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07년 5월 9일 압구정 CGV에서 열린 영화 '화려한 휴가'(감독 김지훈) 제작보고회에서 주연배우 안성기가 기자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한국 영화계를 대표해온 국민배우 안성기의 별세 소식에 애도가 이어지는 가운데, 광주·전남에서는 그를 '5·18을 두 번 연기한 배우'로 기억하는 목소리가 적지 않다. 1957년 다섯 살에 영화 '황혼열차'로 데뷔한 뒤 60여 년간 200편이 넘는 작품에 출연했지만, 광주에서 안성기는 두 편의 5·18 영화로 각별한 궤적을 남긴 배우였다.
안성기와 광주의 인연은 영화 '화려한 휴가
야마토무료게임 '(2007)에서 뚜렷해졌다. 5·18 광주민주화운동을 소재로 한 이 작품에서 그는 시민군에 합류하는 퇴역 장교 '박흥수'를 연기했다. 상업영화가 5·18을 전면에 다룰 때마다 뒤따르던 부담 속에서도, 감정을 과장하지 않고 인물의 선택과 상황에 집중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고인의 행보는 스크린에 그치지 않았다. 영화 개봉 당시 제작진과 배우
알라딘게임 들은 국립5·18민주묘지를 찾아 헌화·분향했다. 오월어머니회와 유족들이 함께한 자리였다. 안성기는 "영령들이 배우들에게 더 깊이 있는 연기를 할 수 있도록 영감을 주신 것 같다"며 "이곳에 잠든 분들의 희생이 없었다면 이 영화는 나올 수 없었을 것"이라고 했다. 지역에서는 이 장면을 광주를 대하는 배우의 태도가 드러난 순간으로 기억하고 있다.
골드몽릴게임 '화려한 휴가' 속 박흥수는 실존 인물의 삶을 바탕으로 한 캐릭터다. 극 중 인물은 전남도청 최후까지 남았던 시민군 상황실장 박남선씨를 모티브로 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박씨는 이후 여러 인터뷰에서 "진심 어린 사과와 책임 인정이 전제되지 않은 화해는 성립할 수 없다"는 취지의 입장을 밝혀왔다. 안성기가 연기한 시민군의 모습은,
야마토릴게임 광주가 오랫동안 요구해온 사죄와 책임의 기준과 맞닿아 있다.
지난 2007년 8월12일 국립 5·18민주묘지를 참배하는 영화 화려한 휴가 김지훈 감독과 배우 안성기, 김상경, 박철민. 김양배 기자
릴게임뜻 안성기는 14년 뒤 다시 5월을 선택했다. 영화 '아들의 이름으로'(2021)에서 그는 1980년 당시 광주 진압 작전에 참여했던 공수부대 장교 출신 인물을 연기했다. 이번에는 피해자가 아닌 가해자의 자리였다. 고인은 출연료를 받지 않는 '노개런티'로 작품에 참여, 고령에도 직접 액션 연기를 소화했다. 영화는 반성과 책임 없는 용서가 가능한지를 정면으로 묻는 작품으로 받아들여졌다.
지역사회의 애도도 이어지고 있다. 김형미 오월어머니집 관장은 "별세 소식에 가슴이 철렁했다. 안성기는 5·18을 기억해 준 고마운 배우였다"며 "화려한 휴가 당시 민주묘지 참배 내내 유가족 이야기를 진지하게 경청하던 모습이 지금도 선명하다"고 회상했다.
이어 "광주 사람들은 안성기를 단순한 영화배우가 아니라, 우리 아픔을 함께 나눈 사람으로 기억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광주항쟁 당시 금남로 시위에 참여했던 홍기월 광주시의원도 "74세라는 나이가 너무 아깝다. 5·18을 두 번이나 연기해 준 배우라 더 마음이 무겁다"며 "그가 출연한 두 편의 영화 모두 광주 학살의 진실과 가해자의 책임을 묻는 데 의미 있는 역할을 했다"고 평가했다.
안성기의 필모그래피는 한국 영화사의 흐름과 맞닿아 있지만, 광주·전남에서 그의 이름은 두 번의 5월로 기억된다. 한 번은 시민군을 연기한 얼굴로, 또 한 번은 가해자의 책임을 묻는 얼굴로였다. 광주·전남의 엄혹했던 시절을 기록한 기억 속에서 '안성기'라는 이름은 오래도록 '5월의 배우'로 남을 것으로 보인다.
한편 배우 안성기는 5일 오전 9시 별세했다. 향년 74세. 고인은 혈액암 투병 중이던 지난달 30일 자택에서 식사하던 중 음식물이 기도에 걸려 쓰러졌고, 심정지 상태로 응급 이송돼 중환자실에서 치료를 받았으나 끝내 의식을 회복하지 못했다.
장례는 신영균예술문화재단과 한국영화배우협회 주관으로 영화인장으로 치러진다. 빈소는 서울성모병원 장례식장 31호실에 마련됐으며, 발인은 9일 오전 6시다. 장지는 양평 '별그리다'다.
지난 2007년 8월12일 국립 5·18민주묘지를 참배한 영화 화려한 휴가 김지훈 감독과 배우 안성기, 김상경, 박철민씨가 남긴 방명록. 김양배 기자