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전원의 꿈 일구는 생활정보지 월간 ‘전원생활’ 1월호 기사입니다.
‘사람은 나면 서울로 보내고, 말은 나면 제주로 보내라’라는 옛말이 있을 만큼, 제주는 말이 유명한 지역이다. 말띠 기자가 ‘붉은 말의 해’를 맞아 말을 보고, 느끼고, 즐기러 제주로 떠났다.
‘띠’는 사람이 태어난 해를 열두 지지(地支)를 상징하는 동물의 이름으로 이르는 말이다. 기자는 1990년에 태어난 ‘말띠’다. 1990년은 ‘백마의 해’였으니, 정확하게는 ‘백말띠’다. “백말띠 여자는 드세다”라는 이야기를 심심치 않게 듣고 자란 세
바다신2다운로드 대다. 2026년은 ‘붉은 말의 해’다. 말띠로 살아온 사람에게 12년 만에 돌아온 말띠 해는 특별하다. 강렬한 붉은 말의 기운으로 하고자 하는 일들이 술술 풀릴 것만 같다. 말의 기운을 듬뿍 받기 위한 여행을 계획했다. 바로 ‘말 찾아 떠난 제주 여행’이다.
초원을 거니는
모바일릴게임 말이 있는 풍경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여행지인 제주는 계절을 가리지 않고 여행객들로 붐빈다. 여행객마다 제주를 찾아온 이유가 제각각이다. 한라산을 오른다든가, 바다를 보며 쉬어간다든가. 이번 여행의 목적은 명확하게 ‘말’이다. 우선 말을 봐야겠다. 육지가 아닌 제주에 살고 있는 말은 무언가 다를 거라는 기대감이 생긴다. 맑은 하늘 아
백경릴게임 래서 초원을 달리는 말을 막연하게 상상해본다.
제주에는 말을 볼 수 있는 목장이나 방목지가 여럿이다. ‘성이시돌 목장’도 그중 하나로, 자유롭게 방문할 수 있다. 이 목장에는 특별한 말들이 있다. 은퇴한 경주마인 ‘이스트제트’ ‘모르피스’ ‘쏜살’이다. 성
바다이야기#릴게임 이시돌 목장은 한국마사회의 ‘명예 경주마 휴양 사업’에 참여 중이다. 이 사업은 뛰어난 성적을 냈거나 독특한 이야기가 있는 은퇴한 경주마를 ‘명예 경주마’로 선정해 휴양 목장에서 편안한 여생을 보내도록 하는 것이다.
성이시돌 목장에 가장 먼저 온 명예 경주마는 이스트제트다. 제주에서 태어난 이스트제트는 육지로 건너가 경주마로 활동하며 대
우주전함야마토게임 단한 기량을 보여줬다. 거둬들인 상금만 8억 원이 넘는다. 2024년에 은퇴 후 명예 경주마로 선정됐고, 고향인 제주로 돌아왔다. 빠른 속도로 경마장 트랙을 뛰며 관중들에게 환호받았던 경주마들은 이제 제주의 푸른 초원을 자유롭게 거닐고 있다.
이색적인 기마 공연과 승마 체험
말 전문 테마공원 ‘더마파크(The馬Park)’에서는 매일 세 차례 역동적인 기마 공연 ‘마지막 전투 황산벌’을 관람할 수 있다. 기마 공연 특성상 야외 공연장에서 진행된다. 겨울에도 관객들이 춥지 않도록 공연장 입구에서 담요를 나눠주고, 객석마다 전기장판이 준비돼 있다.
역동적인 기마 공연. 공연자들이 말 위에서 활을 들고 있다.
공연자들이 북을 치며 공연이 시작된다. 공연자들의 발놀림이 경쾌하다. 웅장한 북소리가 잦아들자 말들이 등장한다. 말을 다루는 공연자들의 손길이 능숙하다. 말들이 종횡무진 공연장을 누비며 분위기를 끌어올린다. 공연자들은 말 위에서 자유자재로 몸을 움직이며 묘기를 부리고, 심지어 활을 쏘거나 줄넘기까지 한다. 공연자와 말 사이에 단단한 교감이 느껴진다. 50분간의 공연이 끝나자, 객석에서 박수와 환호가 터져 나온다.
