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와 독자들이 모인 가운데 ‘찾아가는 독자위원회’가 열렸다. ⓒ시사IN 신선영" class="thumb_g_article" data-org-src="https://t1.daumcdn.net/news/202512/12/sisain/20251212063457980auta.jpg" data-org-width="1280" dmcf-mid="PQaVXWnQM3" dmcf-mtype="image" height="auto" src="https://img4.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512/12/sisain/202512120
모바일바다이야기하는법 63457980auta.jpg" width="658">
11월14일 저녁 대구시 중구 ‘책빵고스란히’에서 <시사IN> 기자와 독자들이 모인 가운데 ‘찾아가는 독자위원회’가 열렸다. ⓒ시사IN 신선영
전국 곳곳에서 독자를 만나는 〈시사I
바다이야기게임장 N〉 ‘찾아가는 독자위원회(찾독위)’가 11월14일 대구 ‘책빵고스란히’에서 열렸다. 이번 찾독위는 계엄 1년 특집으로 구성했다. 〈시사IN〉의 특정 기사 리뷰를 넘어 계엄 이후 전반적 보도와 그간의 삶을 나누었다. 참석자들이 열어온 독서 모임 이름은 ‘피난처에서 만나요’다. 책방 지하의 널찍한 공간에서 모임을 해왔다. ‘윤 어게인’ 세력의 목소리가 높은
릴게임추천 대구 지역에서 이 모임은 실제 피난처로 기능하는 듯했다.
찾독위 참석자들의 주요 관심사는 극우 문제였다. 독서 모임에서 극우가 주제인 책 여러 권을 읽었다. 〈시사IN〉 편집국에도 ‘가능하면 극우 문제를 취재한 기자를 함께 보내달라’는 이례적 요청을 해왔다. 지적 호기심 차원만은 아니었다. 계엄
바다이야기프로그램 이후 일상에서 풍파를 맞닥뜨린 이들의 생각은 ‘극우 세력을 알고 싶진 않지만, 한편으로 그들과의 공존도 고민거리다’라는 방향으로 모였다.
1년 전 계엄 당시 대구는 어땠을까. 비상계엄 선포 직후 대학원생 김문수씨는 “그래도 대구에 희망이 있구나”라고 느꼈다고 말했다. “KTX 앱을 열었더니 싹 다
황금성릴게임 매진이었다. ‘여의도 가는 사람이 이렇게 많구나’ 싶었다.” 대구 시내에서도 계엄 반대 집회에 대규모 인파가 몰렸다. 지난해 12월14일 윤석열 탄핵소추안 2차 표결 당시 열린 시위에서 “절대 채워질 수 없는 거리가 채워졌다”라는 한 참석자의 말에 모두가 고개를 끄덕였다. 사실 집회 장소인 동성로가 그렇게 ‘넓은 길’은 아니다. 하지만 이곳에서 열린 박근혜 탄핵 집회 때보다 훨씬 많은 사람이 몰렸다고 했다.
참석자들의 주요 관심사는 극우 문제였다. 한 참석자가 ‘2030 극우의 실체’를 다룬 928호를 들고 있다. ⓒ시사IN 신선영
집회 현장을 벗어나 일상으로 돌아가면 분위기가 퍽 달랐다. 탄핵 집회에 매주 나간 교사 정영인씨는 당시를 이렇게 돌아봤다. “집회 때 ‘매주 수고하신다’는 인사를 많이 받았는데 나한테 그건 수고가 전혀 아니었다. 시위에 안 나가면 살 수가 없었다. 월화수목금 직장에서는 ‘윤석열 불쌍하다’ 따위 이상한 이야기만 들었다. 토요일마다 소리 한번 지르고 와서 5일 버텼다.” 김예지씨는 서울과 대구의 차이 때문에 힘들었다고 말했다. “친구들이 매주 시위에 나갔는데 거리에서 지켜보는 사람들 반응이 너무 냉담했다. (탄핵 찬성 쪽에 우세한) 서울과 다른 모습에 눈물이 났다.”
모임에서 주목한 보도도 극우 관련 기사였다. 여러 참석자가 ‘대선 이후 유권자 인식 여론조사’ 기사(〈시사IN〉 제928호)를 언급했다. 교원노조 활동을 하는 안영빈씨는 “‘가부장 이후의 세계’ ‘소득과 극우의 관계’라는 키워드가 기억에 남는다. 계엄과 서부지법 폭동의 여파가 계속되는 가운데 시의적절하고 유의미한 보도였다”라고 말했다. 대학생 장은영씨는 “극우의 지향은 탈정치화 같다. 학내 선거 참여율이 저조해 총학생회 구성이 자꾸 미뤄진다. 정치적 효능감을 느끼지 못하는 청년이 극우를 지향하기 쉽겠다는 생각이 기사를 읽으며 들었다”라고 말했다. 동물권 활동을 하는 이재효씨는 “기사를 보며 몰랐던 것을 여럿 알게 되었다. 그런데 ‘왜 진보, 좌파는 분석을 안 할까?’라는 의구심도 들었다. 김문수 후보 지지자와 이준석 후보 지지자가 다른 것처럼 이재명 대통령 지지 좌파와 나머지 좌파 간 차이가 있는지 분석하면 좋겠다”라고 말했다.
