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 '라흐마니노프, 피아노의 빛을 따라' (사진=위즈덤하우스 제공) 2025.1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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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조기용 기자 = 한국인이 사랑하는 클래식 작곡가를 꼽으라면 늘 거론되는 인물이 러시아 피아니스트이자 작곡가 세르게이 라흐마니노프(1873~1943)다.
특히 그의 피아노 협주곡은 대중적 인기가 높아, 애호가들 사이에서는 '라피협'이라는 약칭으로 불린다. 2022년 반 클라이번 국제 피아노 콩쿠르에서 우승한 임윤찬이 결선에서 연주한 곡 역시 라흐마니노프의 피
사이다쿨접속방법 아노 협주곡 3번이다.
지난 11~12일 조성진이 경기필하모닉 오케스트라와 협연한 작품 또한 라흐마니노프의 '파가니니 주제에 의한 광시곡'으로, 연주자들에게 꾸준히 선택되는 대표 레퍼토리다.
이처럼 무대 위에서 여전히 살아 숨쉬는 라흐마니노프의 삶과 작품 세계를 조망한 책 '라흐마니노프, 피아노의 빛을 따라'(위즈덤하우
릴박스 스)가 출간됐다. 저자는 영국 바이올리니스트이자 세계 최대 클래식 음악 잡지 'BBC 뮤직 매거진'의 창간 편집자인 피오나 매덕스다.
책은 라흐마니노프의 작곡가로서 일상 뿐 아니라 가족·친구들과의 관계, 망명 이후 삶까지 폭넓게 추적하며 창작자의 고뇌와 고향을 향한 그리움 등을 세밀하게 그려낸다. 특히 이 책은 라흐마니코프의 조국 러시아
릴게임온라인 에서의 삶이 아닌, 1918년 망명 이후 미국에서의 삶부터 서술을 시작한다는 점에서 기존 전기들과는 차별점을 갖는다.
45세의 라흐마니노프는 러시아의 공산화에 반대해 노르웨이를 거쳐 미국으로 망명했다. 그는 안정된 명성과 생활을 뒤로한채, 그동안 작업해온 악보들마저 남겨두고 떠나야했다. 책은 당시의 상황을 이렇게 서술한다.
바다이야기하는법"그는 많은 가족, 재산, 모스크바의 아파트, 이바노프카의 저택, 말, 그가 심은 나무, 그가 사랑한 라일라, 피아노, 개인 물품, 그가 알았고 사랑했던 세계를 모두 두고 왔다. 가치로 따지자면 그가 의도치 않게 새로운 소비에트 체제에 넘겨준 최고 유산은 출판되거나 출판되지 않은 그의 모든 악보들이었다." ('러시아를 떠나다' 중)
바다이야기예시 망명 이후 라흐마니노프는 작곡 활동을 줄이고 피아니스트로서의 삶에 주력했다. 가족을 부양하기 위해 1100회가 넘는 연주 무대에 올랐다고 전해진다. 그럼에도 그는 끊임없이 자신의 작품을 수정하고, 재즈와 흑인 음악 등 당시 새롭게 등장한 음악 흐름에 관심을 기울이며 음악 세계를 확장해 나갔다.
그러나 시대의 변화는 그에게 냉혹했다. 그는 새로운 음악 흐름에 적응하지 못한 음악가로 평가받으며 '과거의 시대에서 건너온 냉소적인 유령'이라는 혹평을 받기도 했다. 책에서 저자는 라흐마니노프가 한 잡지의 편집자에게 토로한 말을 인용한다.
"작곡가는 스스로를 '낯선 세상에서 배회하는 유령'이라고 표현했고, 자신이 새로운 작곡 방식을 터득하지 못했다고 했다. '신속하게 새로운 종료로 개종한 나비 부인과 달리 나는 내가 믿는 음악적 신을 곧바로 내쫓고 새로운 신 앞에 무릎을 꿇을 수는 없소." ('성취의 시간들' 중)
저자는 세계 곳곳에 흩어진 자료를 수집하고, 후손들의 검증을 거쳐 우리가 익히 알고 있던 화려한 작곡가의 이미지 너머를 복원한다. 그 결과 이 책은 거장 라흐마니노프를 망명자이자 시대의 경계에선 예술가로 새롭게 조명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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