철 붕어빵, 잉어빵, 풀빵 등 길거리 간식의 판매 위치를 이용자들이 직접 등록하고 공유하는 오픈맵 플랫폼이다. 일종의 ‘미식 내비게이션’이다. 최근에는 생활 플랫폼 당근마켓이 이 서비스를 제공하면서 지역 커뮤니티 내에서 큰 호응을 얻고 있다. 길거리 간식 문화 또한 디지털 시대에 맞춰 쉼 없이 진화하는 중이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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