〈시사IN〉 독자들이 말한 ‘탄핵 이후 세계’
젊은 남성들의 생각도 주요한 화두였다. 동물권 활동을 하는 예린씨는 “2030 남성들을 다룬 기사들을 보면서도 ‘이 사람들은 참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극우 세력은 늘 ‘자유’를 이야기하는데, 그들이 내린 정의와 내가 생각하는 자유는 너무 다른 것 같다”라고 말했다. 학교에서 10대 청소년을 직접 마주하는 정영인씨는 특히 청소년 문제에 소리를 높였다. 정씨는 지나친 다양성과 표현의 자유가 혐오의 판을 깔았다고 보았다. “학생들이 교실에서 여성혐오를 서슴없이 표현하고, 중국이나 이재명 대통령 이야기만 나오면 키득거린다. 무차별적으로 극우 유튜브의 정서를 받아들이는 데 대해 어른들이 ‘아닌 건 아니다’라고 단호하게 선을 그어야 한다”라고 말했다.
11월14일 대구 ‘책빵고스란히’에서 찾아가는 독자위원회가 열리고 있다. ⓒ시사IN 신선영
사회문제에 거의 관심이 없다가 〈시사IN〉 같은 매체, 정치 뉴스를 즐겨 보게 되었다는 이도 있었다. 일종의 각성을 겪은 후 생활 반경과 행동양식이 바뀌었다. 김예지씨는 지난 1년간 북토크와 토론, 강연을 많이 찾아다녔다고 했다. 그는 “사실 혐오 감정이라는 게 이해하기 어려웠다. 기사를 읽으면서 ‘내가 왜 화가 나는지’ 생각했다”라고 말했다. 김은경씨는 “이전에는 다른 사람들에게 정치 이야기를 한 적이 없는데, 요즘에는 주변인 잡도리를 한다. 이준석 후보 대선 지지율이 뜬 뒤, 자고 있던 20대 동생을 깨워서 ‘진짜 미안한데 누구 뽑았냐’고 물었다”라고 말했다.
그런데 ‘각성’과 더불어 고립된 느낌을 받는 이들도 있다. 지역 특유의 정치 지형 때문이다. 안영빈씨는 “식당 같은 공공장소에서 윤석열 비판을 공개적으로 하기 좀 조심스러운 상황이다. 서로 죽일 지경으로 싸우다 보니 말을 아끼게 된다. 박근혜 때와도 또 다르다”라고 말했다. 김은정씨는 “(윤석열이) 크게 한번 터뜨려주니 내가 아니라 그들이 잘못됐다는 걸 확실히 느껴 정리된 측면은 있다. 사람들도 나한테 (윤석열을 지지하는) 이야기를 안 하더라”고 말했다. 그럼에도 한 번씩 놀라는 경험을 한다고 했다. “지난번 만난 한 친구가 ‘그래도 사전투표는 안 가야 하는 것 아닌가···’라고 말해서 깜짝 놀랐다. ‘아, 내가 대구에 있었지’ 생각이 새삼 들었다.”
어떻게 ‘그들’과 함께 살아갈 것인가? 계엄 이후 떠오른 물음과 씨름해온 참석자들은 저마다의 고민과 나름대로 내린 해답을 내놓았다. 정치 커뮤니티 ‘폴티’에서 활동하고 있는 최하예씨는 보수정당 사람과의 만남에 대해 이야기했다. “우리가 마련한 토론 자리에 개혁신당 정치인이 패널로 온 적이 있다. 토론하다 보니 스스로 ‘아차’ 싶었던 것 같다. 끝나고 나서 ‘토론 후 곰곰이 생각하고 사람들과 대화를 나눠 생각이 바뀌었다’라는 말을 듣고 효능감을 많이 느꼈다.” 탄핵 집회에서 생각이 바뀌었다는 이도 있었다. 이근하씨는 “연단에 올라가서 탄핵 외에 다른 의제를 꺼내는 게 처음에는 물을 흐리는 것 같았다. 그런데 다들 ‘내가 생각하는 탄핵 이후의 세계’를 이야기하더라. 민주주의의 의미를 더 확장해 알게 된 계기였다”라고 말했다.
‘내란 이후’를 논의하는 말도 나왔다. 안영빈씨는 “한쪽의 잘못이 다른 쪽의 잘못으로 덮이는 적대적 공생이 반복되는 것 같다. 우리 사회가 앞으로 나아가는지, 교착상태인지는 더 지켜봐야 할 것 같다”라고 말했다.
※2025년 마지막 찾아가는 독자위원회는 12월5일 광주 ‘소년의서(@girlsbookshop)’에서 열릴 예정입니다. 2026년 〈시사IN〉 독자 모임을 만들어보고 싶은 동네 서점, 혹은 이미 〈시사IN〉 읽기 모임을 하고 있는 단체의 신청도 환영합니다(문의:
[email protected]).
대구·이상원 기자
[email protected] ▶읽기근육을 키우는 가장 좋은 습관 [시사IN 구독]
▶좋은 뉴스는 독자가 만듭니다 [시사IN 후원]
©시사IN,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자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