말을 봤으니 이제 타볼 차례다. 다양한 승마 체험장 중 드넓은 초원에서 한라산을 감상하며 말을 타는 ‘삼다수승마목장’을 선택했다. 이번에 호흡을 맞출 말은 ‘사랑이’다. 전문가가 말을 타고 앞서가면, 뒤에서 사랑이를 타고 따라간다. 초원을 배경으로 말을 타니 영화 속 주인공이 된 기분이다. 어느 정도 말타기에 적응하자 속도를 올린다. 속도가 조금 빨라졌을 뿐인데 엉덩이가 아프다. 사진 기자의 발소리에 사랑이가 깜짝 놀란다. 말이 예민한 동물이라는데, 그래서 말띠인 나도 예민한 걸까 하는 엉뚱한 생각이 스친다.
제주의 말 이야기
제주가 말로 유명한 이유가 궁금해졌다. ‘헌마공신 김만일기념관’에서 이유를 찾아보기로 한다. 1550년 서귀포시 남원읍 의귀리에서 태어난 김만일은 남다른 목축 기술로 수많은 말을 길렀다. 말을 기르는 데 그치지 않고, 임진왜란 등 나라가 위기에 처했을 때마다 말을 바쳤다. 그 공을 인정받아 헌마공신(獻馬功臣)이란 칭호를 받았다.
김만일이 세상을 떠난 후에도 그의 후손들이 나라에 말을 바쳤는데, 그 숫자가 2만여 마리로 추정된다. 김만일의 생가 주변에 지어진 기념관은 그의 생애 외에도 제주의 목축문화를 이해할 수 있는 유물과 자료를 보유하고 있다. 관람객들이 말을 친근하게 느끼도록 ‘말가면 쓰고 사진 찍기’ ‘추억의 말 달리기 경주 놀이’도 준비돼 있다.
이호테우해변에 있는 빨간색 말 등대 뒤로 해가 저물어간다.
서귀포시 표선면에 있는 ‘갑마장길’은 조선시대 때 최고 등급 말인 갑마(甲馬)를 기르던 갑마장 터를 중심으로 조성된 도보 코스다. 갑마장길 중 일부 구간인 ‘쫄븐갑마장길’을 걷는다. ‘쫄븐’은 ‘짧은’을 뜻하는 제주 방언이다. 쫄븐갑마장길은 원점 회귀 코스로, 길이 10㎞에 3시간 정도 소요된다. 따라비오름·큰사슴이오름(대록산)·유채꽃프라자 등이 코스에 포함돼 있다.
따라비오름은 일출 명소로 알려져 있다. 정상에 오르면 시야를 가리는 곳이 없어 떠오르는 해를 보기에 제격이다. 단, 이정표를 잘 따라가야 한다. 새벽녘 어두울 때 길을 잘못 들면 가파른 길로 올라야 한다. 정상까지 고생은 잠깐이고, 고요하고 잔잔하게 떠오르는 해를 마주하자 벅찬 감정이 차오른다.
여행의 기억을 남기는 방법
여행에서 기념품이 빠질 수 없다. 말을 테마로 한 여행이기에 말 기념품을 알아봤다. ‘밭디마켓’은 ‘목장카페 밭디’ 안에 있는 굿즈 숍이다. 직접 디자인한 말 굿즈 30여 종을 판매한다. 인기 상품인 아크릴 키 링과 인형 외에도 컵·가방·엽서 등이 눈길을 사로잡는다. 귀여운 기념품에 여행의 기억을 담아본다.
일출을 보러 오른 따라비오름. 남아 있는 억새가 바람결에 흔들린다.
‘이호테우해변’은 제주에 막 도착했거나 떠나기 전에 들르기 좋은 장소다. 제주국제공항에서 차로 10분 거리에 있기 때문이다. 이곳을 찾는 이유에는 조랑말 모양 등대 지분이 크다. 하얀색과 빨간색 조랑말 모양 등대가 나란히 있어 사진 명소로 통한다. 손바닥 각도를 잘 맞추면, 말 등대를 손에 올린 것처럼 사진을 찍을 수 있다.
일몰 시각에 오면 말 등대 뒤로 해가 저물어가는 아름다운 광경이 눈에 담긴다. 이호테우해변의 일몰을 끝으로 여행을 마친다. 여행에서 만난 가지각색의 말들을 기억하며 올해를 잘 살아내보고 싶다.
글 허연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